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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단독 늘었지만 보도 품질은 저하‘방송뉴스의 단독보도 품질 연구’ 논문 “단독보도가 시청률·속보 경쟁으로 활용”
  • 관리자
  • 승인 2020.06.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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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은 2017년 9월1일 ‘[단독] 지상파 기자가 국정원 민간인 댓글팀 가담’이란 리포트를 내고 “지상파 방송기자가 댓글 공작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출처는 사정당국 관계자였다. 오보였다. 리포트에는 방송사 중견 기자로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프리랜서 아나운서였다. 해당 리포트는 삭제됐다.

SBS는 2017년 5월2일 ‘[단독]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 리포트를 내고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을 다루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해양수산부가 거래를 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후 해당 기사는 삭제됐다. 박정훈 SBS사장은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제목을 달고 함량 미달의 보도가 전파를 타고 말았다”며 사과했다.

▲2017년 9월1일 MBN 단독보도.

▲2017년 5월2일 SBS 단독보도.

방송뉴스의 단독보도가 양적으로는 증가하고 있지만 단독보도의 기본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품질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건호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와 유수정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론이 담긴 ‘방송뉴스의 단독보도 품질 연구’ 논문을 최근 한국방송학보에 발표했다.

논문 분석대상은 KBS·SBS·MBN 메인뉴스로, 2012년·2015년·2018년 모두 3년간의 단독보도 1783건을 수집했다. 그 결과 KBS 461건, SBS 622건, MBN 700건이 수집됐으며 시기별로는 2012년 377건, 2015년 512건, 2018년 894건으로 단독보도량이 매해 증가했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독창성 수준이 가장 낮은 단독 취급 유형이 양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1783건 중 단독 취급 유형은 1134건, 단독 입수 유형은 440건, 단독 개발 유형은 209건으로 나타났다. ‘단독 취급’ 유형은 공개돼 있거나 공적·사적 자료 등을 재가공하거나 시간적으로 먼저 보도한 것이다. 반면 독자적인 정보 발굴 노력을 하는 ‘단독 개발’ 유형 보도는 10~13%로 3사 모두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논문에 따르면 SBS는 단독보도의 66.6%가 단독 취급 유형으로, 3사 중 단독 취급 유형 비율이 가장 높았다. KBS의 경우 단독 입수와 단독 개발 유형에서 SBS나 MBN에 비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KBS는 분석대상의 58.3%가 4명 이상의 복합적인 상황을 다루는 기사였던 반면, SBS는 이해관계자 2∼3명인 경우가 48.1%, MBN 59.1%였다.

▲게티이미지.

이런 가운데 정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 취재원 활용은 불투명 취재원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 당 투명 취재원 활용은 3년 평균 0.96명으로 1명보다 적었으며, 불투명 취재원은 평균 1.17명이었다. 2015년의 경우 투명 취재원과 불투명 취재원 격차가 0.79명, 1.22명으로 가장 컸다. 2018년에는 각각 1.03명, 1.11명으로 격차가 줄었다.

연구진은 “단독보도의 뚜렷한 양적 증가가 확인됐지만 질적 성장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접근하기 쉬운 자료를 재가공하거나, 타사보다 먼저 보도한 단독 취급 보도의 비율이 컸기 때문”이라며 “기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장기간의 기획과 탐사로 정보를 발굴하기보다는 공개된 정보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가 재가공돼 단독으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단독보도의 양을 봤을 때 취재 조직 규모가 작은 MBN에서 단독보도가 가장 많았다. 장기간의 정보 발굴을 통한 품질 경쟁이라기보다는 공개되는 정보를 누가 먼저 획득하느냐에 따라 독창성이 결정되는 현재의 속보 경쟁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연구결과는 단독보도가 시청률 및 속보 경쟁의 전략으로서 활용되고 있으며, 단독보도의 기본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품질을 저하시키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특히 저조한 투명 취재원의 활용은 기사의 심층성뿐만 아니라, 정확성까지 떨어뜨리며 품질의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JTBC는 2018년 2월28일 단독보도를 지양하겠다고 선언하며 ‘단독’이란 표현을 뉴스에서 없앴다. 연구진은 JTBC 사례를 언급하며 “기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기사가 과연 ‘단독’을 달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고, 업계에서도 바람직한 모습의 단독에 대한 합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이글은 2020년 06월 19일(금)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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