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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과 국보법, 지지율 답보 치유책은?[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 관리자
  • 승인 2023.09.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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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광주지부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광주전남지부 회원들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 2년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최저 상황이 된 원인과 치유책은 무엇인가? <한국갤럽>이 9월 12~14일 사흘간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1%, 5개월 만에 최저로 30% 유지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60%로 역시 5개월 만에 최고다<뷰스앤뉴스 2023.9.15>.

대부분의 언론은 그 원인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강행 결정에 이어 2차 개각 등이 '불통' 이미지를 심화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대통령은 국내외 공식 석상에서 민주주의, 가치, 목표를 중시한다면서 이에 반하는 대상에 대한 공세를 기회만 있으면 강조했다. 그 결과, 대외적으로는 중국, 러시아와 북한을 맹렬히 비판하고, 대내적으로는 야당을 포함한 정부 비판세력을 반사회적 또는 공산전체주의 세력 등으로 싸잡아 규탄했다.

최근 윤 대통령,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이나 조치 가운데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강행 결정을 살피면 여러 가지 점이 유추된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분단과 전쟁 속에 강조된 반공이념, 특히 국가보안법이다. 반공이념은 적의 적은 동지라는 단순 논리를 내세우고 있고 국보법은 북한 정권을 반국가단체로, 그 구성원 전체를 그 구성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제 대항한 독립운동세력이 사회주의 정치 노선을 취했다 하면 독립유공자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대신 일본군에 복무하면서 독립군을 토벌한 경력이 있다 해도 6.25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 하면 국가유공자가 되는 논리가 강조되었다. 최근 독립군이 아닌 일본 머슴이 국군의 초석이 될 수 있느냐 하는 비명이 나고 있다. 윤 정부 들어 과거 냉전시대 정권의 논리로 회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홍 장군 대신 백선엽 장군의 흉상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쪽도 역시 국보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백 장군은 친일행적에 대한 의혹이 심각하지만 6.25 전쟁 때 큰 공을 세워 공산화를 막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육사가 주적인 북한에 대항해 승리할 지휘관급 군인을 양성하는 곳이니 반공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런 주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행한 다음과 같은 기념사에 잘 함축되어 있다 - ‘인천상륙작전은 한반도 공산화를 막은 역사적 작전이자 세계 전사에 빛나는 위대한 승리였다. 전쟁의 총성이 멈춘 7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낸 자유와 평화는 다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대한민국 타격을 공공연히 운운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공산 세력과 그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들은 허위 조작과 선전 선동으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압도적 대응 역량을 확보해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를 굳건히 수호할 것이다‘<연합뉴스 2023.9.15>.

윤 대통령이 위에서 밝힌 안보관과 국정지침은 뉴라이트라 지칭된 극단적 발언을 일삼던 인사들을 국무위원이나 정부산하 각종 기관의 장으로 임용한데서도 확인된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철학인 민주주의, 가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와 같은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통령은 현실 정치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는 선출직 공직자로 국내외의 평화와 안전을 도모하고 유형, 무형의 생산성을 극대화시켜 국력을 신장시킬 책무가 있어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겠다. 그러나 윤 대통령처럼 세상을 흑백으로 구분하는 갈라치기의 논리에 매달릴 경우 통합적 리더십은커녕 ‘우리 편은 절대 선, 반대편은 절대 악’의 대립구도를 심화시키기 십상이다.

국보법 때문에 하나의 공동체였던 한반도 주민의 반쪽은 악마, 뿔이 달린 공산주의자로 분류되고 남쪽에 1천만 이산가족이 있지만 남북한 주민은 만나지도 서로 방문하지도 의견을 나누지도 못한다. TV에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빈민, 난민을 도와주자는 자선단체의 광고가 넘쳐나지만 주민 절반 가까이가 영양실조라는 북한을 지원하자는 광고는 눈 씻고 봐도 볼 수가 없다.

이념과 사상 때문에 남북을 선과 악으로 2분화 해서 강제하는 이 법이 매우 비현실적, 비인도적인데도 70여 년간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고 윤 대통령의 통치 이념 가운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한국은 19세기 격랑의 세계사 속에서 조선에 대한 일본 침탈, 미 군정, 6.25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이념, 사상 등이 출현했다. 친일 미청산, 남북분단과 동족상잔의 전면전쟁은 큰 비극을 낳아 오늘날까지 그 후유증,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민주화, 산업화에 기여한 세력을 동등한 가치로 인정하는 조치가 일부 취해졌으나 그에 대한 반대 움직임도 거세게 일었다. 윤 대통령 들어서서 민주화 기여 세력을 전면 부정하는 정치를 강행하면서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되돌리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96%는 군과 경찰, 독립유공자와 민주유공자는 모두 합쳐 4% 수준

국보법을 만든 이승만 정권 이래 실시한 국가유공자 지정 등 국가 차원의 보훈 결정 96%는 군과 경찰에 집중되어 있고 독립유공자와 민주유공자는 모두 합쳐 4%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가보훈기본법에 따른 보훈 대상자는 2017년 12월 31일 현재 257만3100명으로 그 96.3%가 군인(일부 경찰 포함)이고 독립유공자는 2.9%(7만5068명), 민주유공자는 0.8%(2만1128명)에 불과하다. 민주유공자는 4·19혁명 및 5·18 유공자뿐이다. 이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이 대를 이어 고생한다는 말이, 참혹한 현실을 고발하는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수치다.

국보법을 앞세우는 수구 가운데는 정작 탈세를 하거나 병역의무를 이행치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국가라는 공동체보다 개개인의 이익에 눈이 멀어 반공을 그 흉기로 휘두르는 이념과 사상의 소유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법은 현재와 미래의 한반도 평화통일 담론, 통일 이후 이념과 사상을 아우르는 미래의 한반도에 대한 사상조차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색깔론과 친북 공세를 앞세우는 것은 국보법에 의한 처벌을 겁박하는 수단의 하나로 수구세력이 이로 인한 부당이득을 가장 많이 챙기고 있다. 그런데 이른바 보수, 진보라는 거대 여야 정당은 세계적 악법으로 지탄받고 있고 윤 대통령이 통치의 핵심 요인으로 삼고 있는 듯한 국보법에 대한 논의를 21대 국회 말까지 미뤄놓고 있다.

국보법에 대한 태도는 거대 여야당의 사상의 자유에 대한 속내가 무엇인지를 웅변해준다.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부쩍 색깔 공세, 대북 공세, 자유민주주의 강조를 앞세우는 것은 여야의 국보법 개폐 움직임을 아예 원천봉쇄하려는 노림수의 하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보법은 북한에 대해 보고 듣고 행동하지 말며 상상도 하지 말라는 법으로 그것은 이 법의 제2,3,4,5조 "반국가단체" / 제6조(잠입‧탈출) 제7조(찬양‧고무, 선전, 동조) / 제8조(회합‧통신) / 제9조(편의제공) / 제10조(불고지죄) 등에 규정되어 있다.

국보법은 북한 지역 전부, 주민 전체를 반국가단체 지역과 그 단체원으로 규정하고 있어 '북한은 숨소리조차 반국가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북한이 이러이러한 것은 잘못이지만 저러저러한 것은 잘한 것 아니냐 한다든지, 옛 소설처럼 적장이라 해도 칭송받을 일이 있으면 그렇게 대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은 결코 허용할수 없다. 그것은 동화나 역사책에 나오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국보법에 명기된 고무 찬양의 잣대로 유무죄가 가려져야 할 처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판단을 중단하든지, 입을 다물어야 한다.

국보법의 무 논리성은 북한 주민 가운데 자신이 원해서 북한에 태어난 사람이 없는 데도 남한의 법으로 범죄자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는 국보법이 일제가 독립운동세력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만든 치안유지법의 취지를 베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제가 독립운동의 씨를 말리려 만든 악법이 같은 민족에게 적용되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국보법이 시행된 이래 이승만 정권하에 자행된 수많은 양민학살의 근거의 하나가 국보법이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국보법은 헌법 1조 2항, 즉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위배된다. 헌법이 보장한 민주공화국, 국민이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분단 관련 주요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행동을 내릴 권한은 보안법에 의해 완전히 봉쇄돼 있다. 이 법이 가짜 간첩만을 양산했다는 비판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는다.


촛불혁명도 성공시킨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국보법 – 세계가 비웃고 있다

21세기는 sns 시대로 지구인 대부분이 역사 창조에 동참하고 있다. 과거 언로가 포함된 권력을 소수가 독점했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이 역사의 자료가 된다는 점이다. 이를 살필 때 정치인은 역사 앞에 겸허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다양한 색깔과 모양인 현실과 역사를 검은색, 흰색으로 단순화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보법은 결과적으로 민족과 이념 문제에 대해 이념이 민족보다 우선한다거나. 이념에서 승리하기 위해 외세와의 동맹이 민족보다 더 강조되어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한국 사회에 보편화시켰다. 그러나 이는 우물 안 개구리 논리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사회주의 국가의 원조 소련이 해체되면서 냉전 종식이 공식화된 것은 오래전 일이고 반쪽 사회주의이기는 하지만 중국 관영TV를 서울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는 시대다.

우리 국민 연인원 1천여만 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기 시작한 지도 오래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보고, 듣고, 생각만 해도 북한식 이념과 사상에 즉각 오염되고 중환자가 될 것으로 가상하는 국보법이 버티고 있다. 이는 국가의 최고 주권자인 국민을 저능아, 무뇌아 심하게 말해 개돼지 정도로 여기는 최악의 발상이다. 2차대전 이후 최상의 정치, 경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는 나라의 현주소는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국보법의 무소불위적 사상과 이념에 대한 탄압을 상기할 때 일부 정당이 진보 운운하지만 이는 말짱 헛소리다. 사상과 이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진보란 존재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국보법의 최악의 폐해 가운데 하는 한국 사회에 제대로 된 진보가 생성, 발전할 토양이 조성되는 것을 원천 봉쇄한 점이다. 현재 정당 가운데 국보법의 폐해에 대해 피를 토할 만큼의 분노와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들은 국보법으로 인한 이익을 향유하는 쪽에 속한다 할 것이다.


정치, 국민이 한반도 문제에 집단지성 발휘할 여건 제시해야

한국의 반인륜, 반민주, 반인권적 국보법이 장기간 존속하는 것을 세계가 비웃고 손가락질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와 현실에서 입증되는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에 비춰 볼 때 문화적 공동체의 성격이 강한 민족의 생명력은 사상, 이념보다 비할 바 없이 강하고 질기다.

과거 중국 고대 사회가 수많은 사상, 이념이 등장했던 백가쟁명 시대를 경험했던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동시에 오늘날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의 경우 지구촌이 들썩거릴 정도로 국가라는 공동체 단위로 나뉘어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한반도도 마찬가지다. 물리적으로 분단되어 있지만 남북단일팀 구성이나 교류협력의 현장을 볼 때 민족의 단일성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한민족 분단의 역사는 1백년이 안되지만 통일된 역사는 1천여 년이 훌쩍 넘는다.

이런 단순 논리와 함께 국보법이 남한에서는 국민의 평화통일 노력을 원천 봉쇄하는 반헌법적 악법이라는 것이 이제 공론화가 되어야 한다. 정치는 이런 점을 감안해 소통을 통한 조정, 통합을 목표로 해야 한다. 전체 사회가 균형 있는 발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결국 제도와 인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권의 인사가 편중되거나 상식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21세기 시대정신에 미치지 못하는 극단적 사고의 소유자거나 시정잡배도 입에 올리기 어려운 언사를 일삼는 인사가 대의정치의 국민 머슴으로 발탁되는 것은 곤란하다.

윤 대통령은 남북한 간에 핵무기, 미사일 등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 ‘북한이 핵공격을 하면 정권은 종말을 맞은 것’이라고 외치고 다니는데 한반도의 군사적 특성상 전쟁이 나면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남한도 최악의 비극을 면키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에 충성하는 듯한 고위관료들이 앞장선 역사의 단순화, 흑백화 작업은 일정 시간이 더 지나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게 될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역사의 현장인 현실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 집권층의 독선적 행태는 국민 세금을 낭비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대중매체 가운데 공영언론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앞세워 방송사 임원들을 내치고 가짜뉴스를 앞세워 검찰이 과도할 정도의 피의사실 공표를 일삼아 여론 재판을 시도하는 것도 심각하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언로를 통제하려는 발상은 너무 시대착오적이다. 정보환경이 변하면서 진실을 가리거나 왜곡하려는 시도는 성공은커녕 심각한 대가를 치르는 결과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 시장은 한때 대통령의 대북 통치행위도 국보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법이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를 지적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박정희, 노태우,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면서 남북 간에 평화통일을 향한 로드맵을 만들어왔다는 점을 윤 대통령과 그 정부도 인식하고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k-팝 등 한류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윤 정권이 앞장서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거나 현실을 자기 입맛에 맞는 식으로 강조하는 언행을 하고 있어 너무 한심하다. 이는 세계가 지탄하는 국보법이 원흉이라 하겠다. 정치권은 즉시 이 법을 공론의 장에 올려 국민이 진정한 주권자가 되어 한반도 문제에 집단지성을 발휘할 여건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21세기의 정치 리더십은?

오늘날 민주주의국가에서 정치지도자는 법에 의한 권한만을 행사한다. 법치가 우선인 것이다. 그러나 법이 잘 갖춰져 있다고 모두가 박수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우리의 박근혜 대통령처럼 법치가 우선인데도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통치 스타일에 기울었다. 권력은 시대를 불문하고 다수 위에 군림하는 성격이 강해 예나 지금이나 정치지도자 개인의 특성이 정치에 적잖게 반영된다.

윤 대통령이 최고 권력자로 등장한 과정을 보면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요구가 무엇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재직 시 ‘사람에게 충성치 않는다’는 말로 주목을 받았다. 해방 이후 현실 정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틀로 유지되어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수, 진보 정치 다 마찬가지였다. 법치보다 인치의 비중이 커서 내로남불의 토양이 조성되었다.

촛불혁명을 거쳐 등장한 정부에서 검찰 최고 지휘자로 발탁된 윤석열은 법치를 가장 확실히 할 수 있는 적임자로 손꼽혀 우여곡절 끝에 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정치인의 소양과 자질이 없는 인물이 시대 상황의 덕을 본 것이다. 당시 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후유증에서 완전탈피치 못한 상황에서 내부 인사가 아닌 당시 여당이 선호했던 윤석열을 대선후보로 뽑아야 했다. 집권 여당도 비주류에 속하는 이재명이 대선후보가 되었다. 이는 당시 두 거대 정당 모두 현실 정치에서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촛불정부에 실망했던 시대 상황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 점을 깊이 인식치 못한 결과가 오늘날 같은 지지율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이 촛불혁명을 가능케 한 국민의 정치적 열망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성적표라 하겠다. 현 정권은 여권 일각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통령과 그 측근은 그 심각성을 인식치 못하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은 거대 야당이다. 덩치만 큰 이 당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 헛발질에 대한 견제나 대안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야당에게는 절호의 정치적 찬스일 터인데 허송세월하면서 집권 여당과 호형호제를 하는 모습이다. 신당 창당에 대한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은 현 정치권이 체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다.

여의도에서 자기들만의 리그에 정신이 없는 여야 정당, 일부 진보정당을 보면 염불보다 잿밥에 정신이 팔려있다는 부정적 측면이 체질화된 듯한 감을 준다. 기득권 유지를 하면서 최고권력 장악 또는 그런 기회에 안주한 채 정치 모순을 개혁치 않고 방치하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거대 여야 정당은 누가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덜 실수하느냐 하는 경쟁을 하는 형국이다.

일부 진보정당은 진보적 지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진보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기본 출발점인데 국보법과 이념, 종북몰이로 언로가 차단된 현실에 대해 큰 불편을 느끼는 것 같지 않다. 한반도에서 핵전쟁 위기감이 치솟지만 어느 정당도 분단 현실의 모순–국보법과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미동맹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한 근본적인 해법 제시를 외면하고 있다. 워싱턴의 목소리를 금과옥조처럼 되뇌면서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는 식의 한심한 발상에 안주해 있다.

정치권의 이런 모습은 향후 국내 정치에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깝게는 내년 4월 총선이 민의가 현실 정치를 심판하는 성격이 클 것 같다. 우리 국민은 중차대한 역사적 상황에서 4.19, 광주항쟁, 87년 6월항쟁, 촛불혁명이라는 형식으로 혁명적 변혁을 요구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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