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광주 민주화운동 25주년이 되는 날 미디어오늘은 창간 10주년 기념식을 한다고 우리 동투를 초청했습니다. 저녁 7시 조금 지나 저는 프레스센터 20층 행사장을 찾아갔습니다. 안산에서 거기까지 가는덴 1시간 반 가량 걸립니다. 그래도 명색히 투위대표라서 가긴 싫어도 억지로 행사장을 들어갔죠. 첫눈에 보이는 것은 동아일보 김학준의 대머리였습니다. 순간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김학준이 여길 왜 왔을가' '미디오오늘은 왜 김학준을 초청했을가' 제 짧은 소견은 이러했습니다. '초청한 미디어오늘이나, 참석한 김학준이나 똑 같은 놈들이다.' 특히 미디어오늘쪽에 대해 더 섭섭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미디어비평을 목적으로 창간된 신문이라하지만 한쪽엔 동아투위를 초청하고, 한쪽엔 동아일보를 초청했으니 이건 머리가 나쁜 삼류매체의 한계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초청자가 어린이가 아닌 이상,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면 최소한의 노림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학준을 연단에 세워 말할 기회를 주거나, 동아투위를 내세워 말할 기회를 줄 정도의 지혜는 있어야 언론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평균 수준이 아닐가요? 노무현대통령의 영상축하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노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이 대선후보 따라다니는 정치신문인가요? 노대통령의 말대로 '언론으로부터 푸대접 받던 시절'이라서 자가 말을 한 자 한 획 고치지 않고 실어준 미디어오늘이 한량없이 고맙겠죠. 저라도 그랬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디어오늘의 자세입니다. 아무리 노무현후보가 기대할만 하다 하더라도 언론비평지가 대통령후보 인터뷰를 하다니 참으로 꼴갑을 떨었다는 생각입니다. 대통령은 동아투위 30주년 행사때는 화환 하나로 인사치레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 투위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잘 나가는 사람은 잘 나간 맛에 취해서 살고 있고, 늙은 사람은 '이 나이에 뭘..'하며 눈을 감고 살고, 없는 사람은 '평생 이 모양으로 살았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하며 체념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투위와 직접 대결적 입장에 있는 동아일보는 버젓이 동아투위와 자리를 함께 하고, 과거사를 청산하자는 노무현정부는 투위문제를 애써 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동아일보가 싫다고 떠들면서 그들과 직.간접 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실용이라고 그들은 선전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 참석한 열린우리당 김재홍의원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김의원에게 물었습니다. '해방 이후 언론탄압 진상에 관한 법율안은 어찌 돼 가는가?' 그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그 법율안은 국회에 제출은 되어 있지만 아직 상정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문광위원장을 만나 처리를 주장하면 그 문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는 또 "사실 큰 언론관련 법율안이 또 있습니다.예를 들면 방송통신융합법율안 같은게 있습니다. 그러니 동투 선배들께서 끊임없이 진상조사를 요구해 주셔야 동투관련법안을 상정하고 처리할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올해는 어떻게 하던 통과시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죽기 전에 동아사태의 진상이 규명되는 것을 보려면 초심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죽을 인생이니 목숨을 걸고 노무현정부와 투쟁을 펼쳐야 좌우당간 결판이 날거란 생각입니다. 창간 10년 된 미디어오늘은 축하영상물을 보내고, 30년 동안 투쟁해온 동아투위에 대해서는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라는 이유로 화환 하나 보내는 노대통령은 결코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이번 행사로 입증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여러 동료들과 이 문제에 관하여 진지한 의견을 교환하고자 합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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