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MBC 'PD수첩 故장자연-누가 통신기록을 감추는가?’편의 한 장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성진 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증언을 보는 일은 끝내 없었다. MBC측은 김 전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김 전 대표는 증언을 영상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고, 재판부가 이를 거절했다. 김 전 대표는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2019년 5월 방영한 <PD수첩> ‘故장자연-누가 통신기록을 감추는가?’ 편에 의하면 김성진 전 아이카이스트 대표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조사에서 “2014년 7월24일 (하이트진로 회장 아들) 박태영 전무가 초대한 예비오너 소사이어티 모임에서 방정오를 처음 만났다. 그들이 항상 가는 강남 룸살롱에 갔는데 몇 번 만나면서 친해졌다”고 말했으며 술자리에서 고 장자연씨 이야기를 들었다며 구체적 증언을 했다.

방송에 따르면 김성진 전 대표는 “방정오가 2008년~2009년에 여자애 하나를 데리고 있었고 연락도 수시로 하고 했는데 얘가 자살해버렸다, 아는 분을 통해 무마시켰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2014년 9월경 술자리에서 방정오가 지난번 얘기한 게 장자연 사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방정오가 장자연 자살 직전인가 한 번 또 만났는데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증언을 법정에선 들을 수 없었다. MBC측 소송대리인은 “지금껏 원고(방정오)가 계속 보인 입장은 고 장자연을 전혀 알지 못하고 본 적 없다는 것인데 (김성진이) 매우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이’라고 증언했다는 게 검찰 과거사위를 통해 확인됐고 증언에 신빙성도 있다. 적어도 원고가 (고 장자연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MBC측은 2020년 김 전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김 전 대표가 증언을 거부했고, 재판부는 그의 증언 거부 사유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관련 분쟁이 벌어지며 재판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방정오 전 대표이사가 설립한 영어유치원에 투자한 2대 주주였으며, 현재는 사기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이다.

앞서 방정오 전 대표이사는 2018년 11월 방송된 MBC <PD수첩> ‘故장자연’편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MBC 등을 상대로 2억5000만 원의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방 전 대표 측은 “오랜 지인을 만나기 위해 잠시 합석했을 뿐인 술자리가 근거도 없이 장자연씨로부터 성 접대를 받기 위한 자리로 변질됐다”며 “(방송으로 인해) 사회적 지위를 내세워 어머니의 기일에도 성 접대를 강요한 파렴치한으로 매도당하고 있어 경영인으로서 쌓아 온 명예 및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지켜 온 명예를 치명적으로 훼손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사건의 1심 선고기일은 오는 8월26일이다. 조선일보가 같은 방송에 대해 MBC 제작진과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및 6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조선일보 최종 패소로 끝났다.

* 이글은 2022년 07월 16일(토)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