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 “올해는 글로벌 콘텐츠사업자 도약 기반 만들 것”

내부에선 “불통 리더십·사장 눈치보기 우려”도

박정훈 SBS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SBS 사장으로서 3연임은 최초다.

SBS는 지난 2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박정훈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2년 임기의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 단협에서 노사는 임명동의 대상에서 SBS 사장과 SBS A&T 사장을 제외하고, 공정방송 부문 중 시사교양과 편성 책임자 임명동의 대상을 본부장에서 국장으로 격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임명동의 없이 이사회 추천으로 박정훈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박정훈 사장은 2017년 노사와 대주주가 임명동의제 도입에 합의한 이후 2017, 2019년 두 번의 임명동의 투표를 거쳤다.

박정훈 사장의 재선임 배경에는 경영실적 상승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BS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67%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기순이익도 1415억원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 ‘원더우먼’ 등 잇따라 드라마 히트작을 내놓으며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하기도 했다.

▲ 박정훈 SBS 사장. 사진=SBS 제공.

SBS에 따르면 박정훈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2021년 SBS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6년 연속 TV 프라임타임 2049 시청률 1위를 지켜냈고, 경쟁사와의 수익 격차도 크게 벌리고 있다”며 “특히 광고 매출은 전년대비 768억원 신장하여 단일 채널로서는 압도적인 1위를 달성하였고, 유튜브를 포함한 디지털사업 부문도 작년에 이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 2021 SBS 경영성과를 강조했다. 박정훈 사장은 “2021년 SBS는 별도 기준 1077억원, 연결 기준 144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며 “이는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매출의 성장과 제작비 등 주요 영업비용을 지속적으로 효율화해 온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현재 경쟁사들은 멀티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업체들은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 그런데 S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여전히 시대에 뒤쳐진 규제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SBS는 이러한 구시대적인 차별규제를 혁파하고 글로벌 콘텐츠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제작시스템을 스튜디오 중심으로 재편하고, 글로벌 OTT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디지털 및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계열회사들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시켜 실적을 내겠다”고 했다.

▲ 서울 목동 SBS사옥.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박정훈 사장의 세번째 연임에 대해 “SBS가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고 지상파로서의 공적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경험을 바탕으로 SBS의 발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며 “협력적 노사 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배척과 대결의 대상이 아닌 협의와 존중의 파트너로 인식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박정훈 사장과 이동희 경영본부장, 정승민 대외협력실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 민인식 시사교양본부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노조가 추천한 이총희 고려대 법무대학원 금융법학과 겸임교수는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노조는 추천 이유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으로 활동한 이총희 교수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에도 관심이 많고 경험이 많아 기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활동을 충실히 해서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BS 내부에서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형택 SBS 노조위원장은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의 중심에 있던 사장의 연임으로 노사관계가 또 악화되는 거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박정훈 사장) 본인이 회사를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불통의 리더십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장의 집권이 오래되면서 팀장들 중심으로 사장 눈치를 더 보게 된다. 사장에게 잘 보여야 출세할 수 있다는 정서가 팽배한 거 같다. 그게 조직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 이글은 2022년 03월 28일(월)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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