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통령선거 TV토론에 나선 대선후보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20대 대통령선거는 0.73%라는 ‘역대급’ 초접전 승부였던 만큼, 유권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검증에 목말랐다. 그 결과는 TV토론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드러났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미디어환경 속에서도 고정형TV로 측정하는 대선 TV토론 시청자수가 매우 높게 나타나며 여전히 ‘중요한 순간’에는 사람들이 TV앞으로 모인다는 사실도 코로나19 국면에 이어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기호 순) 후보의 4자 TV토론 시청자수(전국 개인 기준)를 집계한 결과, 모두 3560만5000여명이 TV토론을 보며 후보자 검증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3일 지상파3사 초청 첫 4자 TV토론 시청자수의 경우 KBS 425만6200여명, MBC 262만5000여명, SBS 198만5800여명으로 3사 합계 886만7000여명을 기록해 21세기 대선후보 TV토론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2월11일 한국기자협회 주최,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6개사 주관 TV토론 시청자수의 경우 JTBC 97만6400여명, MBN 89만4100여명, TV조선 73만8400여명, 채널A 72만1300여명, YTN 65만4300여명, 연합뉴스TV 43만1500여명 순이었다. 시청자수 합계는 441만6000여명으로 앞선 지상파3사 TV토론의 절반 수준이었는데, 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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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법정 TV토론(1차) 시청자수는 KBS 191만7300여명, MBC 116만2000여명, SBS 99만1500여명, JTBC 92만2800여명, 채널A 64만8100여명, MBN 61만1700여명, YTN 59만1100여명, TV조선 53만3100여명, 연합뉴스TV 33만9200여명 순이었다. 9개 방송사 시청자수는 771만6800여명으로, 2월3일 첫 4자 TV토론 당시 시청자수보다 115만 명 가량 줄어든 수치였으나 여전히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2월25일 법정 TV토론(2차) 시청자수는 KBS 188만9400여명, MBC 126만2200여명, SBS 115만여명, TV조선 67만6800여명, MBN 54만9100여명, 채널A 53만5600여명, JTBC 49만9900여명, YTN 47만4600여명, 연합뉴스TV 26만2600여명 순이었다. 시청자수 총합은 730만200여명으로 1차 토론보다 40만 명 이상 줄었다. 똑같은 내용이 동시에 나가도 각사별로 시청자수 차이를 보이는 대목은 흥미로운 연구대상이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3월2일 법정 TV토론(3차) 시청자수는 KBS 192만7400여명, MBC 130만5700여명, SBS 91만9100여명, TV조선 69만9900여명, YTN 61만800여명, 채널A 59만4500여명, JTBC 45만8200여명, MBN 44만8200여명, 연합뉴스TV 34만1200여명으로 나타났다. 총 730만5000여명으로 2차 토론과 비슷한 규모였다. 법정 TV토론 1~3차 동안 MBC‧TV조선만 시청자수가 계속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JTBC는 1차 시청자수가 지상파 수준으로 높았다가 2차에서 급감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다섯 번의 TV토론이 보여준 ‘영향력’은 시청자수가 아닌 도달자수로 보면 더 와닿는다. 2월3일 첫 TV토론 도달자수는 1492만7700여명이었고, 법정 TV토론도 1차 1417만4100여명, 2차 1339만6700여명, 3차 1346만6700여명을 나타냈다. 다섯 번의 TV토론 누적 도달률은 51.08%였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 국민 2명 중 1명은 다섯 번의 TV토론 가운데 최소 1번 이상은 TV토론을 봤다는 의미다. 시청자수는 1분 단위로 평균 시청자를 측정하고, 도달자수는 방송 시간(120분) 중 1분 이상 시청 여부를 측정한다.

대선 TV토론 도달률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는데, 전남이 58%, 광주가 55.8%로 도달률 1‧2위를 기록해 토론에 가장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달률이 가장 낮았던 지역은 서울로 49.1%였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 도달률이 77.63%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68.95%, 40대가 52.25%, 30대가 33.81%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고정형TV 대신 유튜브를 통해 시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4세~10세 이하 도달률은 10대(21.67%)와 20대(24.33%)보다 높은 30.75%를 나타냈는데 이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시청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시청지표는 ‘디지털 시청’은 제외한 수치다. 일례로 2월3일 지상파3사 첫 TV토론 당시 유튜브 채널 최고 동접자수는 MBC 25만5747명, KBS 9만4985명, SBS 5만3764명을 나타냈다. 2월11일 비지상파6사 TV토론 당시에는 JTBC 12만1530명, YTN 7만2323명, 채널A 5만3826명, TV조선 4만7111명, MBN 1만8841명, 연합뉴스TV 8940명의 최고 동접자수를 기록했다. 디지털 시청까지 감안한다면 올해 대선 TV토론의 영향력은 상당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월21일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과거 손석희의 ‘압박면접’처럼 날카로운 언론의 공격적 인터뷰도 사라진 현실에서, 상호 검증이 가능한 대선후보 TV토론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더 많이 이뤄져야 했지만 5회에 그쳤다. 차기에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회를 최소 3회로 규정한 대목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법정 TV토론 외에도 각종 초청 토론회에 참여를 더욱 강제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언론시민연합‧언론개혁시민연대는 “후보자 개인 성향이나 의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유권자 시민의 정보 접근권이 확대되거나 축소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후보자 토론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이글은 2022년 03월 13일(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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