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진행자 변상욱 앵커가 평소 이재명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했음에도 선거기간 중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YTN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 1일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이날 선방심의위 7건 안건 중 3건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3건은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제기된 민원으로, TBS, YTN이 안건 전부를 차지했다.

선방심의위는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진행자 변상욱 앵커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이 계속 올라갔어야 한다”고 발언해 편파 보도 지적을 받은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대해서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변상욱 앵커는 본 프로그램을 선거기간 동안 총 16일 진행했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방송(2022년 1월 20일 방송분)에서 진행자 변상욱 앵커는 대선 후보별 지지율에 대해 대담하던 중 “이재명 후보는 (지지율이) 계속 올라갔어야 하는데 못 올라가고 떨어졌다는 것은 꺼내 드는 카드가 안 먹히고 있다는 뜻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 건가”(이재명 후보 인터뷰 소개 멘트)라고 발언했다.

▲ 1월20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 . 사진=YTN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에 1월 28일 YTN 현직 기자 11명이 “편파 방송을 넘어 이재명 캠프 관계자나 할 수 있는 말을 했다”며 “변상욱씨는 더는 YTN을 욕보이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고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해당 성명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로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하면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었어야 한다.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면 성명을 발표한 기자들도 정치적 목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시청자위원들 의견이 나와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선방심의위에서 박수택 위원(방송기자연합회 추천)은 “진행자 발언 가운데 문제라고 보이는 부분만 따로 생각하지 말고 전체 맥락을 다 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당시에는 김건희씨 녹취파일 공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언행 등 후보들의 인기에 영향을 줄만한 사건들이 많았다. 해당 발언은 이러한 지지율 등락에 미치는 요인들과 예상 결과를 분석·전망하는 내용”이라며 “이것을 가리켜 진행자가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기를 바라는 의미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언경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방송은 해당 발언 직후 왜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지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답변을 보여줬다”며 “맥락을 봤을 때 이재명을 응원하기 위해 한 발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언을 기계적으로 떼어내서 변상욱 앵커가 이재명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YTN ‘뉴스가 있는 저녁’ 갈무리.

반면 김일곤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법정제재 경고 의견을 내놨다. 김 위원은 “변상욱 앵커나 YTN 일부 편향 진행자들은 방송의 공정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에 중심 가치를 두는게 아니고, 특정 후보 지지에 더 가치를 두고있다”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가지고 방송을 하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법정제재, 행정지도를 통해 다른 언론사들도 그런 방송을 하지 않도록 심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영식 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천)은 문제없음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변상욱 앵커는 YTN 내부에서도 여러 사람들이 반발할 정도로 편향성을 잃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 앵커가 지방선거에서는 그런 가치관을 갖고 선거방송을 진행하지 않아야 한다”며 “특히 YTN은 보도 실수도 너무 많이 하고, 편향성을 갖고 있다. 그렇게 방송을 진행하면 시청자들을 다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명심해달라”고 주장했다. 선방심의위원 9인 중 8명이 문제없음, 김일곤 위원이 법정제재 경고 의견을 내 이 안건은 문제없음으로 의결됐다.

한 차례 의결보류됐던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대해서는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저서 ‘이재명의 9회말 끝내기’와 유튜브 ‘이동형TV’에서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한 진행자 이동형씨가 선거기간 중 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현재 이동형씨는 지난달 14일부터 방송 출연을 쉬고, 이재윤 앵커가 임시 진행자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YTN라디오는 4월 개편을 맞아 오는 4일부터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를 이재윤 앵커로 교체한다.

▲ YTN 저녁 시사 라디오 ‘이동형의 정면승부’ 관련 이미지. 오른쪽은 프로그램 진행자인 이동형 작가. 사진=YTN 홈페이지 갈무리.

김언경 위원은 “김어준에 비하면 명확하게 책으로 발행된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다만, 이동형씨가 YTN에서 그 이후 휴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날이 많았고 또 진행자가 교체됐다는 점을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일윤 위원(한국방송협회 추천)은 “책을 공저했다고 해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 사안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우리 재량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선방심의위원 9인 중 5명이 의견제시, 김일곤·구본진·정영식·이나연 위원이 법정제재 의견을 내 의견제시로 의결됐다.

한편 윤석열 후보 캠프 내 익명의 관계자 제보라며 AI음성을 내보내고,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서는 각각 권고, 의견제시가 결정됐다. 김혜경씨 의혹 부인 발언에 대해 김언경 위원은 “김혜경씨 관련 주장은 본인이 생각하는 당시 내용을 가지고 논평한 것이며 어느정도 참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이글은 2022년 04월 01일(금)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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