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회에 ‘표완수 이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됐다. 표 이사장 임기는 올해 10월18일까지다. 임기 만료를 불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이시장 해임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정부 체제에서 임명된 본부장(상임이사)들이 해임안건 상정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재단은 16일 열리는 이사회 1호 안건으로 ‘표완수 이사장 해임(안)’을 상정했다. 통상 언론재단 이사회 안건은 이사들과 주무부서가 제안하는데, 해임안건은 주무부서 차원에서 제안된 것이 아니다. 비상임이사진들의 사전 논의도 없었다고 하며, 표 이사장이 본인의 해임안건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낮다. 지난 3월 임명된 본부장들(조선일보 출신 정권현 정부광고본부장, 연합뉴스 출신 유병철 경영본부장, 중앙일보 출신 남정호 미디어본부장)이 이번 안건을 제안한 것이 유력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진=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언론재단은 해임안건 상정 사유에 대해 “2021년 발표된 정부광고지표 조작 논란과 관련 고발 사건의 수사 진행으로 리더십 와해 상황이 심화(됐다)”고 했다. 또 열독률 조사 결과의 변별력이 약화됐고 정부·공공기관에 열독률 자료 원본을 제공하지 않고 편람을 통한 참고 지표를 제시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언론재단은 지난해 열독률 조사로 1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대부분 신문의 열독률이 표본오차 범위 내로 조사돼 예산 낭비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불거진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자체 조사 결과와 수사의뢰도 해임 사유로 꼽혔다. 언론재단은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허술한 보조금(지원금) 관리 정황과 수사 의뢰 등으로 경영책임론이 대두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디어교육 시설단체지원 사업 증빙 확인 불가 △심사 점수 조정 등 부적절 논의 정황 발견 등 문제가 발견돼 특별감사 및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경찰 수사는 언론재단 본부장들이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언론재단 이사회 구성원은 총 9인(이사장, 본부장 3인, 비상임이사 5인)으로 구성된다. 내부규정에 따르면 이사회는 과반수 출석으로 개최하고,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이 의결된다. 이사장 본인은 1호 안건에 의견을 낼 수 없다. 전원 출석이라는 전제하에 이사 5명이 찬성하면 안건이 통과된다. 즉 상임이사 3인에 비상임이사 2인이 찬성표를 던지면 이사장 해임이 현실화된다.

해임안건이 의결되면 문체부 장관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박보균 장관이 언론재단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한 만큼 통과는 무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상임이사는 김동훈 기자협회장(한겨레 기자), 김의철 방송협회장(KBS 사장), 이준웅 언론학회장(서울대 교수), 임채청 신문협회장(동아일보 사장), 추승호 신문방송편집인회장(연합뉴스TV 상무이사) 등이다.

한편 표완수 이사장은 10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관제 유언비어’에 대해 말했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표 이사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언론인 실명을 언급하며 “새삼스럽게 옛날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사실, 즉 팩트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예를 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제 유언비어는 시대에 따라 양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팩트가 아니란 점이 그 본질”이라며 “관제 유언비어는 그 뒤에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었을까. 아니면 다른 모습을 하고 아직도 우리 사회에 똬리를 틀고 있을까. 선·후배 동료들에게 이 의문 하나를 남기려 한다”고 밝혔다.

* 이글은 2023년 08월 10일(목)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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