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의 칼끝이 YTN 구성원에게 향하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방송사고를 낸 YTN 직원 3명의 자택과 휴대전화를 확인하겠다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YTN 구성원들은 “찍히면 가만두지 않는다는 메시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작은 지난달 10일 있었던 YTN의 방송사고였다. YTN은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가해자에 대해 보도하면서 실수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얼굴을 ‘앵커 백’(앵커 배경화면)에 띄웠다. 단순 실수였다. YTN은 방송사고 확인 후 온라인에서 관련 영상을 내리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인사위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YTN이 고의로 방송사고를 낸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형사고소를 제기했다. 당시 YTN은 이 위원장 검증 보도를 앞장서서 하던 방송사 중 한 곳이었다.

▲8월10일 YTN 방송화면 갈무리.

마포경찰서는 담당 부장과 PD, 그래픽 담당자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압수수색 범위는 자택과 휴대전화다. YTN이 고의로 방송사고를 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들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점이다. 또 YTN은 경찰에 근무자 명단, 생방송 관련 기록도 제출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와 YTN기자협회는 19일 서울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한석 YTN지부장은 이번 영장 신청을 “우리 편이 아닌 언론사를 죽이고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YTN이 방송사고로 얻을 이익이 뭔가.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경찰은 생방송 시스템을 다 이해했다. 영장 신청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고한석 지부장은 “이번 영장 신청은 ‘찍히면 가만두지 않는다’는 메시지”라면서 “(또 다른) YTN 기자들은 이동관 위원장 검증보도를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언론장악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YTN은 공기업 지분매각이라는 사영화 위기에 있는데, 압박을 통해 저항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9월19일 서울마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사진=미디어오늘.

이종원 YTN 기자협회장은 “기자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데스크와 업무적인 논의를 하는데, 경찰이 그걸 보겠다고 한다”며 “‘피고소인에 대한 정상적 수사과정’이라는 입장인데, 자료 제출도 하고 소환조사도 끝마친 상황에서 압수수색하겠다면 다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종원 협회장은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수사가 중단된다”며 “이 위원장은 고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9일 논평을 내고 “언론과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호해야 하는 방통위원장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론자유를 위축하고 탄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비판 언론을 길들이려는 권력에 동조하고 있다. 얼마 전 독립언론 뉴스타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이어 이번 경찰의 YTN 압수수색은 현 정권이 비판적인 언론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경찰은 과잉수사를 중단하고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민형사 소송을 통한 YTN 압박을 당장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23년 09월 19일(화)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