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해석…법원 “자의적 축소 해석해 부당”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2020-10-25 16:00 입력 2020-10-25 17:24 수정

박근혜 정부의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기간에 대한 해석이 부당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에 조사를 방해당했다며 특조위 위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 같은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지난 8일 특조위 권영빈·박종운 위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공무원 보수 지급·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두 위원에게 미지급된 보수 4000여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두 위원은 법적으로 보장된 활동기간(2017년 5월3일)보다 이른 2016년 9월30일에 정부가 특조위를 위법하게 강제 해산해 보수를 다 받지 못했다며 공무원 보수 지급을 청구했다. 두 위원은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조사 활동을 방해했다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도 청구했다.

쟁점은 특조위 구성을 마친 날이 언제로 보는지였다. 세월호특별법은 특조위 활동 기간을 ‘그 구성을 마친 날로 1년6개월 이내’로 정하고, 추가로 3개월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정부는 특별법이 시행된 2015년 1월1일을 활동 개시 시점으로 보고 2016년 9월30일에 활동이 종료됐다고 본다. 특조위는 국무회의에서 예산안이 의결된 2015년 8월4일을 ‘특조위 구성을 마친날’로 보고 2017년 5월3일까지가 활동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세월호특별법에서 말하는 ‘구성을 마친 날’은 특조위 인적·물적 구성이 실질적으로 완비된 2015년 8월4일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3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한 의결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2017년 2월3일’이 임기 종료일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위원들이 2015년 1월1일 이후 임용됐고, 그 후 상당 기간 동안 관련 시행령, 직원 임용, 예산 등 위원회 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여건조차 갖춰지지 않았음이 명백함에도 ‘구성을 마친 날’을 2015년 1월1일로 소급하게 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활동 기간을 자의적으로 축소하는 해석으로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특조위 조사 활동을 방해한 국가가 두 위원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금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은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