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령 5조는 ‘언론 자유’에 대한 내용

“언론에 대한 권력 개입은 중대 범죄로 규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 막바지 국면에 들어서자 ‘언론과의 전쟁’에 나섰다. 정작 국민의힘 강령에는 무엇보다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당 내부에서도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된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 나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을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언론노조가 더불어민주당의 하수인 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윤 후보는 당시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이) 집권 연장을 하기 위해서 국민을 속이고 공작하는데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며 “이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전위대를 세워서 갖은 못된 짓 한다. 그 첨병 중 첨병이 언론노조”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언론노조)도 정치개혁에 앞서 먼저 뜯어고쳐야 한다”며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 이게 민주주의가 맞는가. 대한민국 언론인들도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만배 녹취파일’ 보도를 앞두고 있던 독립언론 뉴스타파를 의식해 이 같은 발언이 나왔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뉴스타파가 윤 후보 측에게 검사 시절 대장동 사업관련자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해줬냐는 취지의 반론을 요청했을 것이고 이에 대한 내용을 인지한 윤 후보가 언론을 향해 다소 공격적인 발언에 나섰다는 것이다.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는 이와 관련해 7일 ‘윤석열 언론노조 공격, 김만배 음성파일 물타기였나’라는 제목의 보도들 했다. 오마이뉴스는 “윤 후보가 ‘민주당이 강성노조 편든다’는 식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적은 있지만, 직접 언론노조를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갑작스러운 언급인데다가 연설의 흐름에도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언론계는 윤 후보 발언을 두고 반발에 나섰다. 언론노조를 비롯한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 6개 언론현업단체들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윤 후보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언론현업 6단체가 지난 7일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집권도 하기 전에 비판언론을 말살하겠다는 오만한 협박을 일삼는 자는 민주공화국 대통령 후보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정작 당 내부에서는 수습의 모양새가 포착된다. 윤 후보 발언이 국민의힘 강령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강령은 당의 이념적, 정책적 줄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규범적 성격을 가진다.

국민의힘은 강령 5조 ‘국민과 함께 만드는 정치개혁’에 언론 자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강령 5조-4는 ‘언론 자유를 지키는 개혁’으로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독립성, 공정성, 객관성을 침해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또 “이를 위해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현행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 구성안을 개선해 방통위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영방송 등의 이사회 중립성을 확보한다”며 “공영방송 등의 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임면권을 폐지하고, TV 수신료의 강제 통합징수도 함께 폐지한다. 언론에 대한 권력의 개입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공소시효를 폐지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무대에 오르다 보면 발언 강도가 높아지고 하는 일이 있지 않은가. 그런 측면으로 이해해달라”라며 “언론노조나 언론계를 상대로 강압적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발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이글은 2022년 03월 09일(수)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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