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사한 사고 현장 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원들이 사전에 예정된 MBC취재진의 현장 동행 취재를 물리력으로 막아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11일 유가족,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관 아래 60대 하청업체 직원의 산재 사고 조사에 들어갔다. 포스코 하청업체 노동자 홍아무개씨는 9일 낮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에서 대형 집진 배관으로 추락해 빨려들어가 숨졌다. 포항MBC 취재진은 유가족 요청과 포항지청 협조로 조사에 동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조합원 10여명이 포스코 사무동 사옥 앞에서 취재진 출입을 몸으로 막아서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사무실 입구로 들어가려는 포항MBC 기자를 밀어 쓰러뜨리기도 했다. 몸싸움은 조사 예정 시각인 오후 4시 이전부터 1시간 넘게 이어졌다.

▲11일 오후 포항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현장을 취재한 박성아 포항MBC 기자는 “노동부와 전화로 사전 협조를 마친 상황에서 현장에 도착했는데 포스코 노조원들이 막아섰다. 이들은 ‘편파보도를 하는 MBC는 절대 못 들어간다’, ‘암 걸리는데 왜 왔냐’고 말하며 10일 방영한 다큐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포항MBC는 10일 포스코 직업병 실태와 정치·언론의 은폐 카르텔을 고발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박 기자는 “노조원들 뒤엔 포스코 임원진들이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고 했다.

박 기자는 “노조원들에게 ‘다큐에 문제가 있다면 법적 조치를 하라. 오늘은 지난 9일 같은 노동자 죽음을 보도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혔지만 계속 막아서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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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의원이 현장에서 “사측이 (산재 사고) 보도가 하나도 안 되게 해놨다.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아느냐”며 노조에 취재진 동행을 주장했으나 결국 취재진은 출입을 제지 당했다. 조사는 노동부 포항지청과 홍아무개씨의 유가족, 노 의원, 포항제철소장만이 참가해 이뤄졌다.

▲ 11일 오후 포항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포항MBC는 이날 뉴스데스크 리포트에서 “정작 포스코 사측도 아닌 노동자를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이 왜 언론사의 정당한 취재를 가로 막았는지, 포스코 한국노총 노조원들이 오늘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노동부는 이날 현장조사 과정에서 포항제철소 내 사고 현장과 유사한 위험 시설 23곳을 확인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 당시 집진 배관 안에서는 고압의 집진기가 가동 중이었고 초속 18m의 강풍이 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 의원은 현장 참관 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확실히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포스코라는 살인기업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 이글은 2020년 12월 11일(금)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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