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언론인 사찰 논란 휩싸인 공수처

신문협회 등 언론 4개단체 규탄 성명

“언론 자유 위협하며 국민 알 권리 위축”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4개 단체는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개 언론사 60여 명 기자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을 규탄하고 나섰다.

4개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취재 목적 혹은 개인적 사유로 통화한 언론인들에 대한 공수처의 무차별적 통신 조회는 헌법상 보장된 통신비밀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또 언론 자유를 위협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공수처가 통신조회를 한 기자들은 공수처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통신 사찰은 과거 수사기관이 비판적 기사를 작성한 언론인에 대해 보복할 때 쓰던 불법 표적 사찰과 다를 게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정부과천청사에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식에서 당시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왼쪽 두 번째부터),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는 최근 언론·정치권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통신조회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반면, 공수처는 “현재 공수처 수사 대상 주요 피의자 중에는 기자들과 통화가 많거나 많을 수밖에 없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며 “단지 가입자 정보를 파악한 적법 절차를 ‘언론사찰’로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4개 단체는 “수사상 필요로 통신조회를 하더라도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감안해 당사자에게 사전 통보하고 그 대상도 최소화하는 것이 옳다”며 “그럼에도 공수처는 해당 사건 관련자들과 통화한 적이 없는 정치부 기자나 영상 기자들에 대한 통신 조회까지 했고, 심지어 일부 기자들의 경우 가족에까지 통신 조회 범위를 확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4개 단체는 또 “수사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언론인과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은 수사권 남용이고, 명백한 범죄 행위다”라며 “공수처의 설명대로 통신 조회가 적법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어떤 혐의로 누구를 조회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21년 12월 23일(목)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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