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토요판 7일자 1면 <박근혜 패션 프로젝트>에서 박 대통령의 패션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다뤘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유명 브랜드나 유명 디자이너 대신 입이 무거운 개인 디자이너를 선택한 것은 어려서부터 체득한 ‘공인 의식’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7일자 머리기사

2면 기사 <군복 연상 롱재킷 별로…여성적 라인 살렸을 때 호평>에서는 “여성 정치인에게 옷차림은 정치의 일부분”이라며 “게다가 박 대통령은 요가로 다진 날씬 몸매와 단아한 외모 덕분에 ‘옷발이 잘 받는다. 불황에 시름하는 국내 패션계는 그가 국내 패션 발전에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이어 국내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새로운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한다. 동아일보는 “새 스타일에 대한 국내 패션업계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패션을 박 대통령에게 제안하기로 했다”면서 “국내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에프엑스기어의 연구진들은 새로 제안한 박 대통령의 ‘3차원(3D) 아바타’에 입혔다”고 했다.

▲ 동아일보 7일자 2,3면

동아일보는 전문가의 입을 빌어 박 대통령의 헤어스타일 조언에까지 나선다. 4면 기사 <앞머리 살짝 길러 넘기거나 웨이브 단발머리도 어울려>에서는 “머리 양옆을 단단히 고정한 올림머리는 차분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강화해주지만 수십 년간 변치 않는 헤어스타일은 다소 답답하고 고집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동아일보는 미용업계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해달라고 의뢰했다”고 했다.

▲ 동아일보 7일자 4면 기사

동아일보의 이런 기획보도에 언론계 반응은 상당히 냉랭하다. CBS 변상욱 대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후배 결혼 주례로 지하철 탔다. 옆에서 동아일보를 읽는다. 커버스토리라는 거창한 기획기사인데 제목은 무려 '박근혜대통령 패션스타일 밤과 낮 분석' .. 이것이 내가 저녁도 거르고 가판을 사러 나가던 그 신문이란 말인가”라고 한탄했다.

변 기자는 이어 “동아일보를 안 본지 5년쯤 됐지만 이젠 읽어야겠어 어떻게 사라지는지 어디까지 미치는지 봐야지”라고 했다. 박대용 춘천MBC 기자도 “ 패션잡지로 변신한 오늘자 동아일보 1면”,  국민TV 김용민 PD는 “종박신문의 얼굴”이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가 국내 패션업계의 불쏘시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정작 패션업계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디자이너 이상봉씨는 트위터에 “동아일보의 박근혜 대통령 패션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패션 발전을 위해서는 환영하고 고맙기까지 하다”면서 “그러나 전문가 다수가 참여한 1.2.3.4면의 특집으로 기획된 엄청난 프로젝트는 분석이나 평가 조언까지는 분명 일리가 있지만 제안한 의상들은 글쎄???”라고 남겼다.

그 외 다수 트위터리안들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트위터에서는 “동아일보 패션지로 업종 변경?”, “한겨레가 왜 신문 구독률 꼴지인거 알겠고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1.2.3위 차지하는지 알겠다”, “신문의 정의를 새로내린 동아일보 2013.09.07.토요판”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