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가 타 지역 선거유세를 했음에도 인천 계양을 유세 일정만 잡았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는 지적을 받은 연합뉴스TV에 의견진술을 진행한 후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연합뉴스TV의 팩트체크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위원들의 공통된 지적이 제기됐다.

선방심의위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5월30일 연합뉴스TV ‘뉴스센터12’ 방송분에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의견진술에 참석한 한승호 연합뉴스TV 심의실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던 표현임은 인정하지만, 사실관계는 파악했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TV ‘뉴스센터12’는 인천 계양을 재보선 소식을 전하며 진행자 유채림씨가 “이재명 후보가 주말 내내 본인 선거에 집중을 했고 오늘도 계양 유세에 집중을 할 계획인 반면에, 지금 안철수 후보는 지난 주말에 계양까지 와서 지금 지원 유세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자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가 “분당갑 지역은 대선 때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누른 곳으로, 안 후보가 현재 상대 후보를 상당히 앞서고 있고 확실히 여유가 있어 보인다. 반면 계양을 지역은 현재 이 후보가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 후보는 이 후보를 확실히 낙마시키기 위해 계양 지역에 지원유세를 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경기 김포(5.28.토), 고양·파주(5.29.일)에서 지원 유세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용 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객관성)제1항으로, ‘방송은 선거에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TV 로고.

이날 의견진술 과정에서 심미선 위원(한국언론학회 추천)이 “작가와 문제가 있었다고 (의견진술서에) 써져있다“며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들이 체크가 되지 않았는데, 어떤 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한승호 실장은 “검증 시스템들이 갖춰져 있다. 대담 원고 경우에는 외부 작가가 작성하면, 담당 피디가 1차 검수를 하고, 총괄 데스킹이 이뤄진다. 그런 부분에서 제대로 체크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언경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의견진술서를 읽어보면, 진행자가 ‘집중’이라고 이야기했고, 답변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명백한 오류라기 보다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 정도로 인정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명백한 오보다. 오보를 걸러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자가 말하고, 출연자가 해석한 답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승호 실장은 “‘집중’이라고 했던 건, ‘나가지 않았다’라고 하는 다른 매체의 표현하고는 차이가 있다. ‘집중’이라는 표현과 안철수 후보와 비교하는 부분들이 결합되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다고 인정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취재하는 인원들과 원고를 작성하는 작가와의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작가가 이재명 후보가 다른 지역에 지원유세를 간 적도 있다는 것을 인지했는지 묻는 김영훈 위원(대한변호사협회 추천)의 질문에는 “인지했다. 피디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작가의 문제가 아니고 게이트키핑 자체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는 유기철 위원(한국방송협회 추천)의 지적에는 “너무 확대해석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선거기간에 뉴스 보도는 물론이고 하루에도 정치 대담을 약 일곱 차례 한다. 다른데도 오류가 있었는지 다 파악하진 못했지만, 그게 모든 시스템이 잘못돼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 연합뉴스TV 뉴스센터12 로고.

의견진술이 끝난 후 심미선 위원은 “오늘 (의견진술을) 들으니, 연합뉴스TV는 팩트체크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고 있지 않다. 이 안건에 대해 거의 숙지를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팩트체크를 놓쳤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보인다”고 했다. 김언경 위원도 “의견진술 내용을 보면 변명으로 들리는 부분이 있다. 보도가 내놓은 결과에 비해서 너무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위원은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것 같은데 아니라고만 주장하고 있다. 파악했으면 이런 대담이 나오면 안된다”며 “지금도 제대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기철 위원도 “여러 게이트가 전부 뚫려서 작동이 전혀 안됐다”며 “단순 오보가 아니고, 이를 바탕으로 장시간 대담을 진행했다. 선거 막바지에 상당한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이 사안은 선방심의위원 9인 중 7인이 법정제재 ‘주의’, 권혁남 위원장(방송통신심의위원회 추천)·이동재 위원(국민의힘 추천) 등 2인이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내 최종적으로 주의가 결정됐다.

* 이글은 2022년 06월 27일(월)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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