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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장모 가석방 ‘추진’ MBC 보도는 정말 오보가 맞을까가석방 ‘추진’ 표현 및 절차 해석 놓고 평행선
과거 법무부 자료엔 교정당국 1차 명단도 가석방 추진 단계로 볼 여지 있어
  • 관리자
  • 승인 2024.02.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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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에 대해 정부가 3·1절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MBC와 법무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어느 쪽 말이 맞느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 양쪽의 보도 내용과 입장문을 뜯어보면 ‘추진’이라는 용어와 가석방 ‘추진’ 절차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는 것으로 보인다.

MBC는 지난 5일 최초 보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3·1절 가석방 대상자명단에 포함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어 “1년 형기 가운데 절반이 조금 지났는데 정부가 최씨의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추진’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은순씨가 고령에 초범이고 모범수였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등장하고 “최은순씨의 경우는 형기의 절반을 갓 넘겨서 복역률 50% 이상이라는 가석방 최소 기준은 맞췄다”라는 대목을 보면 MBC는 교정당국의 가석방 심사 명단에 최씨가 올랐기 때문에 정부가 가석방을 ‘추진’했다고 보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법무부는 MBC 보도에 대해 “마치 정부가 대통령 장모에 대한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였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허위 보도”라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장모는 가석방을 신청한 사실도 없고, 법무부는 대상자에 대한 3·1절 가석방 추진을 일체 검토한 바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MBC 보도의 ‘추진’이라는 내용에 주목해 추진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특히 “일선 교정기관(교도소, 구치소)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무기수형자, 장기수형자, 존속살해, 강도살인 등’을 제외한 자 중 일정 형집행률을 경과한 수형자들을 기계적으로 선정한 기초적인 명단을 법무부로 의무적으로 상신하고, 실제 가석방 여부는 외부위원이 다수로 구성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법무부장관이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최씨가 포함된 1차 명단을 ‘기계적으로 선정한 기초적인 명단’으로 깎아내리면서 법무부 최종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석방 ‘추진’이라는 MBC보도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법무부 반박에 MBC는 “통상적인 가석방 추진 절차에 따라, 해당 구치소 측이 최씨가 포함된 심사 대상자 명단을 법무부에 이미 제출한 걸로 파악됐다”고 재반박했다. MBC는 1차 가석방 명단에 최은순씨가 포함돼 있는 것에 더해 그 명단이 법무부에 넘어간 것을 새로운 팩트로 제시하면서 정부의 가석방 ‘추진’이 맞다고 주장한 것이다.

양쪽의 보도 내용과 입장을 종합하면 구치소 쪽에서 최은순씨를 가석방 대상 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보고 명단을 올렸고, 최종 심사를 위해 법무부에 명단을 제출했기 때문에 ‘가석방 추진’은 사실이라는 게 MBC 보도 내용이고, 반면 법무부는 교정당국의 가석방 대상 선정은 기준에 부합한 기계적 산출이고 법무부의 최종 심사위원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석방 추진’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서로 다른 기준으로 ‘추진’이라는 표현을 해석하면서 사실관계를 판가름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다만, 법무부가 가석방과 관련해 과거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입장문과 배치된 내용이 발견된다.

법무부는 1차 교정당국의 가석방 대상 선정 명단이 기계적 명단이라고 했지만 지난 2010년 <가석방 허가 관련 언론보도와 관련하여>라는 자료에선 “가석방은 각 교도소에서 엄정한 예비심사를 통해 가석방 요건을 갖춘 적격자를 1차로 선정한다”고 했다. ‘엄정한 예비심사’라는 표현을 보면 교정당국의 가석방 대상 1차 명단 선정도 가석방 ‘추진’ 단계로 충분히 볼 수 있다.

▲ 2024년 2월5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특히 법무부는 해당 자료를 통해 <가석방, “10명 중 9명 허가”>라는 언론 보도를 반박하면서 “가석방 허가율 90%라고 보도된 내용은 1차 심사 통과자 중 재심사를 통해 최종 허가된 사람의 비율이고, 전체 가석방 심사대상자 대비 가석방심사 허가율은 2009년의 경우 7만398명 중 9495명으로 13.4%에 불과함”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법무부는 1차 심사 이전 전체 가석방 심사대상까지도 가석방 추진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과거 이런 입장문을 냈던 법무부가 MBC 보도에 추진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하여>라는 자료에서 아래와 같이 기술했다.

“일선교정기관의 가석방예비심사위원회에서 수형태도, 재범가능성, 가족들의 보호관계 등 가석방과 관계된 모든 사항을 심도있게 검토하여 1차 적격자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 보고하고 있으며, 2차적으로 법무부 소속 가석방 실무부서 직원들의 사전 검토 및 보호관찰소 소속 상임위원들의 사안검토 보고서(수형자 가족면담 등을 통해 가석방 적격여부를 조사한 보고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가석방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있음.”

교정당국이 올린 가석방 대상 1차 심사와 최종 2차 법무부 심사 단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이 역시 1차 명단에 대해 ‘기계적’이라고 했던 법무부의 입장과 배치된다.

과거 법무부 입장에 비춰 MBC가 보도한 대로 실제 1차 명단에 최씨가 포함됐고, 그 명단이 법무부로 건너갔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가석방 추진’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 이글은 2024년 02월 07일(수)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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