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폼페이오, 1시간 고별 회담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2020-11-10 20:58 입력 2020-11-10 22:16 수정

오찬 겸해 통역 없이 만나“한반도 안정 관리 긴밀 공조”지역·국제 현안 폭넓게 논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미국을 방문한 강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 관련 현재 상황 평가를 공유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두 장관의 만남은 이번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마지막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은 2018년 4월 폼페이오 장관 취임 이후 지금까지 2년7개월 동안 북·미 대화를 포함한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사실상의 ‘고별 회담’은 오찬을 겸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두 장관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외교당국 간 소통과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미 동맹이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을 평가하면서 동맹 현안도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두 장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상호 국경 폐쇄 및 입국 제한 조치 없이 철저한 방역체계를 유지하면서 협력과 교류를 이어온 것을 평가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이 초래한 글로벌 보건 및 경제 위기 극복을 포함해 다양한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회담에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이 사안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인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견고함과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한반도 평화 보장을 위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훌륭한 회담을 가졌다”며 “한·미 동맹을 굳게 유지하는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10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며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자 측 인사들과 비공개로 만나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의 통화 시점에 대해 “축전이나 통화 등과 관련된 외교 행사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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