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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뒷광고는 합법? 22대 국회가 ‘제대로’ 처리해야 할 미디어 과제방통위 방심위 지배구조도 수술대 올려야
언론규제 논의 앞서 임시조치 명예훼손 처벌 등 제도 개선 필요
  • 관리자
  • 승인 2024.06.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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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문. ⓒ연합뉴스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미디어 분야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야당 일각에선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재논의와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담은 ‘방송 3법’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22대 국회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 못지않게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미디어 기구를 수술대에 올릴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법 개정 논의가 이뤄졌지만 규제 논의에 밀린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제도의 손질도 필요하다. 22대 국회에서 신중하면서도 확실하게 논의해야 할 미디어 과제를 정리했다.


방심위, 추천구조 개선과 ‘공정성’ 심의 손질

“정치권의 야합으로 추천되는 인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성과 특정 정당에 대한 편향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2003년 방송위원회 노조가 낸 성명이다. 현재 방송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분리됐다. 2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여당 추천 위원이 다수를 점한 이들 기구의 정치적 종속과 편향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심위 구조는 여야 추천 비율을 조정하는 안과 보다 파격적 구성을 하는 안으로 나눌 수 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위원 선임 방식에 전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18대 국회 당시 최민희 의원이 방심위원을 여야 동수로 구성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민주당 집권 후 민주당이 관련 법안에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정용기 의원이 여야 추천을 7:6으로 바꾸는 법안을 발의했고 민주당은 호응하지 않았다. 박만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2012년 “헌법재판소 구성 모델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추천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는 안을 내기도 했다.

방심위는 기구 권한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선진국에서 방송을 사실상의 행정기구에서 심의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특히, 시청자 피해구제 차원에서 방송 심의는 유지하더라도 보도 프로그램의 공정성 심의와 같은 정치 심의 소지가 있는 심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박명진 교수가 방심위원장(이명박 정부) 시절 공정성 지표를 만들기 위해 언론학자들을 모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방통위, 일방통행 개선과 권한분산 필요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지만 위원장과 다수 위원의 독단에 따른 강행에 제동을 걸 수 없는 구조다. 박근혜 정부 때는 지상파 봐주기 재허가 심사가 문제가 됐고, 문재인 정부 들어선 종편 재승인 심사를 방통위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했다는 반발에 점수조작 논란이 이어졌다. 현 정부에선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해임, YTN민영화 등 주요 안건이 처리돼 논란이 됐다.

2007년 미디어규제기구 개편을 앞둔 가운데 참여정부가 제시한 방통위 ‘초안’은 국가청렴위원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선거방송위원회 등의 선임 방식을 차용해 방통위원을 각계각층의 추천을 받아 구성하는 내용이다. 방통위를 중앙부처로 두면서도 정치권 종속을 탈피하려는 취지에서 논의된 구조였다. 2018년 개헌 논의 때 마련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보고서는 분권형 정부(이원정부)가 들어설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독립기관’으로 언론·통신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권한이 소수의 위원들에게 집중되는 문제를 ‘분산’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안도 있다. 언론노조는 2017년 대선 때 방통위 상임위원 수를 증원하고 방송, 통신, 뉴미디어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소위원회로 구성해 소위별로 논의하는 안을 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통위 산하에 각계 추천을 받은 비상임위원회인 ‘방송공공성정책위원회’를 두고 방송공공성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방안을 냈다.


징벌적 손배 필요? 표현의 자유 위협 제도 심각

국회에선 가짜뉴스 규제 법안,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여야가 앞다퉈 강력한 표현물 규제 법안을 발의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정작 온라인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문제가 큰 제도는 오랜 기간 유지되는 상황이다. 언론, 유튜브 등에 의한 피해구제 차원에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 해도 이와 병행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기존 제도들이 함께 개선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문제 정책이 임시조치다. 임시조치는 게시글에 언급된 당사자의 문제 제기만 있으면 ‘권리침해’로 간주해 인터넷 게시글을 최소 30일 차단하고 차단당한 이의 문제제기가 없으면 삭제하는 제도다. 무분별한 인터넷상의 권리침해를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실제론 정치인 비판과 불량품에 대한 항의 등 기업에 대한 부정적 게시글까지 차단해 왔다. 2012년부터 2017년 6월까지 포털 임시조치 건수는 네이버 164만3528건, 카카오 44만2330건에 달했다. 별도의 심의 절차 없이 게시물을 장기간 차단하고, 이의제기 절차가 부족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 나경원 당시 의원의 요청으로 블라인드(임시조치) 처리된 게시글. 2009년 피아니스트 이희아씨가 나경원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을 퍼 나른 누리꾼들의 포털 블로그 글들도 차단됐다. 한 누리꾼은 이희아씨의 발언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내용도 함께 다뤘음에도 차단됐다.

여야가 제도 개선에 공감대를 보인 적 있으나 쟁점에 밀리기 일쑤였다. 규제 논의가 강조되는 시기엔 의도적으로 외면 받았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공약에 임시조치 제도 개선을 공약했고 집권 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에도 담았다. 문재인 정부 방통위 역시 초기엔 임시조치 제도 개선을 주요 정책과제에 포함했다. 그러나 언론 및 표현물 규제가 강조된 시점에선 주요 정책과제에서 사라졌다. 오히려 현 정부 방통위는 임시조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와 명예훼손 형사처벌도 국제사회로부터 지적을 받아온 과잉 규제다. 현재 언론을 향한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과잉대응도 주로 명예훼손 수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UN자유권위원회는 한국이 명예훼손을 비범죄화하기 위한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명예훼손이 최대 7년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UN자유권위는 “정부나 기업에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한 언론인이 형사 기소를 당하고, 고위 공직자와 선출직 공직자들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유튜브 뒷광고는 불법인데 기사·방송 뒷광고는 ‘합법’

돈을 받고 제작한 콘텐츠에 대가성을 명시하지 않은 ‘뒷광고’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의 ‘뒷광고’는 표시광고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심사지침의 적용을 받기에 불법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광고주와 콘텐츠 제작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때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다.

반면 언론사의 신문 및 인터넷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의 ‘뒷광고’는 처벌받지 않는다. 통상 기성 미디어가 더 엄격한 규제를 받지만 ‘뒷광고’ 문제는 예외다. 신문 및 인터넷 기사는 신문법,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법 적용을 받는데 정작 두 법에는 ‘뒷광고’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니터를 통해 확인한 홈쇼핑 연계편성 현황 자료. 방송사가 협찬을 통해 건강 제품을 내보내면 같은 시간 홈쇼핑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연계편성은 음성적 협찬의 문제 사례로 꼽힌다.

2021년 언론소비자주권행동과 민생경제연구소가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 문제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신문법 소관이기에 표시광고법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문법상 ‘기사형 광고’는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처벌 규정이 없다. 정확히는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신문법 개정 당시 기사형 광고 과태료 조항이 폐지됐다. 21대 국회에서 ‘기사형 광고’에 최대 2000만 원 과태료를 부활시키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폐기됐다. 입법조사처는 22대 국회 과제로 “처벌 규정을 신설해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재 수단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방송의 경우 협찬고지 규칙에서 ‘고지’하는 방법은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협찬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논란이 됐다. 2015년 최민희 의원의 법 개정 노력을 시작으로 이후 여러차례 개정안이 나왔지만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방통위가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 조건에 건강 제품의 협찬 사실을 3회 이상 고지하도록 하는 조건을 강제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법적 근거는 없다.


OTT는 여전히 법에 없다? 통합미디어법 제정

미디어는 변화했지만 법은 멈춰있다. 현재 방송법은 2000년 제정된 방송법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와 구독형 OTT를 포괄하지 못한다.

2019년 당시 과방위 간사인 김성수 민주당 의원이 인터넷미디어를 포괄하는 통합방송법을 발의하고 공청회를 여는 등 논의를 주도했지만 쟁점 현안에 밀렸다. 문재인 정부 때는 주요 과제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이라는 이름으로 법제화를 추진했으나 본격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 방통위는 미디어통합법이라는 이름으로 법제화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미디어법제 논의가 밀리는 이유는 복잡하고 쟁점이 많은 반면 관심도는 높지 않기 때문이다. 통합 법제의 관건은 방송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있는데 OTT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방송과 동일 콘텐츠를 내보내지만 규제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방송에 준하는 규제가 이뤄질 수 있어서다.

▲OTT 서비스들. 사진=미디어오늘

방송을 향한 과도한 규제를 OTT에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심의 등 전반적인 과잉 규제는 함께 완화하는 방안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한국의 방송규제와 통신 심의 규정이 막강한 상황에서 OTT를 이 기준에 맞추려고 하니 논란이 커진다”며 “전반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되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대응할 별도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외국 사업자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상황에서 제도를 보완할 필요도 있다. 예컨대 해외 기업이 국내방송에 진출하는 데는 여러 제약이 있지만 넷플릭스를 통해선 사실상 방송콘텐츠 사업을 할 수 있다. 21대 국회 과방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사업자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도 통합법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 이글은 2024년 06월 07일(금)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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