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촉 결정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정연주 전 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이 낸 해촉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27일 각하했다. 각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판단 대상이 되지 않을 경우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연합뉴스, 뉴시스 보도 등을 종합하면 재판부는 방통심의위가 정부 부처나 산하기관 등 행정청이 아니기에 해촉 결정이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따라서 행정처분을 전제로 한 집행정지 신청도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해촉 결정이) 공권력의 행사로서 우월한 지위에서 행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방통심의위 위원의 지위가 일부 국가공무원의 지위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이는 방송·통신에 대한 내용규제라는 직무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공공성만으로는 위촉이나 해촉이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방통심의위는 민간독립기구로 출범했다. 다만 사실상 행정기구와 역할이 다르지 않고, 심의와 관련해선 행정기구로 본 경우도 있다. 

재판부는 “전임 정부에서도 전 방통심의위원에 대해 별도의 청문절차를 실시하지 않고 인사발령 통지로 해촉했으나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했다.  2020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추천 전광삼 방통심의위 상임위원을 해촉했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대구광역시 동구갑에 공천을 신청해 논란이 됐다. 당시 법제처는 전광삼 위원의 행보가 “방통위법에 따라 금지되는 정치 활동 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정연주 전 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 해촉안을 재가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방통심의위 국고보조금 집행 회계검사 결과 정연주 위원장 등이 업무시간을 지키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등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다.

당초 사안에 비해 해촉 처분이 과도한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었으나, 재판부가 ‘각하’ 결정을 하면서 쟁점 자체를 다투지 않게 됐다.

* 이글은 2023년 09월 27일(수)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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