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언 진흥회 이사장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는 태도 있었다”

설진아 수용자권익위원장 “매우 유감, 사태 방지 못해 반성”

연합뉴스가 돈을 받고 보도자료를 기사로 내보낸 ‘기사형 광고’ 문제로 포털 노출중단 제재를 받은 가운데 연합뉴스 유관 기구 수장들이 기사형 광고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잡지 ‘신문과 방송’ 10월호는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가 김주언 뉴스통신진흥회(연합뉴스 관리감독 기구) 이사장을 인터뷰한 기사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관행 방치는 큰 잘못, 재발 없을 것’”을 게재했다.

정준희 교수는 언론민주화운동과 언론개혁에 대한 김주언 이사장의 생각을 물은 뒤 ‘기사형 광고’ 문제를 질문했다. 정준희 교수는 “우리 언론과 대중에게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공급하는 뉴스통신사가, 그리고 그것도 공영 언론이, 수익을 좇아 자본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버렸고, 그로써 시민이 농락당한 것과 진배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하며 질문했다.

KBS 이사 시절 김주언 이사장. 사진=김도연 기자

김주언 이사장은 “공영 언론을 표방하는 국가기간통신사라는 데에서, 그런 식의 기사형 광고를 거리낌 없이 전송해온 것에 대해서, 최근 연합뉴스 사장이 두 번이나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죠”라며 “방치했다는 거 당연히 큰 잘못입니다”라고 답변했다.

김주언 이사장은 “수입도 크지 않은 그런 일을 관행적으로 해와 놓고도 내심 ‘우리만 한 거 아니야’라는 인식, 다른 모든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 민영 뉴스통신사 다 그렇게 하는데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는 태도가 있었어요”라며 “그래서 그 문제가 이번 신임 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였어요. 모든 후보들에게 질문을 했고, 그런 것에 연관된 문제를 모두 점검해서 다 없애버리겠다는 확약을 받았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주언 이사장은 지난 8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 위장 광고는 국가기간통신사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는 중요한 사안이다. 다른 언론에도 유사한 잘못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공영 국가기간통신사라는 점을 생각할 때 더욱 심각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9월 연합뉴스 수용자권익위원회 정례회의 회의 내용에 따르면 설진아 수용자권익위원장(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이 기사형 광고 문제를 지적했다. 수용자권익위는 연합뉴스 수용자(독자)를 대표한 인사들이 한 달에 한번 연합뉴스에 의견을 내는 기구다.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논란 타임라인. 디자인=안혜나 기자

설진아 위원장은 “연합뉴스가 포털 제재를 받게 된 점도 유감스럽다. 연합뉴스를 모바일로 구독하고 있어서 기사를 넘기다 보면 연합 기사가 블랭크로 뜨니 그 부분이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광고, 홍보성 기사에 대해 몇 차례 지적한 바 있었고, 기사와 관련된 개선 답변도 들었던 것 같은데 미디어오늘 보도처럼 기사형 광고를 전송한 사실이나, 홍보대행사 계약서, 32일간의 포털 노출 중단과 재평가 제재를 뉴스를 통해 봤는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설진아 위원장은 “매달 수용자권익위원회에서 위원들이 각 분야 기사의 문제를 지적했고, 저 역시 문제가 될 만한 것 위주로 모니터를 해왔는데 연합뉴스의 홍보사업팀에서 기사형 광고를 영업 전략으로 해왔다는 점은 위원들도 몰랐을 것”이라며 “정기회의 때 기사형 광고 문제를 주요 아젠다로 잡아서 사측의 대책을 촉구했다면 이런 사태를 방지했거나 경고하는 역할이라도 할 수 있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사업 행태가 드러난 내부 문건. 디자인=안혜나 기자

그러면서 설진아 위원장은 수용자 권익위 실효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우태희 수용자권익위원은 “공영 통신사가 수익 추구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한 것이 이번 문제의 본질”이라며 “신임 대표 취임과 함께 공적 기능을 다시 회복하고 미디어로서 혁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이글은 2021년 10월 14일(목)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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