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는 지원불가 방침, 오세훈 면담으로 ‘추경’ 설득할까

민언련, TBS 주민조례 서명운동 개시 ‘시민 2만5000명 필요’

TBS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면담이 예정된 가운데 TBS가 사명 변경, 프로그램 개편 등 ‘혁신안’을 가지고 서울시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는 강경하게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는 TBS 지원 주민조례 발안을 시도한다.

▲ 서울 상암동 TBS 사옥. 사진=TBS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TBS와 서울시는 실무진 선에서 소통을 이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오세훈 시장과 면담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담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진 않았지만 서울시가 지원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 새로운 지원 조례 발의 등이 가능한 방안으로 꼽힌다.

정태익 TBS 대표는 3일 통화에서 “멋진 혁신안으로 많은 분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능한 최대공약수를 찾아보고 있다. 좋은 건 살리고,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건 과감하게 바꿀 예정”이라며 “서울시에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28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16회 임시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왼쪽 정태익 TBS대표, 오른쪽 이종배 시의원)

혁신안 내용으로는 프로그램 개편과 함께 ‘TBS 사명 변경’이 언급된다. 환골탈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가능성을 논의 중이다. 정태익 TBS 대표는 지난번 서울시 업무보고 자리에서 “교육, 교양, 민생 3개 분야에 특화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영채널로 TBS를 리브랜딩하겠다”며 서울런,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 정책과 연계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기대하고 있는 것은 현재로선 ‘추경’이다. 2년 연속 예산 삭감으로 TBS는 작년 인건비 수준의 예산으로 올해를 맞았다. 정 대표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TBS 리브랜딩 계획을 밝히면서도 제작비가 없어 ‘고립무원’인 현실을 강조했다. 향후 서울시와 소통을 통해 변화 의지를 밝히면서 추경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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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과반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는 TBS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교통방송은 존립할 필요가 없다”며 서울시 지원 재개 가능성이 ‘제로’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시의원도 지난달 데일리안 인터뷰에서 “문이 닫는 한이 있더라도 현재로서는 TBS에 세금을 지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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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민이 ‘다시’ 만드는 TBS 주민조례 서명운동 시작 기자회견 보도자료.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당장 추경이 시급하지만 장기적으로 TBS가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선 새로운 지원 조례 수립이 필요하다. 2024년 1월부로 서울시 출연금이 끊기는 ‘TBS 조례 폐지안’ 이외에 새로운 지원 조례안을 만든다면 서울시 지원 근거를 다시 마련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BS 주민조례 발안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2만5000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제출하면 서울시의회는 본회의에 주민조례로 발의된 TBS 조례 제정안을 부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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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연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3일 통화에서 “어떤 정권이 와도 계속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례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구성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언련은 새로운 TBS주민 조례안 내용으로 △시장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언론의 독립성과 자율성 구현 △시청자위원회 역할 및 방송 공영성 강화 △시민평가단 참여로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 선임 절차 확립 등을 꼽았다.

▲ 박주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TBS지킴이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1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주언론시민연합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TBS지킴이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정의당·진보당·녹색당 등 5개 야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주민 의원은 “서울시의회의 폭거에 가까운 조례안 처리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현재 서울시의회 구조상 돌파하기가 쉽지 않다”며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 이글은 2023년 04월 03일(월)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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