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쟁을 멈춰라” NYT 편집국장 주문
ㆍ전미신문협회장 “온라인 전면 전환, 신문 미래 아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에서 19~20일(현지시간) ‘온라인저널리즘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포럼에서 질 에이브럼슨 뉴욕타임스 편집국장(59·왼쪽 사진)은 언론사간 속보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정확한 보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두고 “우리는 ‘부정확성’의 루비콘강을 건넌 듯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 15일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가 발생한 직후 청바지에 스웨터 차림으로 회사로 뛰어갔다면서 “이유는 속보 게재를 멈추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당시는 CNN,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유수언론까지 정보의 빠른 전달에만 치중하면서 부정확한 보도를 내놓는 상황이었다. ‘사망자 12명’으로 집계한 신문도 있었다.
그는 “지난 한 주는 저널리즘에 있어서 최고이자 최악의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언론에서 디지털화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2011년 편집국장에 취임한 그는 “느릴 필요도 없지만 ‘1보’를 내보내서 얻을 것은 별로 없다. 어떤 언론사는 혼란한 정보 속에 ‘북극성’의 역할을 기대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에 참석한 짐 모로니 전미신문협회 회장(55·오른쪽)은 “온라인 전면 전환은 신문의 미래가 아니다”라고 단언해 주목을 끌었다. 모로니 회장은 한국 취재진을 만나 “종이신문 구독자와 디지털 구독자는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온라인 전면 전환을 단행한 시애틀타임스는 기존 독자를 많이 잃는 등 실험이 실패로 끝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모로니 회장은 텍사스주 최대 일간지인 댈러스 모닝뉴스(유료부수 약 26만부)의 발행인이다. 그는 “2년 전 온라인구독 유료화를 도입했을 당시 종이신문 구독자들이 디지털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기좋게 빗나갔다”면서 “3000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이신문 구독자는 디지털을 대체재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유료구독은 현재 종이신문을 보지 않는 이들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면광고 수입이 크게 줄면서 ‘정론’이라는 경영철학이 위기에 놓인 일간지들이 앞으로 지속가능해지려면 종이신문, 온라인, 사업다각화의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문사들이 차량구매 중개 사이트나 구인구직 사이트를 공동으로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것도 공동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문은 구글·야후 같은 거대 (포털)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여럿이 모여 큰 회사 또는 조합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신문사들은) 적이자 동지 같은 관계”라고 말했다.
<오스틴 |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