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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발 사주 의혹’ 보도, 따옴표 넘치고 검증 외면[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 조선일보 사설 싣지 않고 ‘옹호’ 칼럼, 제보자 트집 잡기
  • 관리자
  • 승인 2021.09.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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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매체 뉴스버스 <단독-윤석열 검찰, 총선 코앞 유시민·최강욱·황희석 등 국민의힘에 고발 사주>(전혁수 기자)는 9월2일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둔 시점에 검찰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측에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 등 11명에 대한 형사 고발을 사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버스는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사 출신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김웅 의원(현 국민의힘)에게 두 차례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했으며 이는 미래통합당 측에 전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고발장 속 피해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 등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사안이 ‘검찰 사유화’와 ‘검찰의 선거개입’ 등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인 만큼 언론 보도도 쏟아졌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뉴스버스 첫 보도 이후 언론이 이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보수·경제지, 왜 적게 다룰까

경향·한겨레·한국·MBC 적극 보도

9월2일부터 7일까지 지상파3사와 종합편성채널4사 저녁종합뉴스, 6개 종합일간지와 3개 경제일간지 관련 보도를 확인했는데요. 뉴스버스 보도가 시작된 9월 2일 저녁종합뉴스와 다음 날인 9월 3일 신문지면 보도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첫 보도 직후 방송 저녁종합뉴스(9월2일)·신문지면(9월3일) 보도량. 표=민주언론시민연합

뉴스버스 보도 당일인 9월2일, 가장 적극 보도한 언론은 MBC입니다. 이날 저녁종합뉴스에서 MBC는 첫 번째 꼭지 <윤석열 검찰, 야당에 정치인·기자 ‘고발 사주’ 의혹>(윤수한 기자)을 시작으로 연달아 4건을 다뤘습니다. KBS와 SBS는 2건, 종편4사는 각각 1건씩 보도했는데 대부분 뉴스버스 보도와 정치권 반응을 전하는 것으로 내용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TV조선(16번째), 채널A(13번째), MBN(14번째)은 보도순서를 뒤쪽에 배치하며 소극적인 보도양상을 보였습니다.

다음 날인 9월3일 신문지면에서는 한겨레 <윤석열 검찰, 야당에 여권인사 ‘고발 사주’ 의혹>(배지현 기자)가 1면 머리기사로 실었고, 경향신문 <“윤석열 측근 검사가 여권 정치인·언론인 고발장 야당에 전달”… 김오수 “진상조사”>(허진무 기자)과 한국일보 <윤석열 검찰, 야 통해 청부 고발 의혹… 대검 “진상 조사”>(손현성 기자)도 1면 하단에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는 관련기사 4~5건을 추가로 싣는 등 다른 신문보다 적극적으로 보도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신문 지면·방송 저녁종합뉴스(9월2~7일) 보도량. 그래프&표=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 보도행태는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MBC·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는 자세히 사안을 짚으며 의혹에 관해 검증하는 보도를 이어갔지만, 경제지들은 3~4건의 보도만을 전하며 사안을 축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종합일간지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인 단 6건의 보도를 내놨는데, 그마저도 사안에 대한 설명 없이 여야 공방을 전하거나 제보자나 조사자에게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만드는 보도였습니다.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사설 제목(위부터 9월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9월4일 동아일보, 9월7일 중앙일보)


사설에서도 언론의 적극성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습니다. 조선일보와 경제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설을 통해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엄정 수사가 불가피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분석 기간 동안 경향신문·한겨레·한국일보는 각각 3건의 사설을 실었고, 동아일보는 2건 <윤석열 측근 ‘고발 청부’ 논란 철저히 진상 밝혀야>(9월4일), <‘윤석열 측 사주’ 논란 고발장 공개… 실체 확인 서둘라>(9월7일)이었으며, 중앙일보 <윤석열 ‘고발 사주’ 논란, 정쟁보다 규명이 먼저>(9월7일)는 1건을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관련해 사설을 한 건도 싣지 않았고, 되레 윤석열 후보를 옹호하는 칼럼이 오피니언면에 실렸습니다. 최원규 사회부장이 쓴 <고발됐다고 왜 피의자가 되어야 하나>(9월6일)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란 단체는 최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며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피고소인이나 피고발인은 바로 피의자가” 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피의자라고 하면 무슨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인식되기 마련”인데, “고소·고발 남발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프랑스처럼 “피의자와 참고인의 중간적 지위를 갖는 ‘변호인 조력을 받는 참고인’ 제도” 같은 ‘중간지대’를 두는 것을 검토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일보, ‘윤석열 전태일기념관 방문’ 적극 보도

조선일보는 9월4일 정치면 머리기사 <與 “고발 사주, 국기문란·깡패”… 윤석열 “사실 아니면 다 물러나라”>(노석조·주희연 기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희대의 국기 문란이자 정치공작’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윤 전 총장 개입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 “야권 지지율 1위 주자인 자신을 겨냥한 역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기사 내용 대부분이 여야 정치인 발언으로 전형적인 ‘따옴표보도’였습니다.

또한 조선일보는 전날 전태일기념관을 찾은 윤석열 후보 행보를 전한 <전태일 찾은 윤석열… 장기표와 함께 참배>(김민서 기자)를 고발 사주 의혹 기사 오른쪽에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언론사 중 유일하게 윤 후보 전태일기념관 방문 사진을 기사와 함께 실은 조선일보는 고발 사주 의혹 기사 제목 아래 사진을 도드라지게 편집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 <전태일 열사 앞 묵념하는 윤석열>(9월4일)처럼 사진기사에 그치거나 방송사들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한 윤 후보 입장을 듣는 자료화면으로 사용하는데 그친 것과는 큰 차이가 났습니다.

전태일 열사와는 확연히 다른 윤석열 후보의 노동관은 경향신문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쉬어라?… 대권주자 윤석열의 시대착오적 노동관>(7월20일 이혜리·심진용 기자)에서 이미 지적된 바 있지만 조선일보는 “근로자들의 노동 가치와 성장을 위해 그늘진 곳에서 애쓰신 분들을 다시 한번 기리기 위해” 방문했다는 윤 후보 발언을 비판 없이 그대로 전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과 윤석열 후보 전태일기념관 방문을 나란히 편집한 조선일보(9월4일


누구를 위한 받아쓰기 보도인가

절반이 ‘따옴표’, 검증보도 16% 그쳐

9월2일부터 7일까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사는 총 179건으로 보도 형식과 내용에 따라 5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여야 정치인이나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자 발언을 인용한 기사는 ‘따옴표보도’, 사안을 설명하거나 대검 수사 진행 상황, 국회 법사위 회의 등 기사는 ‘사안설명・조사상황’, 사건이나 관계자 발언을 검증한 보도는 ‘검증보도’, 신문 사설이나 내・외부 필진이 작성한 오피니언 및 방송 저녁종합뉴스 앵커 논평 등은 ‘사설・오피니언’, 그 밖의 내용은 ‘기타’로 분류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 관련 보도 내용 분석 결과(9월2~7일). 그래프&표=민주언론시민연합

분석 결과, ‘따옴표보도’로 분류된 기사가 82건(46%)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에 관해 설명하거나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한 보도는 44건(25%), 검증보도는 29건(16%)에 그쳤습니다. 사설·오피니언은 13건(7%), 기타는 11건(6%)이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보도 초반부터 언론은 여야 정치인 발언을 받아쓰며 정쟁에 참여할 뿐 심층 취재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TV조선 <고발 사주 의혹에… “국정조사”↔“정치공작”>(9월3일 이태희 기자)은 윤석열 후보, 김경진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으로 채워진 대표적 따옴표보도였습니다. 중앙일보 <여당 “윤석열 검찰, 여권 고발 사주한 의혹”… 윤측 “정치공세”>(9월3일 남수현 기자) 역시 여당 대선주자와 윤석열 후보, 김웅 의원의 발언으로 채웠습니다.

사건 관련자 발언이 엇갈리고 있어 해명이 중요한 시점이었고,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만큼 여야 대선 후보 의견을 듣는 기사도 필요했지만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보다는 윤 후보가 향후 정치권에 미칠 영향에 중점을 두고 따옴표보도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이란 초유의 사건인데 제기된 의혹과 관계자 발언을 검증하는 보도가 16%에 그친 것은 언론이 제대로 된 취재를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살 만한 모습입니다.

경제지는 더 적은 보도량을 보였는데 6일간 한국경제 3건, 매일경제 3건, 서울경제 4건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뉴스버스 보도 다음 날인 9월3일 사안을 설명한 기사 각각 1건과 9월4일과 9월7일에 따옴표보도 각 2건씩만 실었으며 검증보도는 전무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보도를 관련자 발언으로 채운 매일경제(9월7일)

9월4일 매일경제 <여 “윤석열 게이트” 총공세… 윤 “또 정치공작, 증거 있으면 대라”>(박인혜・정주원・성승훈 기자)와 한국경제 <윤석열 “고발 사주할 이유 없다… 정치공작 국민이 판단할 것”>(이동훈 기자)은 “고발하라고 한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고발을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안 맞는다. 야당이 고발하면 오히려 더 (수사를) 안 한다”는 윤석열 후보 반론과 여야 대권주자들의 비판 발언을 전했습니다.

9월7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내용을 따옴표로 보도했습니다. 매일경제 <‘윤의혹’ 정면충돌… 여 “즉각 사퇴해야” 야 “정치쇼 멈춰라”>(정주원・성승훈・류영욱 기자)는 “고발장과 텔레그램 대화창 등 자료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진실 공방 논란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며 여야 정치인과 관계자들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한국경제 <장제원 녹취록서 김웅 “고발장 내가 만들었다… 윤 상관없어”>(9월7일 고은이 기자) 역시 관계자들의 발언을 따옴표로 전하며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사자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권의 공세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모두 발언을 전하는데 그쳤으며 당사자들이 부인한 내용에 대한 추가 취재 또는 발언 검증, 문제를 제기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제보자·조사자 트집 잡기 나선 조선・동아

▲ 최초 제보자가 누군지를 두고 논란이라고 전한 조선일보(9월6일)

다른 신문이 적극 보도에 나서기 시작한 9월6일에도 조선일보는 단 한 건의 기사만 내놨습니다. 조선일보 <‘윤석열 고발 의혹’ 최초 제보자 누구였나 논란>(9월6일 김승현 기자)은 “최초 제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김 의원이 아닌 다른 국민의 힘 측 인사가 제보했다면 대선 경선 국면을 겨냥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 “외부 세력과 내부 인사가 결탁한 정치 공작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는 국민의힘 관계자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 기사에도 언급된 것처럼 뉴스버스는 최초 “제보자는 국민의힘 측 사람”이며 “김웅 의원은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조선일보는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내용은 보도하지 않고, ‘제보자’에게만 집중해 ‘논란’으로 이름 붙인 것입니다.

채널A <“최초 폭로자, 지금은 다른 당 캠프에 있다”>(9월7일 안보겸 기자)는 제보자가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 당직자”며 지금은 “국민의힘 쪽 캠프가 아닌 다른 데 들어가 있다”, “옛날에 조작하고 그런 전력이 있었다”는 김웅 의원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이어 “제보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을 모두 잡으려는 것”이며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 주장한 김웅 의원의 동아일보 인터뷰도 그대로 전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은 ‘제보자’가 아닌 ‘내용’이 더욱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부수적인 소재를 계속 문제로 삼았습니다.

▲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정희도 검사 주장을 보도한 동아일보(9월7일)


동아일보 <대검, 손준성PC 포렌식중… 공수처도 수사 검토>(9월7일 고도예 기자)는 정희도 서울동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감찰을 맡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두고 “여러 곳에서 ‘친정권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인데 이런 분이 진상을 공정하고 진실하게 밝힐 수 있을까”라며 “믿지 못하겠다”고 검찰 내부망에 쓴 글을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윤석열 의혹 규명, 친정권 한동수가? 못믿겠다”>(9월7일 이정구 기자) 역시 “한 감찰부장은 친여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고발 사주 의혹 역시 프레임 조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야당의) 대선 경선을 둘러싼 프레임 조작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정 부장검사의 주관적 의견을 여과없이 보도했습니다.

정치적 갈등으로 몰아가는 TV조선

TV조선은 9월7일 불필요한 갈등만 키우는 보도를 계속 내보냈습니다. TV조선 <“제보자 안다” 하자… 공익신고자 전환>(9월7일 박경준 기자)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제보자가 누군지 알 것 같다고 언급하자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인터넷 매체는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신분이 됐다”며 “이제 어느 누구도 신분을 밝힐 수 없다는 뜻”이라며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버스 <단독-대검 ‘고발사주’ 제보자 공익신고… 메시지 주고받은 휴대폰 제출>(9월7일 윤진희 기자)는 “제보자 A씨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상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으로 7일 확인됐다”며 “고발장과 증거자료를 받은 휴대폰 텔레그램 메신저 방의 화면 캡쳐물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휴대폰을 함께 제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익신고자로 전환된 사실이 확인됐을 뿐 김웅 의원 발언과 공익신고자 전환의 선후관계는 알 수 없었지만 TV조선은 김웅 의원 발언으로 제보자가 공익신고자가 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본질이 아닌 사안에 주목한 TV조선(9월7일)

TV조선 <법무부·대검 감찰 이어… 공수처 수사 검토>(9월7일 김태훈 기자)는 대검·경찰·공수처 등 “사실상 모든 수사기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나 감찰에 들어”갔다며 “진상 조사 중인 사안에 국정농단사건의 수사 규모가 움직이는 상황”이라는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발언을 전했습니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봤을 때 당연한 조치로 보이지만 TV조선은 수사기관이 과도하게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나름 객관적 팩트”↔“생태탕 시즌2”>(9월7일 최지원 기자)에서는 여야 정치인 발언을 전하며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본질이 아닌 정치적인 갈등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조선일보·경제지, 김웅 ‘오락가락 해명’ 검증 외면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와 당시 미래통합당 사이에서 고발장 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의혹에 해명을 내놨습니다. 뉴스버스 첫 보도가 나온 9월2일엔, 윤 전 총장 등이 피해자로 적시된 고발장 존재를 명확하게 부인하지 않은 채 “의원실에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뉴스버스는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힌 파일이 김 의원에게 전달됐음을 보여주는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사진도 제시했는데, 김웅 의원은 “전달받은 대화창은 모두 지웠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 뉴스버스가 9월6일 공개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미래통합당 관계자의 텔레그램 대화방 캡쳐 사진

김 의원은 9월6일에도 해명을 내놨는데, 뉴스버스가 밝힌 김 의원 발언 내용과 차이가 있습니다. 김 의원은 “전달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총선이 임박한 상황인데 이를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다”라는 입장인데요. 뉴스버스 보도와 9월2일 전화통화에서 김 의원은 문제의 고발장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전달만 한 것 같다”, “검찰 측 입장에서 들어왔던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사건 피해자로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그쪽(검찰)의 입장을 전달해준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9월 2일엔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전달을 한 것 같다”, “검찰 입장을 전달해준 것 같다”라고 했지만, 9월6일 “기억이 없다”라는 입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진실 공방이 격화되는 와중에 핵심 당사자가 모호하면서 미묘하게 바뀐 해명을 내놓은 상황인데요. 조선일보는 김 의원의 해명 일부만 전달할 뿐 발언 변화 등에 대해 짚진 않았습니다. 첫 해명이 나온 다음 날인 9월3일 <“윤석열 검찰, 야당에 與인사들 고발 요구”… 尹 “사실무근”>(노석조·이정구·주희연 기자)에서 조선일보는 “제보 받은 자료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수 없다” 등 김 의원 주장만 짧게 전할 뿐 그의 해명이나 해명의 문제점에 주목한 기사는 없었습니다. 서울경제, 매일경제, 한국경제 역시 김 의원 해명을 소극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습니다.

김 의원의 해명을 따져보는 일은 기본 검증에 속합니다. 특히 고발장 등을 주고받은 SNS 캡처 사진 외에 명확한 물증이 없어 당사자 해명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그렇다면 당사자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일관성이 있는지 따져보는 것은 취재의 기본입니다.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문을 확인하면 되는 일로 난도가 높은 취재도 아닙니다.

▲ 김웅 의원의 고발장 전달 의혹에 대한 오락가락 해명을 비판한 SBS(9월7일)

실제 대다수 언론은 김 의원 해명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KBS <‘고발 사주’ 의혹 풀어야 할 의문점은?>(9월3일 박민철 기자)에서는 “김웅 의원의 모호한 해명도 의혹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뉴스버스가 제시한 SNS 캡처 사진을 놓고 김 의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면서도 “총선 직전, 정신이 없을 때라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한 것을 지적했고요. 한겨레 <‘고발 사주’ 의혹만 더 키운 김웅·손준성 해명>(9월7일 김미나·손현수 기자), SBS <‘전달자’ 김웅 오락가락 해명에 혼선>(9월7일 박원경 기자), 채널A <오락가락 김웅 해명 따져보니… 고발장 작성 사실도 부인>(9월7일 송찬욱 기자) 등도 김 의원 해명이 일부 ‘오락가락’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조인’ 한 명이 주장하면 ‘조작된’ 것?

고발장 등이 오고갔다고 알려진 SNS 대화방 캡처 사진도 이번 사건의 주요 증거입니다. 뉴스버스는 <단독-고발장 작성해 증거자료도 야당에 넘겨… 실명 판결문까지>(9월2일 전혁수 기자)에서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검언유착 의혹 보도 제보자 판결문을 보냈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 B씨의 과거 범죄 내용이 담긴 ‘실명 판결문’으로, 제보자 증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검언유착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의 명예훼손 피해를 뒷받침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자료입니다. 캡처 사진이 진짜라면 검사와 국회의원 후보자가 수사 자료인 실명 판결문을 빼돌린 것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행위가 됩니다.

사주 의혹이 사실이라면, 범행 현장이라 할 수 있는 SNS 대화방은 특히 면밀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동아일보 <“檢서 고발장 건넨 증거” vs “사용자 이름 조작 가능”>(9월6일 배석준 기자)은 “손 검사를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들” 발언만을 근거로 대화방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관계자들’이라고 했지만, 기사에 등장한 관계자는 ‘검찰 출신 법조인’ 한 명뿐이었습니다. ‘텔레그램 사용자가 자신의 이름을 임의로 변경한 뒤 타인에게 이미지 파일을 보내면 해당 파일에 변경된 이름이 표시’될 수 있어 “텔레그램 특성상 대화방에서 ‘손준성 보냄’이 있다고 해서 해당되는 실제 인물이 보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는 주장입니다.

중요한 증거가 담긴 사진은 당연히 검증해야 하지만, “손 검사를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 한 명의 발언만 근거로 한 점은 손 검사와 친분이 있다는 점에서 편협한 분석이 나올 수도 있으며, 충분한 검증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대화 중에 해당 파일이 전해졌는지, 해당 법조인의 발언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것인지,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어떻게 ‘손준성’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라 판단한 것인지 추가 취재한 흔적이 없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동아일보의 검증 의지를 가늠할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검찰 사유화’ 논란, 진상규명 보도가 필요하다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은 뉴스버스의 단독 보도로 시작됐습니다. 핵심 물증인 고발장이나 텔레그램 캡처 사진 등의 진위를 다른 언론이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대상을 특정해 야당에 고발을 사주하고,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유력한 대선 후보가 정치적 목적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권력 사유화’란 중대 혐의가 제기된 것으로 다른 언론의 적극적인 검증보도가 필요합니다. 당사자나 여야 정치인 발언을 ‘받아쓰기’ 하는 수준에 머무른 언론도 있지만, 중요한 증거 자료를 단독 입수해 적극 검증을 해나가는 언론도 있습니다.

한겨레, 발빠르게 고발장 전문 입수

한겨레는 뉴스버스의 첫 보도가 나온 직후 핵심 증거인 문제의 고발장 전문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검찰 공소장 뺨치는 ‘고발장 20장’ “여권 총선 이기려… 윤석열 헐뜯어”>(9월6일 손현수 기자)는 “(지난해) 4월3일 전달된 고발장은 ①고발인 ②피고발인 ③범죄사실 ④고발이유 ⑤결론 ⑥증거자료 ⑦별지 등 20장으로 구성”됐고, “범죄사실, 고발이유, 결론 등 본문만 13장에 달한다”며, “검찰의 공소장과 매우 유사한 형태”라고 짚었습니다. 이후 지난해 4월 8일 전달된 고소장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관련한 2013년 대법원 판례를 붙이는 등 법리 검토까지 마친 흔적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해 미래통합당 관계자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방 자료를 보도한 한겨레(9월6일)

한겨레 <김웅, ‘손준성 보냄’ 자료 100여건 나르고 “확인 후 방폭파”>(9월6일 김경욱 기자)는김 의원이 당시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고발장 등을 전송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4월 3일과 8일 텔레그램 대화방 자료를 입수해 시간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4월3일 “오전 10시12분 제보자X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 등 87건”, “오후 1시47분 지xx 실명 판결문(3건) 이미지” 등을 전송했고, 김 의원이 “확인하시면 방 폭파” 메시지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 대화창은 모두 지웠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정신없이 바쁠 때라 기억이 없다”라고 주장하던 상황으로, 김 의원이 고발장을 보냈는지 여부를 검증할 중요한 근거가 됐습니다.

KBS, 김웅 고발장·미래통합당 고발장 ‘판박이’ 발굴

▲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4월8일 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한 고발장이 미래통합당에서 실제 사용됐다고 보도한 KBS(9월6일)

KBS <‘고발 사주’ 넉달 뒤 실제 고발장과 판박이>(9월6일 한승연 기자)는 김웅 의원이 당시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고발장이 미래통합당이 실제 고발할 때 이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4월8일 김 의원이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 고발장은 당시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고발장으로 허위사실 공표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으니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8장짜리라고 KBS는 밝혔습니다.

이어 “미래통합당이 넉 달 뒤인 지난해 8월 최강욱 의원을 실제로 같은 혐의로 고발”할 때 고발장과 비교해본 결과 “단어나 문구를 극히 일부 달리”한 수준으로, “고발장 결론 부분 역시 문구 하나만 빼면 나머지가 완전히 같다”고 KBS는 보도했습니다. 김 의원이 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한 고발장이 실제로 활용됐음을 추측할 수 있는 자료로써 ‘손준성→김웅→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연결고리 일부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문제, 쟁점 짚어준 보도

급박하게 상황이 진행되고 파급력이 큰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안을 자세히 설명하고, 주목해야 할 쟁점이나 놓쳐선 안 될 지점을 짚어주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했는데요.

서울경제 <작성자도 유출자도 찾기 어려워… “뫼비우스의 띠 될 수도”>(9월7일 구경우·성형주 기자)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고발장, 檢이 작성했나’, ‘작성자, 밝힐 수 있나’, ‘유출자, 野 내부냐 외부냐’ 등 총 5가지로 정리해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향신문 <검사가 고발장 대신 썼다면 그 자체로 중대 비위>(9월3일 이효상·허진무 기자)는 “검찰이 특정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고발장을 대신 써준” 행위의 중대성을 강조했는데요. ‘공익제보’라는 김웅 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공익제보와 수사를 하는 검찰이 특정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고발장을 대신 써준 것은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검찰의 공공연한 정치개입,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 <‘스모킹건’은 지씨 실명 판결문 열람 기록>(9월6일 배지현 기자)은 “실명 판결문은 당사자 외 현직 판·검사만 열람할 수 있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통한 열람기록은 전산망에 남는다”며 실명 판결문 열람기록이 ‘스모킹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국일보 <고발장에 가족 피해 상세 ‘윤 검찰’ 작성 의혹 커져>(9월4일 손현성 기자)는 “고발장에 기재된 수신처가 서울중앙지검이 아니라 ‘대검 공공수사부’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했는데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이 접수되면 친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지검장의 지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음을 윤석열 검찰이 고려한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국민들이 잘 모르고 지나갔을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준 보도입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9월2~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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