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 고법 부장판사 강민구라는 자가 페북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일종의 야만사회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셨다.

“동물과 인간이 다른 것은, 인간은 염치와 부끄러움을 안다는 점.... 예전에는 한국 사회에 일종의 ‘선비정신’이 통용....” 운운. 아이고, 선비님의 말씀이 구구절절 뜨끔일세.

하여간 강선비의 구구절절은 이렇게 비장하게 끝난다. “나라 전체가 염치와 부끄러움을 아는 사회로 전진하기를 새벽에 어쭙잖게 서너 자 적어보니 동창에 아침 기운이 밝아 온다.” (근데, 문장 참 구리다. 웬 동창이 밝았느냐 타령.)

근데 강민구가 누구세요? 기억이 날듯 말듯. 아, 생각났다! “이건희 성매수는 양생법 차원이자 의료행위”라고 의학지식 자랑했던 분이다. (밑에 관련기사 붙여뒀어요.)

(2)

강민구가 말한 양생법은 정확히는 성양생법인데, 중국의 도가에서 시작된 이론이다. 성양생법은 《소녀경》등에서 언급하여 유명해졌다. 이 양생법의 핵심은 접이불루(接而不漏)다.

그러니까 강민구의 이건희 쉴드 논리는 이렇다. “이건희는 병든 노인이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의학적 차원에서 성양생법을 한번 해본 것이여....” 근데 강민구는 이건희가 ‘접’만 하고 ‘누’는 안 했는지 어떻게 아셨대?

아참, 의학적으로 접이불루는 개구라 중의 개구라다. 접이불루는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킬 수 있다. 요도에 피가 몰려 충혈이 될 수 있다. (사실은, 《소녀경》에도 ‘오랫동안 사정하지 않으면 큰 종양이 생긴다’는 말이 나온단다.)

58년 개띠로 이제 노경에 접어드신 강민구님. 혹세무민의 의학이론 전파는 그만 하시길 부탁드린다. 혈의누 흘리며 부탁드린다.

▶ 영화 ‘그대 안의 불루(不漏)’ 한 장면.

(부록)

성양생법

도교적 색채가 짙은 중국의 방중술서《소녀경》 등에서 언급하고 있는 개구라.

방중술의 핵

접이불루가 핵심. 《소녀경》은 “환정(還精)의 경지에 이르면 신선이 되쥬”라는 개구라를 풀어놓는다.

진실은?

접이불루는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킬 수 있다.

(쓸데 없는 심화학습)

도교의 단(丹)

ㅁ외단(外丹) : 몸에 좋다는 건 마구 처먹는다. 좋다는 걸 몸 안으로 집어넣음. 《소녀경》은 뽀뽀 중에 여인의 침을 처먹음으로써 성적 양생을 할 수 있다는 식의 ‘비술’을 자주 소개.
ㅁ내단(內丹) : 의식적으로 기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방식. 방중술도 이에 따른 것.

도교의 4대 장생술(長生術)

ㅁ방중술 : 남녀간 섹스를 통해 불로장생을 추구하라.
ㅁ벽곡법(辟穀法) : 화식을 금하고 생식을 하여라.
ㅁ복식법(服食法) : 탕약이나 금, 수은 같은 것을 ‘식용’으로 만들어 복용하라.
ㅁ조식(調息)과 도인술(導引術) : 호흡을 익히고 몸의 움직임을 연마하라.

남존여비 시대의 산물 《소녀경》

ㅁ책 나온 시기가... 남성우월주의 시대였음.
ㅁ내용 때문인지 흔히 소녀(少女)를 떠올리는 분 있는데 소녀(素女)임.

소녀(素女)는 누구?

방중술(房中術)의 대가로 알려진 도교의 전설상 선녀. 소녀경에는 소녀와 함께 채녀(采女), 현녀(玄女) 등이 등장한다.

소녀동침(少女同寢)

어린 여자와 동침하여 회춘을 꾀한다는 개구라. 야사에 따르면, 고려 28대 충혜왕은 몹시 밝히던 자였는데, 어의의 권고에 따라 성양생법으로 회춘하겠다며 처녀 100명을 징발, 100일 동안 섹스. 결국 피를 쏟고 병석에 누워 시름시름 앓다 사망.

(관련기사)

강민구 부장판사의 ‘부적절한 행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 조선일보

“뉴스타파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와 그룹 차원의 지원의혹 보도 이후에도 강민구 부장판사는 장충기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뉴스타파는 강 부장판사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는 양생법, 즉 오래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취지의 인터넷 칼럼을 장충기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고발뉴스닷컴 2019.07.04.)

현직 부장판사 “부끄러움 모르는 정권…韓 야만사회 되고있다”

현직 고위법관이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일종의 야만사회가 되고 있다”며 헌법적 가치가 무시되고 있는 정치권의 현 세태를 비판했다.

강민구(62·사시 24회·사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7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예전에는 한국 사회에 ‘선비정신’이 통용됐다”며 “정상적인 일종의 도덕률이 지배하던 사회”라고 밝혔다. (하략, 문화일보 2020.08.07.)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저작권자 © 자유언론실천재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