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 준비 없이 추진된 ‘TV수신료 분리징수’로 일선 현장이 혼란인 가운데 7월 수신료 징수액은 평월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신료 징수 위탁기관인 한국전력이 지난달 중순부터 분리징수 안내를 시작한 만큼 그 여파는 내달 이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KBS는 7월분 수신료 수입액 변동 여부에 대한 질의에 “월 평균 수신료 수입액은 570~580억 원인데 7월 실적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개정된 방송법 시행령이 공포된 게 7월 중순이었기 때문에 분리징수의 실질적인 영향은 8월 징수액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KBS 측 전망이다. 앞서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가 시행되면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수신료 수입이 1000억 원대까지 떨어질 거라 전망했다.

TV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함께 걷지 못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수신료 징수기관인 KBS와 징수 위탁기관인 한국전력, 수신료 일부를 분배 받는 EBS 등 협의 없이 지난달 12일 공포됐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정령안을 마련하면서 “TV수신료 고지서를 완전히 분리 발송하는 데에는 최소한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시행령은 유예기간 없이 공포됐다. 지난달 한전이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걷기 위한 비용이 최대 연간 226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한전은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자 수신료 분리징수 신청을 받기 시작했지만 고지서 등 변경은 10월경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전기요금과 관리비를 통합해 걷는 고압 아파트 등은 수신료 관련 업무를 관리사무소가 떠안게 됐다. 이에 지난달 20일 공동주택 3개 단체(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한국주택관리협회·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한전이 수신료 분리징수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 성명을 낸 가운데,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최근 ‘한시적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수신료 징수 방식이 바뀌어도 방송법상 TV 소지자는 수신료를 내야 하며 미납시 가산금 3%(월 2500원 기준 70원)가 부과된다.

언론계와 야권은 수신료 분리징수로 인한 혼란이 더 극심해지기 전에 헌법재판소가 방송법 시행령 위헌 여부를 조속히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KBS는 헌재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방통위의 입법예고 기간 단축 및 시행령 개정안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 등을 제기한 상태다.

* 이글은 2023년 08월 08일(화)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