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광고 집행을 대행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정부광고 불법 직거래 사례를 58건 확인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2018년 6월 제정된 정부광고법 시행 이후 2년간 법 (정부는) 위반행위에 깜깜이었고, 그나마 3년 차에 접어들어 방송‧인터넷 매체를 제외한 신문매체 일부의 위반만 확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광고법에 의하면 정부기관등이 언론재단을 거치지 않고 언론매체와 직거래한 정부광고는 불법으로, 시정조치 대상이다.

김의겸 의원실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초 제정안에는 정부 광고를 직거래한 경우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으나 정부 기관의 자율성 침해와 과잉규제 우려로 삭제됐다”고 전한 뒤 “하지만 법 시행 3년이 되도록 시정조치조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58건의 직거래에 대해서도 언론재단은 법 위반 사례로 확정하지 않았다”며 언론재단과 문화체육관광부를 비판했다.

김의겸 의원은 “정부 광고를 문체부에 요청한 뒤 게재하도록 하는 등 직거래를 금지한 것은 광고의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광고와 기사를 맞바꾸는 등 뒷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체부는 현재 언론재단이 실시하고 있는 일부 매체에 대한 샘플링 수준의 모니터링이 아니라 전수조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위반 시 실질적인 불이익이 가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일 문체위 국감에서 “문체부(언론재단)를 통하지 않고 언론사와 직거래한 일종의 뒷거래가 58건 나왔다. 그런데 언론재단에선 법 위반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면서 “시정조처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희 문체부 장관은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왼쪽)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의 모습.

“기사형 정부광고, 신문법‧정부광고법 위반”

한편 이날 국감에서 김의겸 의원은 “최근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로 무리를 일으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연합뉴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 광고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사형 정부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22일자 조선일보 국립암센터 인터뷰 기사는 누가 보더라도 기사인데, 국립암센터가 조선일보에 1000만 원을 주고 광고로 실은 것이다. (지면에선) 이게 광고라는 것을 알 수 없다”면서 “블로거나 유튜버도 협찬이나 원고료를 받으면 받았다고 표시하고 있다”며 독자를 기만하는 언론계 실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기사형 정부광고는 신문법 위반에 정부광고법 위반”이라며 주무 부처의 대응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어떻게 정부 광고가 집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오늘(1일) 의원실에서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정부 부처‧기관별로, 언론사별로 정부 광고 집행 내역을 알 수 있다”고 전한 뒤 “우리 의원실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론재단도 의지를 가지면 얼마든지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황희 장관은 “당연히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김 의원이 “언론노조 등에서 여러 번에 걸쳐 공개를 요구했는데 (언론재단이)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히자 황 장관은 “저는 공개 못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내부에) 사정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 이글은 2021년 10월 03일(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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