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 사태를 겪은 KBS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이 오는 7일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편의 남진현 PD는 6일 오전 과의 통화에서 “어제(5일) 오후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이 책임지고 이번 주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담당 부장을 통해 제작진에게 전해왔다”며 “이에 이번 주 예정됐던 방송은 제작 중단하고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편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 PD는 “사실 우리 제작진은 지난 주 토요일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방송은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 그렇게 하기위해 노력해왔다”며 “시사제작국장이 나가겠다고 했으니 내일 방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부 사소한 내용에 대해서는 수정했지만 프로그램 내용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라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 언론노조 KBS본부가 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무죄판결의 전말’ 편(연출 남진현) 불방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PD저널

<추적 60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편은 당초 지난 8월 31일에 방송될 예정이었으나 심의실에서 “1심 판결만 끝나고, 아직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재판 계류 중인 사건으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장 제1절 제11조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의거, 방송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불방을 결정했다.

KBS 사측의 방송 검토는 방송을 촉구하는 안팎의 여론이 들끓으면서 경영진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KBS PD협회는 불방이 계속될 경우 ‘제작 중단’에 나설 것이라며 방송 재개를 촉구했고,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KBS본부)도 서울 서초동 길환영 사장 자택 앞 일대에서 불방 규탄 집회를 하기 로 하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사측의 방송 재개 검토로 KBS본부와 PD협회 등은 예정된 계획을 중단하고 방송 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기호 KBS본부 부위원장은 “사측은 제대로 변명조차 못 할 정도로 불방 논리가 너무 약했고 노조와 PD협회가 불방에 대해 제작 중단과 사장 집 앞 집회 등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추적 60분> 불방 이슈가 확산되는 데 대한 불편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편으로는 이석기 의원 사태가 지난 5일 한 단계 마무리된 부분이 있어서 방송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부위원장은 “국장도 국장이지만 결정적으로는 사장의 전향적인 판단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방송이 나갈 때 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만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8월 31일 <추적 60분> 제작진이 스튜디오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