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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의 언론자유와 인권침해, 청산해야[고승우의 국보법 연재(01)] 인권위, 표현의 자유와 인권 보호 위해 국보법 7조 폐지 등 제안
  • 관리자
  • 승인 2022.07.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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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논란이 됐던 언론중재법(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제7조 폐지 필요성을 언급했다.

인권위는 최근 언론중재법이 인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 법 개정안 가운데 가짜뉴스에 대한 언론의 책임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 등에 대해 수정·보완이 필요하며 국보법 7조의 ‘찬양’ ‘고무’ ‘선전’ ‘동조’ 등을 규제하는 조항이 대단히 모호해 폐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주요 언론들은 이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언론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서 보도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얼마 전까지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보였고 논란이 자심했던 주제였다는 점에서 이런 언론의 태도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특히 인권위의 건의 가운데 국보법에 대한 것은 인권위가 2004년에도 국회의장과 법무부장관에게 “국보법은 제정과정부터 태생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보법은 법률의 규범력이 부족한 법으로 그 존재 근거가 빈약한 반인권법”이라며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이런 점에 비춰 국보법의 문제점이 새롭지 않다 해도 언론에 대단히 중대한 과제라는 점은 분명하다.

국보법은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일상적으로 제약하는 악법으로 국제사회에서 그 폐지를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고 현재 21대 국회에도 이 법의 완전폐지 또는 7조와 10조 등 일부 조항만을 부분개정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하지만 의원들이 그에 대해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보도가 미진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 국가인권위원회.

언론이 표현의 자유를 생명으로 삼고 있고 국보법 7조 등은 지난 수십 년 간 언론의 남북관련 보도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점에서 언론의 태도가 기이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혹시 언론이 국보법에 완전히 순치되어 전혀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해 그렇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그게 아니고 국보법이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에서 그렇게 했다면 이는 더욱 중차대한 일이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는 점에서 국보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 기회만 있으면 그 공론화를 통한 청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 입각해 국보법 문제에 대해 20회 정도의 연재를 통해 그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보법 헌법 1조 등 위배 소지 커 – 북한 주민 전체 접촉 금지

국보법은 헌법 1조 2항, 즉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위배된다. 국보법 제2조, 제3조, 제4조, 제6조, 제7조, 제10조가 특히 그렇다. 국보법 2조는 반국가단체 정의, 3조는 반국가단체 구성, 4조는 목적수행, 6조는 잠입·탈출, 10조는 불고지이며, 7조는 찬양·고무에 대한 것으로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이 법은 북한 지역 주민 전체를 접촉, 통신 불가 대상으로 강제하면서 친인척간의 최소한의 관계조차 불법 시 하고 있다. 동시에 국민 누구나 북한을 접하고 생각하면 즉각 비이성적인 존재로 전락가능하다는 심각한 국민 모욕적 내용을 담았으므로, 시급히 폐지되어야 한다.

민주화가 크게 진행된 오늘날에도 국보법은 간첩조작이나 북한 서적 남한 판매, 남북교류협력에 열중하려는 시민을 괴롭히고 고통을 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가 커서 남한에서는 음식이 차고 넘치고 TV에는 먹방이 쏟아지지만 북한은 식량이 부족해 주민 절반 정도가 영양결핍 상태인 것에 대한 남쪽의 사회적 무관심은 섬뜩할 정도다.

이산가족 1천만 시대라 했는데 어느 누구도 북한에 있는 친척에게 식량 보내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다. 또한 해외 자선기관에 기부를 호소하는 광고가 줄을 잇지만 북한 동포에 대한 것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비정상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 되도록 정신 상태를 뒤틀어 놓은 것이 국보법이다.

요즘 지구촌이 신냉전으로 두 조각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신냉전은 90년대 초 이념대결로 치열했던 냉전시대가 재현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냉전이 90년대를 전후해 역사의 뒷길로 사라졌다는 점이다. 국가 사회주의가 실패하면서 그쪽 이념사상이 파산했다는 것으로 결판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념, 사상을 민족에 우선했던 국보법이 없어지지도 않고 21세기에도 살아 있다.

국보법은 그 입법취지가 대단히 원시적이고 야만적이었다. 우선 사회주의 사상을 절대적 권능이나 마력을 지닌 것으로 여겨 그것을 접하기만 하면 세뇌 당한다는 식의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는 인간의 판단력이나 이념과 사상은 시대적 환경이나 그 구조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때문에 영원불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철저히 외면한 것으로 비과학적 선입견에 의해 만들어진 법이다.

이 법을 만드는데 기여한 이승만을 보면 친일파를 온존시킨다는 취지도 강했지만 사회주의에 대한 증오와 공포가 지극히 커서 6·25 전쟁이 나자 서울 사수를 방송해 놓고 자신은 수원으로 도망가면서 한강다리를 폭파시켰다. 그는 정전협정이 타결될 경우 남한은 괴멸할 것이라는 식으로 반대하다가 미국 정부로부터 강제로 제거될 뻔했다.

이승만은 1300 여 년간 통일국가를 이뤘던 한민족이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양단되자 이념은 민족에 우선한다면서 좌익, 빨갱이로 지목되는 동포는 누구든 집단학살을 자행토록 군경을 독려했다. 그는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 또는 통합하자는 정책을 한 번도 입 밖에 꺼낸 적이 없고 4·19 혁명으로 쫓겨나기 직전까지 무력에 의한 북진통일을 외쳤다.

▲ 1948년 7월24일 당시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던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광장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취임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가기록원

국보법과 한미동맹이라는 성역 프레임속의 언론 뉴스 생산 심각

국보법은 지난 1948년 12월1일 일제의 치안 유지법을 모태로 좌익 활동과 반정부활동을 탄압하기 위해 제정됐다. 탄생부터 개인의 사상과 이념을 제한한 반민주적인 악법이었다. 이 법은 국내외에서 악법으로 지탄받아왔으나 70년이 넘도록 아직 살아있다. 비핵화, 남북교류협력 등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이 법은 한미동맹과 함께 두 개의 거대한 성역으로 버티고 있다. 대중매체는 이런 프레임에 수십 년간 갇혀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심각한 상태다.

세계인권선언에 반하는 국보법이 한국을 지배해 온 지난 70년 동안 양심과 언론 자유, 민주주의는 처참하게 유린돼 왔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1년~2008년 2월까지 1만4000여 명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매년 298건이 기소된 것으로, 거의 매일 한 건 꼴로 국보법 위반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런 비극적인 사실이 국제 사회에 알려지면서 남한의 위상은 추악하게 일그러졌다.

이승만 독재 정권에 이어 등장한 박정희 군사 쿠데타 정권과 그의 피살에 이은 전두환 정권까지 수십 년 동안 안보를 앞세워 국보법을 휘두르는 철권통치가 자행되면서 이 땅의 민중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군인 정치인들은 공포정치를 자행하기 위해 국보법을 이용해 인권을 탄압하고 정치적 자유를 유린했다. 제도언론은 정권이 양산하는 갖가지 국보법 사건의 정부 발표문을 받아쓰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었다.

현재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이지만 국보법상 북한에 대해 그나마 자유로운 사람은 대통령이 유일하다. 국보법에 따르면 어느 누구도 남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서는 안 된다. 자칫 고무 찬양 죄에 저촉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반도 미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청사진을 제시할 경우 북한 주장에 동조한다는 죄명을 뒤집어 쓸 위험이 있다.

국보법은 이 사회 사상과 상상의 자유를 70년 동안 억압하면서 사회적 상상력을 차단, 변질시키는 폐해를 낳고 있다. 북한을 궤멸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 법은 남한 사회에서 경쟁 상대를 공존의 대상이 아닌 반드시 물리쳐야 하는 존재, 즉 선과 악의 개념 속에서의 존재로 축소하는 논리만을 광범위하게 유포시키고 있는데 자살률이 세계 최고인 것을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국보법은 북한에 대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말라는 악법이다. 공자는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즉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너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우리는 어떤가. 만약 북한에 대해 긍정적 또는 수긍하는 태도를 갖거나 행동한다면 고무찬양 또는 동조죄를 저지른 범법자가 된다. 국보법은 개인의 사상과 이념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탄압한 악법이다. 이 법은 결국 간첩의 개념을 확대하고 허위 또는 왜곡된 사실의 유포를 막는다는 미명아래 실질적으로 언론 자유를 억압한다.

국보법은 초등교육~고등교육 교과서 전반을 검열하고 일상적인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있는 최장, 최대, 최악의 보도지침이다. 청소년이 통일을 먼 나라 이야기처럼 하는 현실은 국보법이 허용하는 제한 된 공간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에게 당연한 논리적 결론이다.


윤석열 대통령 강조하는 공정, 정의도 국보법 틀에 갇힌 한계

국보법은 이 사회에 진보의 황무지 상태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다. 진보는 상상의 자유 속에서 그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데, 이 사회에서 민족의 절반이면서 통일의 동반자인 북한은 적대적인 대상이거나 수혜의 대상이라는 시각만이 허용된다. 북한을 수평적인 관계에서 장단점을 평가하는 대상이 아닌 존재로 제한하는 국보법은 북한이 포함된 미래학이 이 사회에서 존재치 못하게 만들었다.

남북은 1300여 년 동안 통합된 상태의 단일 공동체였다. 그런데 그 생명력이 유한한 사상 이념이 다르다 해서 남북이 철천지원수처럼 등지고 으르렁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치, 경제적인 발밑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분단이나 외세를 이용하거나 거기에 기생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민족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국보법이 남북의 소통을 막고 갈등을 조장하는 흉기로,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통일국가를 물려주어야 할 기성세대의 책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국보법은 너무 오랫동안 이 사회에서 막강한 강제력을 행사해 일상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항상 국보법을 의식하면서 대소사에 사상의 자유, 상상의 자유를 스스로 제약하는데 익숙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 당시의 요구이기도 했던 국가보안법 철폐, 불평등한 한미동맹 정상화 등에 대한 공론화를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는 평화통일을 위한 중대한 정지작업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

▲ 6월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는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 정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은 오늘날 국보법의 틀 안에 갇힌 한계를 지니고 있다. 21세기 인공지능 시대는 상상력의 무한 경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윤 정부는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 해도 21세기 지구촌의 수치로 남아 있는 국보법 폐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국보법이 존재하는 한 남북한 평화 공존과 교류협력은 불가능하고 민주화는 불안전한 미완에 그칠 것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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