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장관님, 청년수당이 범죄입니까?"... 화난 청년들 "사과하라"

청년유니온 민달팽이 등 청년단체들이 정종섭 장관의 ‘청년수당 범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 저지 시도에 대해 이 제도를 함께 만든 청년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정종섭 행정정자치부 장관이 1일 국무회의에서 서울시의 ‘청년수당’에 대해 “범죄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지방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도 모자랄 판에 범죄 운운은 적반하장”이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청년유니온·민달팽이유니온·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한국청년연합·청년광장·청년참여연대 등 청년단체와 전국복지수호공동대책위원회는 2일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정책 무력화 시도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일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 신설 때 중앙정부와 협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으로 처리하고 해당 지자체에 대한 지방교부세를 감액하겠다는 내용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1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동안 정부는 서울시의 이른바 ‘청년수당’에 대한 ‘협의’를 압박해 왔고 새누리당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건강한 정신을 파괴하는 아편”(이인제 최고위원) 이라며 맹비난을 이어온 터였다. 시행령 개정으로 정부가 사실상 서울시의 청년수당 무력화에 나선 셈이다.

서울시와 함께 지난 3년동안 청년활동지원사업을 포함한 ‘2020청년 종합대책’을 설계한 청년유니온·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년지원방안에 대해 발전적인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지만 정부·여당은 ‘아편’ ‘바이러스’ 등 원색적 비난으로 세대간·진영간 갈등을 조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청년수당 무산과 지방복지를 축소 강행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청년단체들은 1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청년수당 범죄’ 발언에 대해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청년단체들은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새 정책을 필요로 하는 청년, 시민, 주권자의 삶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정 장관은 자신의 몰상식한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권지웅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은 청년수당이 포함된 ‘2020청년 종합대책’이 서울시와의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청년단체들이 발로 뛰어 청년들의 삶을 직접 조사해 설계한 것임을 환기시켰다. 권 부시장은 “서울시의 청년정책은 서울시가 만들었다기 보다는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이라며 “정 장관의 ‘범죄’ 발언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전국복지수호공대위의 김남희 변호사는 “사회보장기본법이 지자체(의 복지제도)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헌법과 지방자치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입력 : 2015-12-02 17:09:14ㅣ수정 : 2015-12-02 2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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