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서고금을 통해 콩 때문에 크게 망한 정치인이 둘 있으니 피타고라스와 트럼프다. 먼저 피타고라스가 콩으로 인생 말아먹은 얘기.

▶콩나무를 보고 손사래를 치는 피타고라스. Pythagoras, pictured here next to a fava bean plant, might have had good reason to fear them.

피타고라스는 수학자이기도 했지만 정치인이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의 그는 과두제를 지지할 정도로 매우 보수적이었다. 당연히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콩은 그리스 민주주의의 상징이라 할 만했다. 시민들은 콩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투표(投票)가 아니라 투두(投豆)라 해야 하나? 특히 공무원과 배심원 등을 선출할 때 콩을 사용했다. 그리하야 “민주주의를 미워하던 피타고라스는 콩까지 미워하게 됐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지하던 크로톤 시민들은 피타고라스의 “나는 콩도 싫고 민주주의도 싫어요” 타령에 분노했다. 화가 난 시민들은 결국 그를 쫓아냈다.

피타고라스가 생을 마감하자 아테네일보는 이런 부음기사를 냈다. ‘콩을 인정하지 못해 망한 정치인 피타고라스씨, 모년모월모시 메타폰티온 시에서 사망. 향년 80세.’

▶트럼프와 딸, 알랑방구씨.(왼쪽부터)

(2)

이제 트럼프 얘기. 트럼프도 콩 때문에 망했다. 이야기의 개요는 이렇다.

지난 7월 백악관의 초청을 받은 미국의 콩 통조림 회사 CEO 로버트 우나누에는 이런 싸가지 없는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지도자랑 동시대를 산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쥬!”

근데 그 회사는 미국 최대의 히스패닉계 식품회사다. 주 고객도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이다. 히스패닉계는 그 CEO의 알랑방구에 크게 분노했다. 트럼프는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을 ‘강간범’ ‘범죄자’로 부르던 인종주의자 아닌가!

히스패닉계는 “콩 통조림 회사의 제품을 사먹지 말자”며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얼러리, 이에 반발한 백인 양아치들은 “알랑방구 콩 통조림만 먹자”며 역공세에 돌입했다.

와중에 트럼프와 싸가지 없는 딸 이방카는 그 알랑방구 회사의 통조림 콩을 먹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 저급함에 히스패닉계는 패닉에 빠졌고, 백인 양아치들은 환호하며 결집했다. 뜻있는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콩이 미국을 두 동강 냈다”며 혀를 찼다. 그들은 또한 “콩으로 흥하려는 자 콩으로 망하리라”는 예언도 했다.

예언은 맞았다. 트럼프는 콩 때문에 망했다. 화가 난 미국인들은 결국 그를 백악관에서 쫓아낼 것이다.

▶파바 빈을 째려보는 피타콩라스 (영정 사진)

(부록)

정치인 피타고라스

콩은 그리스 민주주의에 ‘공헌’했다. 그러나 과두제 지지자였던 피타고라스는 콩을 똥 취급했다. 그의 정적은 문예를 장려한 참주 폴리크라테스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피타고라스는 민주주의가 싫어 콩을 기피 했다”고 여겼다. What the Greeks invented — democracy and clean elections — can be attributed to the bean. The Greeks selected many public officials — and jurors — using black and white beans. You might guess beans were used for voting. Nevertheless, Pythagoras disliked the method — he is supposed to have said: “Have nothing to do with the bean.” He favored oligarchy. Aristotle thought that Pythagoreans abstained from beans as a political protest against democracy, since colored beans could be used to cast votes in elections.

피타고라스의 콩 기피 이유

“콩 먹지 마. 콩 만지지 마. 콩밭에서 신발끈도 매지 마. 나는 콩사탕도 싫어요.” 피타고라스는 콩을 미워했다. 그가 세운 신비주의 종교단체의 계명 1호도 ‘콩 금기’에 관한 것이다. 여러 가지 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ㅁ그는 콩과 인간의 성분이 같다고 보았다. 성분이 같다면 콩은 인육(人肉)과 다름없다. 고로 사람은 콩을 피해야 한다. 버트란트 러셀은 “피타고라스는 콩을 먹는 것은 악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고 여겼다. 고기에만 있는 단백질이 콩에 풍부하니 콩을 고기로 본 것 아닐까”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은 플리니우스의 말에서 힌트를 얻은 듯.(아님 말고). According to Pliny, Pythagoreans believed that fava beans could contain the souls of the dead, since they were flesh-like. (The beans’ association with reincarnation and the soul made eating fava beans close to cannibalism.)

ㅁ피타고라스는 “콩밭을 지나느니 적에게 잡혀 포로로 죽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했다. 콩 알레르기 환자였다는 얘기도 있다. 그의 얼굴과 몸에는 (콩 때문에?) 반점이 많이 나 있었었다고 한다. Sadly, one fateful day when Pythagoras found himself pursued by enemies, he refused to cut across a bean field to escape and was overtaken and slain: such was his ill-considered aversion to the bean.

ㅁ피타고라스는 금욕주의자였다. 그리하여 그는 “콩(파바 빈, fava beans)은 여자의 성기 비스무리 생겼다”며 안 먹었다.

ㅁ콩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져서 기피했다. 배가 부풀어 오르면 아름다운 영혼을 가질 수 없다고 여겼다.

콩과 피타고라스의 죽음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설이 난무한다.

ㅁLegend has it Pythagoras had to live in a cave for a time, to hide from a dictator. Some accounts of his death describe him fleeing attackers, who chase him until a field of flowering fava beans blocks his way. When he refuses to run any further, he’s killed.

ㅁ In around 510 BC, Pythagoras's followers came into conflict with supporters of democracy and Pythagorean meeting houses were burned. Pythagoras may have been killed during this persecution, or escaped to Metapontum, where he eventually died.

ㅁThe supporters of democracy, headed by Cylon and Ninon, the former of whom is said to have been irritated by his exclusion from Pythagoras's brotherhood, roused the populace against them. Followers of Cylon and Ninon attacked the Pythagoreans during one of their meetings, either in the house of Milo or in some other meeting-place. Accounts of the attack are often contradictory and many probably confused it with later anti-Pythagorean rebellions. The building was apparently set on fire, and many of the assembled members perished; only the younger and more active members managed to escape.

ㅁAfter the Pythagorean supported oligarchy at Kroton was overthrown around 450 BCE, Taras (Tarentum) became the centre of Pythagoreanism.

▶그림 설명 = 69금

(심화학습)

황천과 연결된 콩

콩나무를 하데스와 연결돼 있다는 사다리로 여김. Due to their black-spotted flowers and hollow stems, some believers thought the plants connected earth and Hades, providing ladders for human souls. Aristotle, writing earlier, went much further. One possible reason for the ban, he wrote, was that the bulbous shape of beans represented the entire universe.

희생제의에 사용한 콩

Beans were often used for sacrifices, and in later Rome, priests of Jupiter couldn’t touch or even mention beans, due to their association with death and decay. For Roman funerary feasts, or silicernium, certain ritual foods were served: eggs, lentils, poultry, and favas.

콩은 마법의 작물

There’s also more earthly reasons to avoid beans. Diogenes Laertius, the Roman biographer of the Greek philosophers, wrote that beans were made of soul-stuff, much of which was present in humans. As it happens, the Greek word anemos means both “wind” and “soul.” Famously, beans are the magical fruit. Diogenes thought the excessive farting caused by eating too many fava beans was downright disturbing.

무식한 유럽인들

콩을 처음 본 유럽인들은 ‘악마의 열매’라 불렀다. 렌즈를 통해 콩을 확대해 보면 가끔 악마의 모습이 보였대나 어쨌대나.

무식한 이집트인과 로마인

콩 먹으면 죽는다! 이집트인들과 로마인들도 콩을 ‘죽음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한다. Followers lived communally, studied the cosmos, and ate vegetarian. But unlike today’s vegetarians, they also avoided beans. This wasn’t just a quirk. Like the Ancient Egyptians and Romans, they considered broad beans (also known as fava beans) a supernatural symbol of death. And due to a deadly allergy, the beans likely deserved their reputation.

파바 빈스

이야기에 등장하는 콩은 파바 빈스. Fava beans remain common in Greece, but other popular beans, such as green beans, kidney beans, and lima beans, only reached Europe and Asia after 1492. “When the word bean is used in European texts prior to 1492, it is almost always the fava,” writes food historian Ken Albala. Many cultures had mixed feelings about favas. The Greek historian Herodotus wrote that Egyptians refused to cultivate beans at all. 콩 때문에 조롱받은... The Greeks ate plenty of fava beans, and Pythagorean beliefs were mocked. The poet Horace tauntingly called beans “relations of Pythagoras.”

콩과 원숭이와 쥐와 닭

ㅁ2018년, 이명박이 구치소에 갖히자 난데없이 온라인에 이런 소문이 돌았다. “이명박, 콩 알레르기 있다!” 알고보니 헛소문이었다. 누군가가 YTN 뉴스 화면을 왜곡한 것이었다. 진실은? “이명박은 콩밥 아주많이 좋아하신다”.

ㅁ2013년, 박근혜가 광복 71주년 경축사를 읽으며 “콩 한쪽도 나눠먹던 우리 민족.... 그 정신이 자본주의 새 모델” 운운하자. 콩시위가 벌어졌다.

2016년, 서울 광화문에서 닭퇴진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용품 중에는 ‘박근혜 그만 두유’도 있었다. 전주에서는 ‘근혜 박’ 얼굴에 콩주머니를 던지는 학생들도 있었다.

ㅁ박정희는 조선일보의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기사에 힘입어 장기집권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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