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에 적수아(赤手児)라는 핑크요괴가 있다. 놈은 평소에는 사람 눈에 띄지 않게 나무 위에 동동 매달려 있다. 그러다 누가 나무 밑으로 지나가면 툭 떨어진다. 떨어진 놈은 지나가던 사람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린다. 그러니까 놈의 존재 이유는 발목잡기다.

근데 백날 그 지랄 해봐야 인심만 잃고 남는 게 없다. 적수(赤手)가 뭐냐. ‘붉은손’이기도 하지만 ‘맨손’, ‘빈손’이란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2)

상임위 구성을 두고 여의도가 시끄럽다. 핑크당의 발목잡기 여간 아니다. 핑크괴물의 발목잡기는 결국 어떻게 끝날까. 백날 그 지랄 해봐야 인심만 잃고 남는 게 없을 것이다. 며칠 뒤 핑크괴물들은 ‘맨손’, ‘빈손’ 들여다보며 통곡할 것이다.

(부록)

발목잡기 요괴

赤手児, あかてこ, akateko, "red handed child". Akateko drops down from trees as people pass underneath them. It grabs at the feet of pedestrians, causing them to stumble and fall.

생김새

The akateko appears—just as the name implies—as a red, disembodied hand belonging to a child.

서식처

나무 위. It is found hanging in Japanese honey locust trees(주엽나무).

전설

Some people have seen the figure of a furisode-wearing beautiful girl of 17 or 18 years standing underneath an akateko’s tree. Those who witness her are immediately struck with a powerful fever. It is not clear what relationship she has to the akateko, if she is part of the same apparition or another spirit entirely. In Kagawa and Fukushima prefectures, the spirit will travel in pairs, resembling moving feet or legs.

놈의 ‘초록동색’

얼마전 소개드린 또다른 발목잡기 요괴 Ashi-Magari와 절친. akateko sometimes work together with ashi. 혹은, akateko=ashi=two forms of the same yokai라는 설도 있다.

오늘의 한자(1)

赤 [적] 흔히 붉은색을 뜻한다고 여기지만, 핑크색 등 붉은 계통의 모든 색을 총칭한다.
赤手 [적수] 맨 손. 빈 손. 적수공권(赤手空拳).

오늘의 한자(2)

紅赤同色 [홍적동색] 핑크색과 붉은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 (용례, 不同而似 紅赤同色 似而不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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