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동화 백성공주] '서해 사건' 누가 국민의 죽음을 악용하는가

기사입력시간 : 2020/09/30 [12:43:00]

김영란 기자

* 옛날 옛적에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가 살고 있었어요.

정치못난이- 백성공주야, 백성공주야. 정말 큰일 났어!!!

백성공주- 왜? 왜? 무슨 일이야?

정치못난이- 아니,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22일에 월북하려고 했다는 뉴스 못 봤어? 이분이 북한군에게 월북 진술도 했는데 북한군은 이분을 총으로 쏴서 죽인 뒤에 시신을 불태워버렸대. 정말 대형사건이 터져버렸다고!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침착해봐. 지금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황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노력하고 있어. 일단 북한은 통지문을 보내 남북 신뢰와 존중이 허물어지지 않게 안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어. 김정은 위원장도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해왔다고.

정치못난이- 진짜? 북한이 사과도 하고 정말 의외인데? 북한이 정말 남북관계가 악화하길 바라지 않는 건가? 그런데 그런 것 치고는 이번에 북한이 너무했던 거 아냐? 월북하겠다는 사람을 총으로 쏴죽일 것까진 없잖아. 게다가 시신을 불태워버렸다던데 너무 끔찍한 행동이잖아.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문재인 정부도 조사중이고 북한도 조사하겠다고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보자.

정치못난이- 아니, 조사고 뭐고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북한이 총으로 사살한 거로 모자라 시신을 화장했다고 하잖아. 이건 너무 비인간적인 거 아냐?

백성공주- 그건, 북측이 보낸 통지문을 보면 총을 쏜 뒤에 가까이 가봤더니 피만 발견이 되고 시신은 없었대. 이 사람이 타고 온 부유물만 방역 차 불태웠다고 하더라.

정치못난이- 어? 그러면 시신을 소각한 게 아니란 말이야? 국방부는 첩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강력히 규탄했는데 뭐가 맞는 거야?

백성공주- 지금 정부는 배 45척과 항공기 6대를 동원해서 시신을 찾고 있어. 게다가 북한에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제안했더라고. 만약, 국방부의 첩보가 정확해서 정말 시신이 소각됐다고 확신한다면 시신 수색을 왜 하고 있겠니?

정치못난이- 음, 그건 그렇지. 국방부가 정말 확신했으면 북한이 거짓말하는 거라고 주장할 텐데 시신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면 결국 첩보가 확실한 건 아닌가 보네. 그럼 국방부는 왜 북한이 시신을 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했지?

백성공주- 그게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야. 국방부가 확실하지 않은데도 확실한 것처럼 청와대에 보고했고 언론에 발표해버린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 말하자면 허위보고를 했을 수 있다는 거지.

정치못난이- 설마.. 나도 군 생활도 해봤고 방산 비리가 심각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서 우리나라 군대를 좋게만 생각하는 건 아닌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거짓말까지 했겠어?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야. 국방부는 실제로 거짓 보고를 한 적 있어.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 7월에 당시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와서 해군이 경고사격을 한 적이 있었지. 당시 합참은 “북한 경비정에 경고 방송을 했으나 응답하지 않아 사격을 했다”고 청와대에 보고하고 언론에도 그렇게 발표했어.

정치못난이- 그런데 그게 거짓말이었어?

백성공주- 그래. 당시 북한 경비정은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 중이었나 봐. 해군이 북한 경비정에 경고방송을 하자 북한 경비정은 “지금 내려가는 것은 우리 어선이 아니고 중국어선”이라고 밝히는 등 해군 경고 방송에 3차례나 응답을 했대. 우리가 경고 방송을 했는데도 응답하지 않아서 사격했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던 거지. 그런데 국방부는 이 사실을 숨겼던 거야.

정치못난이- 와, 충격인데? 국방부가 진짜 거짓 보고를 하기도 하는구나. 그런데 국방부가 이번 사건에서 거짓말을 뭐하러 했겠어?

백성공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에 UN에서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고 연설했잖아. 게다가 이번 사건이 일어난 후에 밝혀진 거지만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기도 했지.

정치못난이- 친서가 왔단 말이야? 어디 보자.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나가는 생명존중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어려움과 아픔을 나누고 함께 하고 싶다면서, 좋은 일들이 올 날을 기다리겠다고 했구나. 진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긴 하네.

백성공주- 이렇게 남북관계가 좋아지려는 모습이 보이니까 분단적폐 세력들은 이걸 망쳐놓고 싶었던 것 아닐까? 평화통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려고 말이야.

정치못난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지금 정부가 마냥 평화니 종전이니 이야기할 때는 아니지 않아? 안철수랑 국힘당은 우리 국민이 죽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것도 안 하고 뭐 했냐고 막 비난하고 있다고. 너는 이건 어떻게 생각해?

백성공주- 그러면 북한을 공격하기라도 했어야 한다는 말이니?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든 말든 신경 쓰지 말고?

정치못난이- 그건 아닌데. 어쨌든 국민이 죽는데 가만히 있는 게 말이 되냐는 거야. 돌아가신 분이 얼마나 억울하고 슬퍼. 국힘당은 막 이번 사건을 세월호에 비교하기도 하더라고.

백성공주- 국힘당은 세월호를 방치해서 304명을 사실상 살해한 장본인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니? 국힘당이야 말로 지금까지 사과나 책임은커녕 허구한 날 세월호 비하 막말을 하고 있지 않아 이번에도 국힘당은 당 색깔을 정하면서 노란색은 세월호를 연상한다고 빼라고 했다며?

정치못난이- 그래. 나도 국힘당이 세월호 이야기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어.

백성공주- 애초에 국힘당이 국민 생명 운운하는 게 정말 기만적이잖아. 국힘당은 코로나19를 퍼트릴 수 있는 태극기모독집회는 왜 이렇게 자꾸 두둔하고 강행하니? 국힘당은 이번 개천절 집회도 국민 권리라며 두둔하잖아. 국힘당은 지난 8.15 집회도 두둔했는데 그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돼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올라갔었잖아. 정말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면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냐?

정치못난이- 아니, 그것도 잘못인데 국힘당은 지금 야당이잖아.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을 잡은 사람인데 어떻게 똑같니?

백성공주- 그걸 따져 봐도 그래. 2013년 박근혜 정권 때는 임진강에서 월북을 시도하던 국민을 군이 사살하기도 했었어. 국힘당 말대로라면 이것도 박근혜가 책임져야 했던 거 아냐? 이명박 정권 때도 그래. 2010년엔 우리나라 해역에서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잖아. 이건 수많은 장병을 잃은 대형사고가 아니니? 그런데 이명박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당시 지휘관들은 줄줄이 승진했다고. 지금 국힘당 주장대로라면 이것도 말이 안 되는 일 아냐?

정치못난이- 아 그런 일이 있었어? 국힘당이 내로남불을 너무 심하게 하네.

백성공주- 국힘당도 지금은 문재인 정부는 시신 수색을 하고 북한은 사과까지 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하잖아. 그리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서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실현해야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이게 진짜 책임을 다하는 거 아냐? 사실 국힘당은 국민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어. 오로지 반북 대결을 조장하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면 그만인 거지. 진짜 괘씸하지 않니?

정치못난이- 그러게. 국민 생명을 악용해서 정쟁에 이용하면 안 되지..

백성공주- 사실, 이번에 이런 안타까운 사건이 생긴 건 분단돼 있기 때문이야. 남과 북이 계속 대결하면 언제고 이런 일이 다시 생길 수 있는 거지. 만약, 4.27 판문점선언대로 서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었어 봐.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몰라. 남북 대결을 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백성의 목소리를 들으란 말이야!

* 국방부는 미심쩍은 행동을 하고 국힘당은 이 사건을 악용해 정쟁거리로 삼고. 이런 적폐정치를 하루라도 빨리 타파하고 평화통일을 실현해야겠어요. 백성공주와 정치못난이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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