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서울시가 비위 행위를 수차례 저지른 임원의 연임을 제한하거나 해임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 제정을 요구하자 TBS 교통방송이 반발하고 나섰다”는 보도에 TBS가 30일 “상위법인 지방공기업법에 비해 체계성‧구체성이 떨어지고 과잉 징계 우려가 있으며 언론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서울시 조치에 불응한 것처럼 보도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문화일보는 29일자 <서울시가 내놓은 ‘비위 임원 해임 규정’…TBS만 ‘부결’> 기사에서 “시는 최근 산하기관을 상대로 인사 및 운영 제반에 대한 표준 규정안을 만들었다. 시 산하기관들은 이사회를 열고 각 기관의 특성에 맞게 규정을 제정했다. TBS가 특히 반발한 조항은 임원인사 규정”이라면서 “현재 TBS의 주요 임원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당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임원인사 표준 규정안을 부결한 곳은 26개 서울시 산하기관 중 서울시미디어재단 TBS가 유일하다. 그런데 서울시 산하기관 중 ‘언론’도 TBS가 유일하다. 미디어재단의 특수성을 감안한 조항은 없다는 의미다. 서울시 안에 의하면 산하기관 임원은 경고를 받으면 연임이 제한되고 3회 이상 경고면 해임이 가능하다. 문책 사유 중에는 ‘직무를 태만히 했을 때’, ‘직무 여부와 관계없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때’처럼 추상적인 대목이 담겼다.

지난해 12월31일 TBS이사회에선 이에 대한 우려가 등장했다. 서울시 임원인사 표준 규정안을 두고 “경징계 3회로 해임 가능성이 있는 것은 과하고 남용 우려가 있다”, “‘직무 여부와 관계없이’라는 부분도 너무 포괄적이고 태만이라는 개념 규정도 애매하다”는 이사들의 지적이 나왔다. 유선영 TBS이사장은 “방송사는 독립성이 관건인 조직인데 임면권자가 임의로 경고를 주고, 경징계인 경고 1회로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과잉 징계에 해당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악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해당 안건은 보류됐다.

지난 1월20일 이사회에서도 “문책을 임명권자가 행한다는 것에 놀랐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라든지 절차의 적법성을 구축해야 한다”, “TBS에서 자체적으로 임원인사 규정을 만들고 서울시가 검토한 뒤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사들의 지적이 있었다. 유선영 이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와 우리가 유사하다고 생각해 관련 규정을 검토한 결과 방문진의 경우 임원 결격사유는 있지만 이런 인사규정은 없었다”면서 “일단 부결 처리하고 TBS에서 임원인사 규정을 만들어 시와 협의 과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든 후 의결하자”고 제안했고, 이사 전원이 동의했다.

익명의 서울시 관계자는 문화일보를 통해 “같은 잘못을 여러 번 저지른다고 해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TBS는 지방공기업법의 적용을 받는 기관으로 임원의 연임 또는 해임 기준이 ‘금품 비위, 성범죄, 채용 비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위행위’로 이미 규정되어 있다. 임원이 비위를 저질러도 해임할 수 없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TBS 입장이다.

TBS는 서울시가 내놓은 6건의 표준 규정안 중 5건을 거부해 향후 경영평가에서 이행 명령 부문 감점 5점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TBS와 서울시 관계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 이글은 2022년 03월 30일(수)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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