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추천 방송통신심의위원 고발을 예고한 가운데, 정연주 방통심의위원장이 “방통심의위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방통심의위의 독립성을 위해 외부적인 압박에서부터 독립적이고 의연해야하고, 내부적으로도 심의위원 각자의 결정에 대해 서로 존중해야한다”고 밝혔다.

정연주 방통심의위원장(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5일 전체회의에서 ‘방통심의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김우석 위원(국민의힘 추천)의 주장에 “9명의 의견이 모여 내리는 결론에 대해 독립성을 의심하거나 폄훼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방통심의위를 운영해오면서 어느 편을 들거나 혹은 발언하거나 한 걸 제어한 적 없다. 9명 심의위원 각각의 판단력과 독립성을 믿기 때문”이라며 “우리 스스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밖에서 흔들기 때문에 착각은 할 수 있지만 방통심의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 정연주 제5기 방통심의위원장.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정연주 위원장은 “심의위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 외부의 정치적 혹은 이런저런 평가에 대해 우리가 흔들릴 필요 없다”며 “9명의 심의위원 한 명 한 명은 어떤 사안에 대해 얼마든지 독립적으로 각자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내부적으로 9명의 위원들이 하는 발언에 서로 존중하고 개개인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이 방심위 독립성의 또다른 측면”이라고 했다.

TBS에 편향 심의를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TBS에 대한 안건이 반복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한다”며 “방통심의위에서 안건을 채택하는 과정, 민원이 제기되는 과정을 다 아울러 생각한다면, 왜이렇게 (반복적으로 제기)되는지에 대해 어느정도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표적 민원’도 논란의 또 다른 원인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김우석 위원은 “특정인, 특정세력이 (민원을 제기)했다고 해서 터부시하고 독립성 위반이라고 여기는 건 민원 자체의 취지에 어긋난다. 가급적이면 민원인에 대해 스테레오타입 적용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던 중, 김우석 위원은 “TBS도 김어준 방송 때문에 위기에 처해있고 최근에도 예산삭감 논의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씨를 어떻게 보호하려고 한다”며 “우리 위원회도 그런 분위기가 외부에서 비판받기도 한다. 그런데 왜 우리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명백하게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받는 프로그램에 대해 면죄부 또는 행정조치로 일관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송도 걸리고 사설도 나오면서 위원회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국민의힘은 “방통심의위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왜곡·허위 방송에 대해 노골적인 내 편 봐주기 심의를 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방심위원과 방심위 사무처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왜곡·허위 방송을 반복하고 있음에도 방심위는 면죄부를 주고 있다. 그 사이 김어준은 야권 지지층에 지령을 내리듯이 온갖 선동과 가짜 뉴스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 미디어오늘 유튜브 갈무리.

조선일보도 5일 '편파 방송에 면죄부 남발, 내 편 감싸는 '불공정 방심委''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고 “노무현 정부 때 KBS 사장을 지낸 정연주 방심위원장은 임기 내내 정권을 편들고 사실을 왜곡하는 방송으로 논란을 빚었다”며 “이러니 방심위 심의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정연주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심의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안건은 총 3건이었다. ‘진행자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집무실 이전 예정지인 용산 국방부 내 헬기장 운용통제권이 3월초 우리 군으로 이관됐음에도 미군에 공여돼 소유권이 우리에게 있지 않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는 지적을 받은 3월21일자 방송분에 대해선 심의위원 5인이 행정지도 ‘권고’, 이광복 방송심의소위원장(국회의장 추천), 황성욱·김우석·허연회 위원(국민의힘 추천)등 4인이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내 ‘권고’로 결정났다.

▲ 김어준의 뉴스공장 3월21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관련, 진행자가 봉사상 위조만으로 조민 씨의 입학취소가 결정된 것처럼 왜곡하며 검찰의 수사결과 및 대학의 정당한 조치를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지적을 받은 4월6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정연주 위원장, 김유진·옥시찬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 정민영·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 등 심의위원 5인의 의견으로 ‘문제없음’을 결정했다.

문제없음 의견을 낸 윤성옥 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정파적 방송이 가능한가’가 본질”이라며 “정파적 방송을 허용할 것인지, 제한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제한할 것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마련한다면 6기 방통심의위에서도, 정권이 바뀌어서도 일관된 기준으로 심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견진술’ 의견을 낸 김우석 위원은 “누가봐도 대한민국의 가장 정파적인 방송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라며 “근데 이걸 정파적 방송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고 문제없음으로 가는 건 방통심의위 기본적 의무를 방치하는 것이다. 전체회의에서 의견진술 기회조차 박탈하는 건 심의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진행자가 마치 정경심 전 교수가 봉사상 위조 1건만으로 유죄 선고됐고 조민 씨가 체험시간 부족으로 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된 것처럼 축소·왜곡하면서, 일방적으로 검찰 및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고 정 전 교수와 조 씨를 옹호했다’는 지적을 받은 4월8일, 11일, 22일, 27일 방송분은  정연주 위원장, 이광복 소위원장, 김유진·옥시찬·정민영 위원 등 5인이 ‘권고’ 의견을 내 행정지도 ‘권고’로 결정됐다.

* 이글은 2022년 09월 05일(월)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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