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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총선 앞둔 헌재의 국보법, 정당법 판단 문제 심각[칼럼]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 전 민언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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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1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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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이 지난 9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연 국가보안법 2·7조 위헌심판 결정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정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두 거대 여야 정당을 견제하고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제3의 정당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거대 여야 정당과 정치철학, 정강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차별성이 있는,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새로운 정치적 메시지가 아직은 크게 들리지 않는다.

새 정당 움직임이 내놓는 대안들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통령과 여당의 상호독립과 견제, 낙하산 인사 문제 등이거나 공천에서 공정성을 기하자는 정도의 수준이다. 국가와 민족 발전의 중장기적 미래 청사진이나 진짜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감동적 출사표는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법정에서 잃은 명예를 정치의 장에서 회복하겠다는 식의 놀라운 발상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의 책무는 정치적 서비스를 무한제공하는 국민의 머슴이라는 각오를 다지는 감동적 모습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 5년 전 ‘촛불혁명’이 발생할 정도로 직접민주주의 열기가 높았던 시민사회의 의식 수준에 걸맞게 눈에 확 띄는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거대 담론 등은 아직 제기되지 않고 있다.

새 정치 시동을 거는 인물들의 체질이나 지향성이 기존 여야 거대 정당 구성원들과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어제의 동지였다가 갈라선 갈등 관계의 반작용이 큰 추동력이 되고 있지만, 촛불혁명의 주역인 보통시민들이 절실히 요구하는 새 정치에 대한 유전자나 학습 정도가 커 보이지는 않는다.

여의도 정치의 핵심은 선거에 이기는 것을 지상목표로 삼는 것으로,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정치 공학은 물론 짝퉁 정당을 만드는 위선도 삼가지 않는다. 이런 추태의 기저에는 유권자를 ‘표밭’으로만 여기는 발상이 깔려있다. 주권자인 유권자가 민주주의 추동력 역할을 하지 못하는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이는 갖가지 비민주적 법과 제도로 강행되고 있다. 과거 막걸리 선거와 같은 정도는 아니라 해도 민의가 철저히 밑에서 위로 반영되는 식과는 거리가 먼 정치제도가 개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도 과거처럼 거대여야당의 힘겨루기 장이 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최근 헌법재판소가 내린 국가보안법, 정당법 일부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도 그것을 부채질할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법은 민주주의 교과서에 비춰보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주권행사에 제약을 가하는 장치로 정치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오래전부터 미쳐왔다.

지난 9월 26일, 헌재는 국가보안법 7조 1항·5항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하고 반국가단체를 규정한 2조와 이적단체 가입을 처벌하는 7조 3항에 대한 헌법소원은 각하했다. 같은 날 헌재는 정당 설립요건과 관련한 정당법 제3조, 제4조, 제17조, 제18조 등에 대해 합헌 및 기각 결정을 내렸다<연합뉴스 2023-09-26>.

국보법은 남북 간에 핵전쟁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공언하는 상황에서 정치나 시민사회 등이 한반도 상황에 대한 분석이나 해법의 여지를 매우 좁게 만들고 있다. 이른바 동조, 고무, 찬양 등의 조항이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인데 헌재는 이런 조항에 대해 합헌이나 기각 결정을 내렸다.

국보법은 북한 전체를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북한을 격멸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도 저촉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라서 모든 국민의 분단과 평화통일 문제 등에 대한 합리적 접근을 봉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70년 전에 만들어진 이 법이 21세기 상황에서도 필요하다는 헌재의 결정으로 주권자인 국민은 자칫 전쟁이 나서 모두가 희생될지도 모를 분단 상황에 대해 침묵하거나 통치권자의 판단에만 의존해야 하는 시대를 더 살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한편 헌재는 정당설립을 다른 민주주의국가에 비해 턱없이 그 문턱을 높여놓은 정당법에 대해서도 역시 ‘현상 유지’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정당설립과 관련한 헌재의 판단은 정치 행위의 필수요건의 하나인 결사의 자유에 제한을 가한다는 점, 다른 민주주의국가에서 1인 정당설립도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정당에 대한 기득권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헌재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국보법, 국민 주권을 실천할 방식에 제도적인 제한장치라는 정당법에 대해 21세기에 걸맞는 정상화를 결론으로 제시했다면 내년 총선을 향한 시각과 움직임이 지금과 현저히 다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새로운 정치, 정당 창당 움직임의 형식과 내용도 크게 달랐을 가능성이 컸다.

오늘날처럼 정치가 국민의 요구에 부응치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식의 당리당략에 빠져 이전투구의 현장으로 인식되게 돼 원인의 하나가 무엇이었을까를 헌재가 심사숙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과거 두 거대 여‧야당을 거부한 새로운 정당 움직임이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인데 그 원인은 국보법, 정당법, 선거제도법 등으로 정치 공간이 제한된 상태에서 빚어진 비극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새로운 정치, 기존의 것과 다른 정치적 프레임의 새싹이 뿌리를 내리고 자랄 풍토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헌재가 두둔한 국보법과 정당법이 지닌 문제점을 소개해 보면 아래와 같다.

국보법

국보법은 북한에 대해 보고 듣고 행동하지 말며 상상도 하지 말라는 법으로 그것은 이 법의 제2,3,4,5조 “반국가단체” / 제6조(잠입⸱탈출) / 제7조(찬양‧고무, 선전, 동조) / 제8조(회합‧통신 / 제9조(편의제공) / 제10조(불고지죄) 등에 규정되어 있다. 국보법은 북한 지역 전부, 주민 전체를 반국가단체 지역과 그 단체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북한은 숨소리조차 반국가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헌법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헌법이 보장한 민주공화국, 국민이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분단 관련 주요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행동을 내릴 권한은 국보법에 의해 완전히 봉쇄돼 있다. 이 법은 ‘가짜간첩’만을 양산했다는 비판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한·미와 북한이 서로 자극하는 식으로 군사행동과 무력시위를 벌일 때, 남한의 정치나 언론 등에서는 북한은 주적이라는 관점에서 현 한반도 군사 상황을 설명하고 전망해야 한다. 북한 궤멸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면 곤란하다. 한반도 분단 상황과 군사적 대치 등에 대한 견해를 표하려면 국보법 2조 1항 반국가단체 조항, 7조 1항 이적행위 조항, 7조 5항 이적표현물 조항을 의식해야 한다.

이 법의 중차대한 문제점은 국민주권 개념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것이다. 이 법에 의하면 남북문제는 국민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헌재가 이런 점을 깡그리 무시하고 국보법 가운데 독소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것은 국민을 개돼지로 보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한다.

국보법은 국민이 주권자라는 헌법 1조부터 짓밟으면서 민족의 숙원이고 민족의 흥망이 걸린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 국민이 적극 참여할 기회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가 그 폐기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국보법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지목하면서, 박정희 때부터 거듭된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집행되지 못하고 결국 오늘날 전쟁 우려가 일상화되는 최악의 남북 대치상황이 된 것을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오늘날 K-팝 등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고 한국은 경제력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진입했으며 매년 국민 1천 여 만 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는 오늘날과 같은 한국의 선진적 위상이 비약적 발전은커녕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피하기 어렵다.

오늘날 한국은 인터넷과 SNS 등의 대중화로 집단지성을 발휘할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었는데도 헌재는 이런 사실을 깡그리 무시한 채 이승만의 국보법 제정 취지를 반복하는 식의 작태를 보여주었다. 현재처럼 모든 네티즌이나 미디어가 정보의 생산과 소비를 겸하게 된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쌍방향 정보흐름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의 정치이념 등은 무서운 전염병처럼, 감염력이 절대적인 것으로 확정해 북한에 대해 생각하지고 접촉하지도 말라고 하는 국보법을 유지하겠다는 발상은 천하가 비웃을 단견에 불과하다. 그것은 1990년대 초 냉전시대가 종식되어 이념대결이 무의미 해진 국제상황을 외면하고 반공주의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정치집단에 무한 봉사하려하거나 국민을 저능아, 무뇌아로 여기는 비정상적 사고의 결과일 뿐이다.

국보법에 의해 사전 검열된 교과서로 초등학교부터 교육이 실시된 결과 오늘날 청소년은 통일을 왜 해야 되느냐는 식의 질문을 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1천만 이산가족은 국보법 2, 7조 등에 의해 혈육의 정도 단절해야 하는 반인륜적 통제를 강요받고 있다. 국보법에 의해 억울하게 간첩으로 조작된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고 있지만 국보법을 존속시키는 한 그런 비극을 근절시킬 수 없는 것이다.

오늘날 신냉전 시대가 도래 하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지만 전쟁이 아닌 평화를 통해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수도권 인구밀집의 특성 때문에 천문학적인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는데도 대통령부터 일선부대장처럼 ‘선제타격, 백배 천배 응징’ 등을 외치고 있다.

정치는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국민은 당연히 그것을 요구해야 하지만 국보법은 그것을 종북, 친북, 이적행위라는 식으로 가로막고 있다.

헌재의 이번 국보법에 대한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보법에 기반한 통치행위를 강화해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국내 비판세력이나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공산집단 세력 운운하거나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에서 보듯 국보법에 입각한 정책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헌재가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하는 것은 최고 사법기관으로 존재하는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헌재는 2014년 ‘이석기 전 의원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에서 ‘지하혁명조직 RO’에 대해 대법원과 엇갈린 결론을 제시하면서 법체계의 미비와 함께 정권의 구미에 맞는 결정을 내린 기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헌재는 대법원이 이석기 전 의원 사건에 대한 심리가 종결되기 전인 2014년 12월 ‘지하혁명조직 RO’를 이유로 정당해산 판결을 내린 것인데 이후 한 달여가 지난 2015년 1월 대법원은 판결에서 ‘지하혁명조직인 RO는 실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미디어오늘 2015-01-23>.

한 가지 사실을 두고 두 최고 사법기관이 다른 해석을 내놓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논란이 크다는 점은 삼척동자의 눈에도 분명했다. 이는 사법기관의 정당해산이란 초유의 사태로 지적되면서 통진당 해산을 주도한 박근혜 정권은 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헌재는 이런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했지만 오늘날 또 다시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정당법

헌재는 정당 설립요건과 관련한 정당법 제3조, 제4조, 제17조, 제18조 등에 대해 합헌 및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중 수도 소재 중앙당과 5 이상의 시ㆍ도당을 갖추도록 한 전국정당조항에 대해서는 위헌 의견이 많았음에도 4:5로 합헌, 각 시·도당에 1천인 이상의 당원을 요구하는 법정당원수조항은 7:2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외에서는 정당의 설립요건이나 정당 등록제를 취하고 있는 사례는 거의 없으며, 정당 신고제를 취하고 있는 극소수의 경우라도 모든 정당에 중앙정당과 전국정당을 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없다<민변 2023년 10월 3일>.

현행 정당법은 기존의 거대 정당만이 부당한 기득권을 보장받는 구조로 새 정치, 개혁된 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염원이 실행되기 어려운 장애요인으로 지적받아 왔다. 우리 국민은 4.19 혁명과 광주항쟁, 87년 6월 항쟁, 촛불혁명 등을 통해 독재를 타도하고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런데도 정치개혁보다 당리당략에 매몰된 집단들이 정치머슴의 탈을 쓰고 여의도행 급행열차로 보이는 현행 정당법이나 선거제도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오늘날 정치는 여전히 수준미달이라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늘날 거대여야당이 보여주는, 주권자인 국민보다 정당 지도부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하는 저질 일변도의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봉쇄된 것을 의미한다.

현행 정당법은 정당 설립의 요건을 지역적으로도, 당원수로도 과도하게 높게 설정해 정당 설립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를 누려야 할 국민적 기본권을 침해해왔다. 그러나 헌재는 유감스럽게도 해당 조항에 또 다시 합헌 결정을 내려 정치적 기본권 침해를 외면했다<참여연대 2023년 10월 3일>.

과도한 중앙정치와 지역정치의 실종은 이미 우리 사회에 큰 문제로 누차 지적되어 왔다. 정당의 지역주의가 걱정된다면 독일과 영국처럼 지역정당을 인정하되 전국단위로 치러지는 의회의원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을 고려해 봄직하다. 더욱이 해외에서는 정당의 설립요건이나 정당 등록제를 취하고 있는 사례는 거의 없으며, 정당신고제를 취하고 있는 극소수의 경우라도 모든 정당에 중앙정당과 전국정당을 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없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정치 풍토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의 정치현실에서는 특히 문제시되고 있고, 지역정당을 허용할 경우 지역주의를 심화시키고 지역 간 이익갈등이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합헌 의견을 냈다.

맺으며

21세기 정치 민주화는 정치가 국민의 정치 머슴이 되어 정치 서비스를 얼마나 철저히 성실히 하느냐를 목표로 한다. 이런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와 정치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한국 정치는 박정희 시대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데도 당 대표제를 통해 중앙당이 공천권 행사 등을 주도하게 만들어 국회의원이 유권자보다 당 대표에게 추종하는 식의 반민주적 정치 풍토를 만들었고 그것이 오늘날에도 유지되고 있다.

헌법은 국민주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보법은 북한에 대한 국민의 상상, 접근, 행동 등을 원천 봉쇄하는 악법으로 세계가 지탄하고 있고 정당법은 국민이 정치를 할 권리를 제한하고 억제하는 비상식적 제도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데도 헌재가 이 두 개 법의 문제점을 덮어버린 것은 이 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치 않을 수 없다.

이념을 둘러싼 냉전시대는 수십 년 전 종식되고 오늘날 미중 패권 경쟁의 시대로 도래하고 있는 신냉전은 군사안보와 경제안보가 양립해야 하는 고차방정식과 같은 상황이다. 헌재는 이런 시대 변화에 눈을 가린 채 구태의연의 법리를 앞세운 것은 최고 사법기관의 위상을 스스로 짓밟는 것과 같다. 동시에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식의 국보법, 정당법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자라나는 세대 등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짓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정치가 여야나 진보, 보수가 침묵의 카르텔을 맺고 있는 것 같은 분야가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미동맹이다. 한미관계의 진상을 상징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많은 사안에 합의했는데 한 건도 이행되지 못한 데는 미국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어느 정당도 입을 열지 않고 새 정치를 하는 쪽에서도 비슷하다.

오늘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나타나듯 미국의 외교는 미국익 챙기기가 최우선, 그 다음이 인도주의나 정의 수립 등이다. 이런 점은 미중대치에서 한반도가 강대국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카스라-테프트 밀약을 떠올릴 것도 없다.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은 미국내법에 의해 미 국익 확보와 증진이라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을 미국이 한국에 시혜를 베풀고 있다는 식의 가짜뉴스를 국내 기존 정당은 공유 또는 침묵하면서 결과적으로 유권자를 엿 먹이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한미관계의 불평등 모순이 커지면서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더 이상의 침묵은 역사에 누를 끼치는 결과를 피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세력이 이 문제를 어찌 할 것인지 궁금하다.

국회와 제 정당은 이런 점을 깊이 살펴 국보법과 정당법 나아가 공직선거법, 한미관계 등을 정상화 시켜 진정한 국민 주권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모두가 원하는 새 정치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제반 악법을 21세기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정상화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새 정치 깃발을 치켜드는 세력도 이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민주권, 자주권을 송두리째 침묵의 공간에 가둬둔 채 새 정당을 만들 때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실천할 여지는 무척 좁을 수밖에 없다. 기존 정당들이 벌이고 있는 그들만의 리그에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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