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본 이진숙, 시민단체 대표로 국민감시단 참여…언론-시민단체-선대본-제1야당 연결

황보승희 “이진숙 참여 몰랐다, 공영언론 보도 객관적 데이터로 분석”…“언론 압박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지원을 약속한 시민단체 모임에 현직 언론인단체뿐 아니라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 소속 인사가 대표로 있는 단체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대선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국민감시단)은 지난 9일 KBS·MBC·연합뉴스·YTN·TBS 등 5개 공영언론사에서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총 638건의 불공정·편파방송 사례를 적발했다며 관계자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출신들이 공영언론사 경영권을 장악한 뒤 편파·왜곡 방송이 군사독재 정권 시대의 행태를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인 지난 10일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장(단장 황보승희·김승수·윤두현)을 맡고 있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이 모니터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방송보도의 공정과 상식, 정의를 외치는 시민단체의 절규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며 필요한 경우 어떠한 지원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밝힌다”고 했다.

국민감시단은 그 외에도 다수 논평을 내놓았고, 공영언론 관련자들 고발 계획도 밝혔다.

▲ 지난해 11월30일 출범한 대선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 사진=유튜브 시사포커스TV 갈무리

국민감시단은 지난해 11월30일 출범했고 24개 시민단체로 구성했다. 24개 시민단체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바른언론인모임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방송모니터단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주)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한국도농상생연합회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이다.

단체명이 여럿 등장하기에 국민감시단에 속한 단체명은 작은 따옴표(‘’)를 달아 표기했다.

제1야당이 지원하겠다는 ‘국민감시단’
현직 언론인단체, 선대본 관계자 참여

국민감시단에는 현직 언론인단체가 속해있다.

‘KBS직원연대(공정방송과 미래비전 회복을 위한 직원연대)’와 ‘MBC노동조합’은 현재 공영방송 소속 언론인단체다. ‘KBS직원연대’와 ‘MBC노동조합’이 시민단체라는 이름으로 다른 단체들과 연대한 가운데 제1야당이 이들 언론인에게 “어떠한 지원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해당 언론인들이 야당 편향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국민감시단에 참여한 단체가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조직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민감시단 24개 단체 중 하나인 ‘바른언론인모임’의 공동대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다. 그는 지난해 8월말 윤석열 캠프 언론특보로 영입됐다가 해촉됐지만 지난해 10월 재차 영입돼 선대위 시민사회총괄본부 대변인을 맡았다.

이진숙 대표는 지난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범사련(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바른언론인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고 (단체들이) 선대본 시민사회총괄본부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바른언론인모임’ 공동대표 자격으로 시민사회총괄본부에 참여하고 있고, 선대본 국민통합본부 내 미디어감시단장도 맡고 있다. 선대본에 속한 시민단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정권교체국민행동이라는 단체의 대변인도 맡았는데 지난해 10월 윤 후보는 해당 단체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MBC 민영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권교체국민행동은 6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돼 있는데 국민감시단에 속한 ‘범사련’ 등도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시민사회 진상규명조사단에 대변인으로 참여했다. 해당 조사단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과 이갑산 ‘범사련’ 회장을 자문으로 위촉했고, 조사단에는 최철호 ‘KBS직원연대’ 대표, 김태일 ‘신전대협’ 대표도 참여했다. 국민감시단에 이름을 올린 단체들이다.

▲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바른언론인모임 공동대표). 사진=유튜브 이진숙TV 갈무리

‘바른언론인모임’은 지난해 6월부터 언론보도에서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바른언론인모임을 언제 만들었느냐’는 미디어오늘 질문에 “시민사회총괄 캠프를 만든 시기”라며 “지난해 여름 무렵”이라고 답했다.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기 위해 시민단체를 만들어서 참여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캠프 참여와 시민단체 설립의) 선후관계는 모르겠다”며 “선거보도가 예민한 만큼 제대로 보도하는지, 잘못된 메시지로 후보에게 흠을 가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니 유권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데 특히 시민단체로서 필요하겠다는 의견이 모아져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국민감시단에 속한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방송모니터단’ 등은 국민감시단 설립(지난해 11월말) 이후에나 언론보도에서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간부 이름 겹치는 다수의 시민단체
국민감시단에 공동으로 이름 올려

미디어오늘 확인결과, 국민감시단에 이름을 올린 몇몇 단체는 임원이 서로 겹치기도 했다.

2018년 경북 교육감에 보수교육감을 표방하며 출마한 김정수 후보는 과거 2010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한 시민단체를 창립해 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추진했고, 2011년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해당 단체 사무총장으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김 대표는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는다. 현재 이 단체가 국민감시단에 속해있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상임대표 이갑산)’과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사무총장 김정수)’ 등의 단체가 모여 ‘범사련(공동대표 이갑산, 김정수)’을 만들었다.

국민감시단에는 이 세곳 단체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김정수, 이갑산 등 일부 인사들이 주도하는 시민단체들이 모여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그 단체들이 최근까지 활동을 이어오다 별도의 단체로 국민감시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범사련’은 2018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국회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한 단체 중 하나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또한 김정수 대표는 현재 국민감시단에 이름을 올린 또 다른 두 단체의 상임대표를 역임했다. 2018년 경북교육감 출마 당시 그는 ‘자유교육연합’과 ‘좋은학교운동연합’ 상임대표를 겸임하고 있다고 언론에 소개됐다. 국민감시단에 이름을 올린 24개 단체 중 김 대표가 관여한 단체가 다섯 곳이다.

김 대표가 2011년 창립을 주도하고 사무총장으로 있던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의 당시 대변인은 하태경 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 단체는 무상급식을 반대했다.

▲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관련해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객관적인 데이터로 공영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언론에 대한 압박이 아닌 공정방송을 요청하는 활동이란 입장이다.

황보 의원은 지난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민감시단에 어떠한 지원을 계획하는지에 대해 “국민감시단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 우리(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도 검토해서 고발할 건 고발하고 언론중재위원회 등에 조정이나 심의신청 등을 공조할 수 있다”며 “(국민감시단 주장을) 무조건 받아서 하는 건 아니지만 방향이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계획했다기보단 공개적으로 공영언론사의 문제를 함께 지적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황보 의원은 “개인이 속한 시민단체가 어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단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국민감시단이나 민언련, 언론노조, 참여연대 활동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 의원은 이어 “우리가 국민감시단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국민감시단이 불공정방송을 막고 공정방송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 여권에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반대로 국민감시단의 활동도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후보에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에 황보 의원은 “우리 편을 들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건 아니고 공정하게 보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모니터링하면 보도시간은 어떻게 됐는지, 몇 번을 다뤘는지 등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0일 국민의힘 공정방송감시단 공영방송 모니터링 자료

정치권에서 언론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황보 의원은 “우리가 압박한다고 달라지겠느냐”며 “균형을 잡아달라고 지적할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에서는 SBS PD에게 압력 넣어서 프로그램에서 없애버리지 않았느냐”며 “그게 압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감시단에 속한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의 김갑재 대표는 2015년 당시 인터넷매체 NDNnews 공동대표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자유기업원’은 자유기업센터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설기구였다가 독립한 단체다. 전임 사무총장인 전희경 전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 국민의힘 서울 서초구갑 당협위원장 등의 이력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선대위 NGO지원본부장에도 합류했다. 전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섰고, 이대 석사학위 논문 80%가량 표절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은 국민의힘과 함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건으로 대검에 고발했고, 대장동 의혹 관련 문제제기를 하는 등 여권 비판에 앞장서 왔다.

[기사 수정 : 미디어오늘 보도 이후 황보승희 의원은 발언 취지를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재정리한 내용을 전달해와 22일 18시 55분 수정 반영했습니다.]

* 이글은 2022년 02월 22일(화)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