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석기 체포동의안 몰표 보고 가슴이 아팠다”(마투)

박지원 “이석기 체포동의안 몰표 보고 가슴이 아팠다”

[인터뷰] 민주당 박지원 의원 “진보당 해산 있을 수 없어” “야성 잃은 민주당 죽어야 산다”

[0호] 2013년 09월 05일 (목)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내란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사상초유로 통과됐다. 289표 가운데 258표(89.3%)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그 뒤엔 제1야당 민주당의 당론투표에 따른 몰표가 있었다. 이탈표 31표를 제외하면 최소 민주당에서 100명 이상이 이석기 체포를 동의해준 것이다. 이런 과정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상임감각(정무감각)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과 함께 “가슴이 아팠다”는 모순적인 심리도 엿보이고 있다. 5일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의 박지원 의원을 만나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5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전날 와인을 마셨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전날 밤 트위터에 “모처럼 와인을 마셨습니다.어쩐지 우울한 하루를 보냈지만 자꾸 늪으로 빠져가는 기분은 숨길 수 없군요.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며칠을 고민토록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박 의원은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결정못하고 있을 때 자기가 나서서 ‘이석기를 잘라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왜 우울했을까.


박지원 민주당 의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 의원은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 남아서 이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싸워야하는가 하는 것이 착잡했다”며 “어제 이석기 체포동의안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석기 체포동의안 찬성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유와 이 의원의 당당한 자세를 촉구했던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처음엔 이석기 사태 접하고 국정원이 조작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것 역시 국정원이 피의사실 공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의 해명이 계속 바뀌고 거짓말한 내용이 나타나면서 이건 안된다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박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압도적인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보면서 “그렇게 압도적으로 찬성한 것을 보고 솔직히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는 “10% 정도가 반대표로 보이는데, 그런 갈등을 표출한 국민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당장 오늘(5일) 아침 조선일보를 보면, 법무부에서 ‘통진당의 해체, 해산을 검토한다’고 나왔다. 이것이 맞느냐. 문제가 있으면 법에 의해 해야지 법무부가 왜 나서느냐. 그랬더니 (당내 인사가 내게) ‘또 통진당 편든다, 민주당이 종북세력이란 말 나오니 참아보자’고 하더라. 난 못참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당내외 현실과 과거 경험, 제 생각, 향후 정국을 생각하니 세계는 경제전쟁, 우리는 이념전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의 정직하지 못한 해명이나 잘못이 있다 해도 독재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던 야당이 내란음모 혐의의 야당 의원 체포동의서에 모조리 몰표를 주는 것 자체가 온당한 행위이냐는 지적에 박 의원은 “그래서 저도 갈등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뿐 아니라 민청학련 사건, 간첩단 사건, 제 고향 진도에서도 진도간첩단 사건 등의 탄압을 받았지만 모두가 무죄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런 트라우마가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집권 6개월 간 사태를 보면 유신회귀로 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 갈등이 있다. 그러나 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의 석연치않은 행동이 국민정서와 정의당까지도 이해못시켰기 때문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임감각”에 의한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이 의원이 내란음모혐의를 받은 것에 대해 박 의원은 “내가 법률가는 아니지만 내란음모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오바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정원 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고, 인권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민주당의 활동 방향과 체질에 대해 가차없는 평가와 전망을 내놓았다. 국정원 개혁을 하겠다며 장외투쟁 중인 지도부에 대해 박 의원은 “국정조사, NLL 특검, 국정원 개혁, 장외투쟁 모두 실패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민주당의 실패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민주당 존재를 확인시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 독주 오만을 국민은 알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논개가 돼야 한다”며 “논개도 죽고, 왜장도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개는 민주당을 왜장은 박근혜 정권을 뜻한다.

10년 전(2003년) 한나라당이 국정원 해체 법안을 낸 것과 관련해 박 의원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새누리당은 야당 때 그렇게 치열했기 때문에 정권을 잡은 것”이라며 “반면에 우리는 여당 10년 경험 팔아먹고 사는 순한 야당, 웰빙 야당”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이 최근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자신이 대화를 거절당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의 말을 듣고 섬뜩했다”며 “내가 청와대에서 5년간 대통령을 모셔봤지만 6개월 밖에 안된 대통령이 어떻게 바깥세상 물정을 이렇게 모를 수 있느냐. 이러면 실패한다”고 진단했다.

김한길 체제에 대해 박 의원은 “망할래야 더 망할 수 없을 정도로 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수, 부처가 해도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에 야성이 실종됐다는 혹평에 대해 박 의원은 “야당이 야당다우려면 야성을 나타내면서 유연성을 함께 가져야 하는데, 현재 우리는 유연성부터 가져서 탈”이라며 “유연하게 해서 안되면 야성을 드러내니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0년의 경험이 순한 양으로 만든 것”이라며 “또한 국회의원이 너무 쉽게 된 것도 문제이다. 쉽게 되면 쉽게 끝난다. 치열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현재 한국언론의 지형에 대해 “이런 언론 풍토를 두고는 야당이 집권 못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과 5일 오전 인터뷰한 내용의 요지이다.

-어제(3일) 밤 트위터에 ‘모처럼 와인을 마셨습니다.어쩐지 우울한 하루를 보냈지만 자꾸 늪으로 빠져가는 기분은 숨길 수 없군요.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며칠을 고민토록 하겠습니다’라고 썼는데 이런 글을 왜 남겼나.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 남아서 이 불필요한 이념논쟁으로 싸워야하는가 하는 것이 착잡했다. 어제 이석기 체포동의안 문제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체포안 찬성 방침을 정하지 않았나.
“이 문제로 우리 당이 정리를 못하고 있을 때 제가 맨 먼저 ‘이건 잘라야 한다’고 했었다. 이 의원에겐 ‘당당하게 출두해서 수사를 받으라, 압수수색은 영장에 의거한 것이니 악법도 협조하라’고 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전두환 신군부가 제거하기 위해 구속해놓고 광주에서 김대중 석방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자 5.18로 유도해 학살하면서 짜맞추기한’ 사건으로 이 의원 사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처음엔 이석기 사태 접하고 국정원이 조작하는 것이라고 의심했다. 우리에겐 국정원 트라우마가 있다. 제가 저축은행 양경숙씨 사건으로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바람에 지난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당했느냐. 이것 역시 국정원의 피의사실 공표구나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석기 의원이 처음엔 모임이 없었다고 했다가 녹취록 나오니 모두 인사만 하고 떠나왔다고 했다. 그런데 마무리말까지 한 것으로 나온다. 이상규 의원은 또 당시 현장에 참석한 당원 하나가 도박빚 때문에 매수당해 자료를 제공했다고 해서 독과수 원칙에 의해 불법녹취록, 증거가치가 없다고 했다. 이건 인정한 것이다. 거짓말한 것이다. 이건 안된다.”

-그런데 왜 착잡했나.
“과연 이 의원이 내란음모에 해당되느냐. 권총한자루 구하기 힘든 나라에서 총기 구하겠다는 것. 구상은 유치하지만 이런 내용을 본인도 인정한 것이라면, 저 같으면 자진출두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런 일 없었을 것이다. 감동의 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가 (체포동의요구서) 보고를 받았을 땐 해준다는 뜻 아니냐. (당내에서도) 상임위를 열자거나 연기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내가) ‘검토할 사안이 아니다, 오늘 해야 한다, 할 건 하고 따질 것은 따지자’고 했다. 그러니(그러고나니) 착잡했다. 당장 오늘 아침 조선일보를 보면, 법무부에서 ‘통진당의 해체, 해산을 검토한다’고 나왔다. 이것이 맞느냐. 문제가 있으면 법에 의해 해야지 법무부가 왜 나서느냐. 그랬더니 (당내 인사가 내게) ‘또 통진당 편든다, 민주당이 종북세력이란 말 나오니 참아보자’고 하더라. 난 못참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당내외 현실과 과거 경험, 제 생각, 향후 정국을 생각하니 세계는 경제전쟁, 우리는 이념전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의 정직하지 못한 해명이나 잘못이 있다 해도 독재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던 야당이 내란음모 혐의의 야당 의원 체포동의서에 모조리 몰표를 주는 것 자체가 온당한 행위인가.
“그래서 저도 갈등을 했다. 우리 역시 김대중 내란음모, 민청학련 사건, 간첩단 사건, 제 고향 진도에서도 진도간첩단 사건 모두가 무죄였다. 국정원 진실위는 사과도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과거 판결 대국민 사과했다. 지금 판사들도 재심사건 무죄선고하면서 사과한다. 유일하게 사과와 반성이 없는 곳이 검찰이다. 이런 트라우마가 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 집권 6개월 간 사태를 보면 유신회귀로 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더 갈등이 있다. 그러나 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의 석연치않은 행동이 국민정서와 정의당까지도 이해못시킨 것은 여기서 끊어야한다는 현실적 ‘상임감각’으로 볼 때 저 스스로도 구속적 당론으로 결정하자고 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고, 부풀려진 것인지 의심되는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한 판단근거로는 정치논리이자 상황논리가 아닌가.
“반대, 무효, 기권표 포함해 31표가 사실상 부표로 나왔는데 깜짝 놀랐다. 일부에선 어떤 종북세력이냐고 하는데. 되레 그렇게 압도적으로 찬성한 것을 보고 솔직히 가슴이 아팠다. 그런 문제가 있다면 영장실질심사를 받아봐야겠지만,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무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당론으로 정했는데도 그런 반대표가 나온 것은 어떻게 받아들였나.
“10% 정도가 반대표로 보이는데, 그런 갈등을 표출한 국민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진보당 해산 운운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당 내부에선 분위기에 따라간다. 절대 말하지 말라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

-국정원의 수사가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해 몰아붙이듯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데.
“내란음모에 대해서는 국정원이 오바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보법 위반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 것같다. 그래서 국정원 조사가 끝나면 검찰로 갈 것이고, 검찰에서 보강수사해 기소하기 때문에 이 과정까지 따져볼 필요가 있고, 면밀히 볼필요가 있다.”

-향후 검찰 송치 및 기소 단계에서 혐의가 달라지면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 과정에 대해 주시하면서 따져갈 것이다.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건 인권 문제이기도 하다.”

-이석기 의원 사태에 대해 여야 진보보수, 언론 등 모두 마녀사냥으로 동참하듯 끌려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모든 것이 이석기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다. 우리 한국사회가 광풍에 휩싸이는 것이 많은 나라이다. 저는 이 의원의 구속영장 발부여부와 무관하게 오늘 부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또다른 현역 통진당 의원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고, 민주당이 숙주역할했으며 문재인 책임론으로 이어가며 정치공세 펼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 대통령 사과,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등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 등을 제시했는데, 이렇게 하면 국정원 대선개입을 비롯한 국정원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가.
“국정원은 결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지, 법에 의거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지만, 법·제도적으로 개혁된다면 진전된 국정원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국정원 문제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난 7월 30일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와 만나 ‘당이 이렇게 무력할 수 있느냐, 원내외 병행투쟁으로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다음날 의원총회 열어서 ‘지도부 압박하자, 물러터졌다’면서 엎어버렸다. 그래서 장외투쟁을 하게 됐다. 내 생각은 이렇다. ‘국정조사는 실패하고, NLL 문건의 검찰조사는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이를 특검으로 가져가야 하지만 특검도 실패할 것이다. 사초가 증발됐다고 박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검찰 수사를 통해 상당부분을 확보해 보고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개혁 절대 안한다. 민주당은 장외투쟁도 실패한다. 동력이 없고, 국민들이 바뀌었다. 그런데도 촛불집회엔 3~4만 씩 나왔다. 이런 민주당의 실패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민주당 존재를 확인시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 독주 오만을 국민이 알게될 것이다. 허수아비같은 새누리당의 무능을 알게 된다. 총체적으로 다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 민주당은 논개가 돼야 한다. 논개도 죽고, 왜장도 죽어야 한다. 정치인 개개인은 복싱선수가 돼야 한다. 보수언론 지상파 종편으로붜 무한정 펀치를 맞더라도 절대 녹다운되지 않는 멧집도 길어야 한다. 보수언론과 TV 지상파 논리에 함몰돼선 안되고 끝까지 가야 한다.”

-국정원 개혁은 현 정부에서 불가능한가.
“실패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해주겠느냐. 전병헌 대표가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박 대통령에게 ‘왜 야당대표를 안 만나느냐’고 했더니 박 대통령이 ‘우리가 대화를 거절당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박 대통령의 말을 듣고 섬뜩했다. 내가 청와대에서 5년간 대통령을 모셔봤지만 6개월 밖에 안된 대통령이 어떻게 바깥세상 물정을 이렇게 모를 수 있느냐. 이러면 실패한다. 더구나 이런 발상에 대해 민주당에서 아무도 얘기를 못하면 이게 민주당인가. 이 때문에 국정원 개혁은 우리는 주장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절대 안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정원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결국 개혁의 요체는 국내 파트를 없애는 것이며, 수사권을 없애는 것이다. 특히 수사권이 있기 때문에 문제이다. 국정원이 정보도 수집하고 공작도 하고 수사도 해버리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10년 전(2003년) 기사를 보니 홍준표 등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정원 해체 법안을 낸 적도 있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새누리당은 야당 때 그렇게 치열했기 때문에 정권을 잡은 것이다. 국가정보기관을 폐지해서 되겠느냐. 정보기관 없는 나라는 없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국정원 반감 있으니 없애자’는 치열함이 있었기에 정권을 잡은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여당 10년 경험 팔아먹고 사는 순한 야당, 웰빙 야당이다.”

-민주당 내부 계파 문제는 정리가 됐나.
“계파가 정당에 없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국민을 향해 솔직해야 한다. 노골화하지 않고 있을 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갈등은 많이 해소됐다. 친노-반노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친노를 없애자는데, 친노를 없애면 민주당이 분당돼 버린다. 이야말로 새누리당과 청와대, 국정원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

-김한길 대표 체제를 평가한다면.
“망할래야 더 망할 수 없을 정도로 망하고 있다. 하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수, 부처가 해도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만이 있어도 지도부에 힘을 좀 실어주자고 하고 있다. 지금은 힘들 때이다.”

-박근혜 정부가 6개월이 넘었는데 그 평가를 한다면.
총체적 실패이다. 언론이나 민생경제가 개선된 것이 뭐가 있느냐. 남북문제만 해도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등이 재개됐으나 이는 박 대통령의 원칙고수 때문이 아니라 국제적 환경탓이 크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외교문제이다. 자꾸 우리가 한미일 군사동맹 쪽으로 치중할 때 북중러를 자극하게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 당장은 평가받고 있을지몰라도 이런 문제에 관심갖지 않으면 큰 일난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한다.“

-남북관계 문제에 비춰볼 때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이석기 사건과 같은 공안사건을 확산시키는 것이 남북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우리 정부나 북한정부나 각자 이 문제와 분리대응할 것이다. 되레 대북문제의 경우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공안정국)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럴 것이다.”

-민주당 야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너무 많다.
“야당이 야당다워야 한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도 시시비비로 평가해주면서 대안내놓아야 한다. 이런 야성을 나타내면서 유연성도 함께 가져야 한다. 양보할 땐 감동적으로 해야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 당은) 유연성부터 가져서 탈이다. 유연하게 해서 안되면 야성을 드러내니 비판을 받는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때 국민과 지지자가 듣고 싶어하는 것 알고 싶어하는 것 먼저 얘기하고 비판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1야당이 왜 그렇게 됐나.
“10년의 경험이 순한 양으로 만든 것이다. 또한 국회의원이 너무 쉽게 된 것도 문제이다. 쉽게 되면 쉽게 끝난다. 치열함이 없다. DJ가 내게 의정활동 잘하라면서 이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금귀월래(金歸月來)’하라는 얘기였다. 금요일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월요일에 서울에 올라오라는 뜻으로 지역구 활동도 충실하라는 것이었다. 1년이 52주인데, 50번 이상 가라셨다.”

-민주당이 야당 권력이라는 또하나의 기득권에 취해 현실에 안주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대체로 호남 의원들이 그랬는데, 내가 18대 국회 때 금기월래하니 지금 호남 의원들은 다 한다. 김대중 영향력도 많이 쇠퇴했고, 호남민심도 바뀌었다. 우리가 잘못하면 호남이 민주당을 버린다. 그러니 우리가 잘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한국 언론의 지형이 한쪽으로 쏠려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과거 우리가 집권했을 때는 시민단체와 해직언론인 등에게 용역을 줘서 언론 모니터링을 하게 해서 언론사에 그 결과를 보냈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는 안하고 있다. 이런 일부터라도 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네이버를 규제하는데 야당도 동참하려는 것 같은데 그것은 잘못이다. 뉴스스탠드(마저) 없애고 척박한 환경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실리겠느냐. 이런 풍토에선 정권이 뭣을 해도 민주당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런 언론 풍토를 두고는 야당이 집권 못한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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