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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사장 임명동의제’, 없애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3일부터 시작된 초유의 무단협 사태…갈등의 중심에 있는 2017년 ‘10‧13’ 노사 합의
SBS “더 이상 회사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라” 언론노조 “본질은 노조 파괴 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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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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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SBS노사 단체협약이 해지됐다. SBS에 ‘민주노조’가 등장한 이래로 초유의 사태다.

SBS경영진은 5일 “20여년에 걸쳐 구축해온 노사관계가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무관한 임명동의제로 인해 원점으로 돌아간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단협이 해지되더라도 직원들의 근로조건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노조가 새 단협 체결을 요청하면 성실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이 밝혔듯이 단협 해지의 기폭제는 ‘임명동의제’를 둘러싼 갈등이다.

앞서 2017년 10월 보수 정부 시절 보도 지침과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윤세영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고, 노사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임명동의제에 합의했다. 임명동의제는 2018년 단협에 포함되었으며, 도입 이후 2번 시행했다.

사측은 “노조의 합의 파기로 소멸된 ‘10‧13 합의’를 근거로 단협에 들어가게 된 경영진 임명동의제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고 밝혔으며 “회사는 경영진 임명동의제가 (2017년) 도입 당시 기대와 달리 노조가 회사의 인사권, 경영권을 심대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6일 노보에서 “사측이 노조의 고발 행위를 합의 파기 사유로 거론하지만, 해당 합의와 어긋나게 대주주 마음대로 SBS 자회사 이사진을 채운 행위가 더 먼저였다”고 반박했으며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언론사에서 임명동의제를 시행한다고 주주 권한 침해‧상법 위반을 주장하는 것은 공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 비판했다.

입장은 엇갈린다. SBS사측은 “경영진 임명동의제 삭제 후 공정방송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하자며 TF설치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임명동의제 사수’만을 반복하며 회사의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임명동의제의 핵심인 사장을 제외하는 대신 기존 본부장에 더해 국장급을 대상에 추가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이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서울 목동 SBS사옥. ⓒ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6일자 노보.

입장은 엇갈린다. 사측은 “공정방송을 위해 ‘경영진 임명동의제’가 유일하고 절대적인 제도가 아니다. 전 세계 언론사 어디에도 경영진 임명동의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임명동의제는 구성원이 대표이사를 직접 선출하는 방식이 아니다. 재적 인원의 60%가 반대해야 임명철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임명동의제는 SBS가 대주주 이익에 복무하는 것을 막고,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경계하는 방어 장치”라고 강조했다.

무단협 국면에서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합의 내용에만 집착한다면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직원들의 불이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노조에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더는 허무한 말 잔치로 시청자와 구성원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2017년 임명동의제가 도입된 것”이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SBS 무단협 사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등장했다.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SBS가 무단협 상태다. 방통위가 SBS 재허가 심사에서 2017년 임명동의제와 노조추천 사외이사제 등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는 조건을 부가했는데 사측이 어긴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현재 무단협 상태여서 합의서 효력은 중단된 것으로 보이고 당사자 간 해지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툼이 있다”며 “우리가 어느 쪽 의견이 맞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에 한준호 의원은 “10년 전 MBC에서도 무단협 사태가 있었다”고 전하며 이후 MBC가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었던 사실을 환기시킨 후 “사측이 방통위 재허가 조건을 일방 파기했는지 여부를 방통위가 파악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SBS사측은 “노조가 노사문제를 외부에 기대어 또다시 회사를 극단적 혼란으로 몰아가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더 이상 회사의 인내를 시험하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또 “(SBS는) 완벽한 수준의 공정방송과 소유경영 분리를 이행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 대우를 지속하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무단협 사태의 본질은 노조 파괴 책동이다. 저들이 말하는 임명동의제 폐기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추천 거부는 단협 파기를 넘어 노조 파괴를 위한 명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적 이익을 앞세워 사회적 공기이자 국민의 자산인 지상파 방송에서 벌어지는 노조 파괴 행위가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과 희생을 초래하는 반사회적 일탈인지는 10년 전 MBC에서 벌어진 참혹한 경험을 통해 이미 온 국민이 알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와 국회 환노위는 이 사태를 방치하지 말라”고 했다.

* 이글은 2021년 10월 06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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