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검사 인용한 SBS “지난 2월 MBC 기자와 제보자X 통화 기록 확보하고도”… MBC “기자 아닌 MBC PD, 명백한 오보” SBS “정당한 취재 과정”

MBC가 17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소식을 다루며 리포트 제목에 ‘채널A 사건은 권언유착’을 표기한 SBS에 “명백한 오보”라며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SBS가 채널A 검언유착 의혹을 최초 제기한 MBC에 대해 “권언유착”이라는 취지로 보도하며 사실 관계를 틀리는 등 ‘오보’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SBS 측은 17일 “정당한 취재 과정을 거쳐 검사징계위원회 논의 내용을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SBS는 16일 오후 “‘사조직 두목 검찰독재’… ‘채널A 사건은 권언유착’”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목은 보도에 등장하는 이정화 검사 증언이다.

이 검사는 윤 총장 징계 사유 가운데 하나인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직권남용죄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이 검사는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이 내용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 검사는 윤 총장 징계위에서 채널A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여기서 말하는 채널A 사건은 지난 3월 MBC가 최초 보도한 것이다

MBC는 채널A 이동재 기자와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공모해 여권과 가까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내놓으라고 회유·압박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제보자X라 불리는 지아무개씨 제보로 시작한 보도였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이 검사 증언은 이동재 기자의 취재원 협박이 있던 시점보다 앞선 지난 2월에 MBC 측과 제보자X 지씨가 통화한 기록을 수사팀이 확보했는데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른바 ‘MBC 권언유착 의혹’으로 MBC와 제보자X가 채널A 기자의 취재 윤리 위반 및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기획했다는 논조다.

SBS는 16일 보도에서 MBC 측 관계자를 ‘MBC 기자’로 특정하며 “MBC 기자와 제보자X가 통화한 기록을 수사팀이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검사 증언이라고 전했다.

SBS는 “제보자X가 채널A 기자와 연락하기 전후에 MBC 기자와 통화했다면 공모 가능성이 있어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은 검언유착보다 권언유착에 가깝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이 검사가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MBC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다. 핵심은 지난 2월 제보자X 지씨가 통화한 인사는 채널A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장인수 MBC 기자가 아니라 김정민 PD수첩 PD였다는 것. 당시 통화한 내용도 채널A 사건 제보가 아닌, 사모펀드 내용이었다는 이야기다.

MBC는 “2020년 2월에 제보자X와 통화한 MBC 직원은 보도본부의 ‘기자’가 아니라 당시 사모펀드 3부작 방송 준비를 하고 있던 PD수첩팀의 김정민 PD였다. (통화 내용도) 사모펀드에 관련된 내용이었다”며 “김 PD가 채널A의 ‘검언유착’ 관련 제보를 받은 시점은 2020년 3월7일”이라고 밝혔다.

MBC는 “당시는 사모펀드 1부 방송(3월3일)을 끝내고 2부와 3부를 준비하고 있던 바쁜 시기로 김 PD는 이 제보를 2020년 3월9일(월요일)에 MBC 보도본부 장인수 기자에게 전달했다”며 “그리고 3월10일 회사에서 만나 자신이 들었던 내용을 말해줬다. 이후 장인수 기자가 취재를 거쳐서 뉴스데스크에서 이른바 검언유착 실체를 보도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MBC는 “SBS는 2020년 2월에 MBC ‘기자’가 제보자X와 통화했다고 한 보도에 입증책임이 있다. 만일 입증할 수 없는 사안을 보도했다면 SBS는 지금이라도 오보를 시인하고 신속하게 바로잡기를 바란다”며 “명백한 오보인데도 SBS가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MBC는 언론중재위 제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는 오보를 바로잡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SBS에 발송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BS는 17일 “정당한 취재 과정을 거쳐 검사징계위원회 논의 내용을 보도했다”며 “이와 관련한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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