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 6차 회의가 2시간만에 끝났다. 방송법‧신문법‧정보통신망법 개선 논의가 이뤄진 이날 회의에선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포털 뉴스 서비스 등을 놓고 산발적인 논의가 나왔다. 공영방송 이사 국민추천제를 두고선 여야 입장차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공영방송은 양당에서 지원하는 사람이 결국 사장이 되고 있다”며 “거대양당이 분점하는 정치 현실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공영방송에 등장하기 어렵다”며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 방통위 부위원장은 “올해 공영방송 이사 추천만큼은 여야 추천으로 진행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국회에서 시민추천제도가 논의되면 발전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민 100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 추천 국민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를 뽑도록하는 법안을 발의한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현재 공영방송 이사회에 정치권이 관여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강조한 뒤 “인구통계학적 방법으로 배심원단 같은 국민추천단을 일회성으로 구성해 숙의과정을 거켜 이사를 뽑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 부위원장은 “시민참여형태의 이사 추천 방식으로 가면 KBS 종사자들 입장에서도 보다 공적책임에 부합하는 KBS로 거듭나는 방법이 될 것”이라 밝혔다.

반면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참여방식에도 소수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 소수가 뽑은 150명~200명의 결정이 전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 300명보다 공정하다고 어떻게 담보할 수 있나”라면서 국민추천제도가 “공영방송의 편향성 시비를 해소할 대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이름만 그럴싸한 국민추천방안에 매몰될 게 아니라 임기교차제 논의를 해야 한다. 어느 정권이 오더라도 이사회를 한꺼번에 바꾸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기교차제 역시 정치적 후견주의의 대안이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강제로 시청료를 징수하면서까지 공영방송을 봐야 하나. 국민들이 공영방송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김현 부위원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국회 정문 앞 모습. ⓒ연합뉴스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논의도 등장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언론사가 포털에서 독립돼야 한다. 아웃링크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포털이 언론사 뉴스편집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문체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포털은 세간의 지적을 받으며 이걸(인링크 뉴스 배열 서비스를) 계속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포털이 알고리즘이란 이름 뒤에 숨어 자체적으로 기사 배열을 못 하도록 법안을 발의한 이후 네이버‧다음이 점차적으로 뉴스 배열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전한 뒤 “최근 연합뉴스가 네이버 다음에서 퇴출됐다. 연합뉴스가 나와 있는 상황에서, 연합뉴스를 기반으로 공공포털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공공포털 연구용역’ 명목으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2022년 10억 예산이 배정됐다며 문체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전문가들이 뉴스배열 알고리즘을 검증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GPS보다 실용적인 GIS(공간정보시스템) 방식으로 포털 뉴스 배열이 이뤄져야 지역언론이 살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머지포인트 피해 규모가 1000억원 대라고 한다. 기사형광고로 매입자들이 늘었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기사형광고 폐해로 이같은 재산권 침해가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 때 사라진 신문법 과태료 규정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미디어특위는 지난 11월25일 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위원회 등 기관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방송법‧신문법‧언론중재법‧정보통신망법 등 언론관계법 관련 공청회를 마친 상태다. 특위는 오는 28일 언론중재법 등 개선 논의를 끝으로 활동결과 보고서를 채택한 뒤 종료될 예정이다.

한편 언론현업 5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내 공영방송 지배구조, 포털 관련 규제, 언론중재법 개정 등의 핵심 의제에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면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언론특위 활동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해 시민참여 공영방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반드시 도출하라”고 요구했다.

* 이글은 2021년 12월 21일(화)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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