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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보호받지 못하면 민주주의 사회 아니다트랜스젠더 여성 대입 논란-성전환 군인 강제 전역, 이 사회 후진성 드러내
[칼럼]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ㆍ언론사회학 박사
  • 관리자
  • 승인 2020.02.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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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여성의 대입 논란과 남성현역 군인이 성전환 수술 이후 육군에서 강제전역 당한 것은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 차별금지에 대한 무감각은 물론 인권존중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드러낸 것으로 그 시정이 시급하다.

인간의 성적 정체성은 유전자나 호르몬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개인의 선택 사항이 아니며 타고난 체질과 같은 것이다. 동성애와 같은 성적 지향성은 유전적 결과일 뿐, 개인적 선택이나 사회적 환경과 무관하며 후천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서구 사회를 중심으로 그에 대한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폐기되고 있다. 성소수자는 이성애자 등과 동등한 인권과 권리를 누려야 할 존재로 인식되고 관련법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1)

한국의 경우 성소수자에 대한 배려나 관심 등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중등학교 이상에서의 성적 소수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그 보호를 위한 제도 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성인 사회도 심각하다. 예를 들어 성적지향, 학력, 출신국가 등에 의해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지 않고 있다. 성적 소수자로 공개되는 것은 사회적인 낙인의 대상이 되면서 크고 작은 고통과 문제를 일으킨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는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증오범죄 피해 우려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이 차별을 제도화하면서 혐오와 인권침해가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은 자살이 세계 1위로 ‘생지옥’이라 불리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이런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면서 그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인 지원이나 보호를 위한 제도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살필 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성적 소수자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기초적 상식

성적 소수자와 성적 다수자를 구분하기 위해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 ; 연애 또는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대상으로 이성, 동성, 양성, 무성 등으로 구분된다),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 ; 성적 매력을 느끼는 대상에 따라 이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면 이성애자 등으로 구분된다),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 ; 주관적으로 느끼고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이라는 특성) 등의 개념이 사용된다.

성적 소수자는 지역이나 공동체 또는 개인에 따라 그 개념이 계속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데 그 이유는 다양한 특성을 지닌 성적 소수자 집단이 존재하고 새로운 성적 특성이 별개의 개념으로 확립되면서 새로운 용어들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적 소수자를 지칭하는 축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의 하나가 LGBT인데 이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출생 시의 성과 사회적으로 생활하는 성이 다른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첫 글자로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 CPC(Center for American Progress)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청소년과 성인의 5-10%는 LGBT로 추정된다. 2)

성적 소수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표현하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성적 소수자(sexual minority)는 여성 동성애자인 레즈비언(Lesbian), 남성 동성애를 가리키는 게이(Gay), 남녀 모두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고 성행위를 하기를 원하는 양성애자(Bisexual), 출생 시의 성과 사회적으로 생활하는 성이 다른 트랜스젠더(Transgender), 젠더 퀴어(Gender Queer ; 양성애와 이성애 범주에 속하지 않는 성적 특성을 지닌 사람), 또는 제3의 성 등의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 신체 등을 지닌 경우다. 이는 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면서 사회적 다수인 이성애자(heterosexual) 또는 시스젠더(cisgender)와 비교되는 말이다.3)

성적 소수자는 대개 LGBT로 분류하지만 최근 들어 LGBTQIA가 등장했는데 이는 LGBT가 확장된 것으로 자신의 성적 특성을 꼭 집어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면서 Queer, Questioning, Intersex, Asexual의 첫 글자를 연이어 붙인 것이다. 퀴어(Queer)는 원래 성소수자에 대한 비하명칭으로 쓰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LGBTQIA 대신 성소수자 모두를 포괄하는 단어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때때로 LGBTQ가 모든 성적 소수자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퀘스쳐닝(Questioning)은 자신의 성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고, Intersexaul은 사람 한 몸에 남녀 성기가 같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Asexual은 무성애자(성적 충동이 없는 사람으로, 성적 매력을 주거나 느끼지 않고, 성적 자극에 반응하지 않으며, 성적 파트너와 배타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 사람)를 일컫는다.

성소수자를 가리키는 또 다른 두문자어(頭文字語)는 젠더 및 성적 정체성 소수자를 지칭하는 GSM (Gender And Sexual Minorities), 좀 더 광범위한 성적 지향과 그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을 포함하는 LGBTQ+ 등이 있다. 이 밖에 성적 소수자와 관련해 서구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 몇 가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4)

androsexual ; 남성 또는 남성스러움에 성적, 감정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상태
androgyny ; 남성과 여성적 요인을 포함한 성적 표현
Transsexual(성전환자) ; 젠더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거나 태어날 때의 성과 문화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
transman ; 태어날 때의 성인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
transwoman ;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
two-spirit ; 남녀 두 개의 젠더 정체성의 자질을 갖고 있거나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
Ally ;  LGBTQ+공동체의 친구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사람.
Pansexuality(범성욕주의); 상대방이 어떤 선천적 성을 지녔거나 젠더 정체성을 지닌 것을 구분치 않고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
Agender ; 관습적인 젠더 정체성과 자신의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Pangender ; 자신을 모든 젠더 정체성을 지닌 것으로 여기는 사람. gender queer와 많이 겹치는 단어다.
Bigender ; 자신이 여성과 남성 젠더 정체성 사이에 속하거나 행동한다고 여기는 사람.
straight ; 이성애자(heterosexual)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한편 성적 소수자에 대한 분류가 다양하고 그 경계가 애매해 모든 LGBTQ를 정확하게 분류하기 어렵고 실제 많은 연구에서도 이들에 대한 분류가 두루뭉술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의 경험이나 행동 등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2017년 지적했다. 5)

한국의 성소수자에 대한 무지와 후진성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부사관이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은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및 병력 등을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2007 – 2017년까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한국 정부에 아홉 차례 권고했다. 그러나 이 법은 2020년 2월 3일 현재 제정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차별받는 소수자의 하나인 성적 소수자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성적 소수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법을 만드는 것을 외면하거나 정부의 행정 문서 등에서 성적 소수자라는 표기조차 배제한 결과다. 이는 차별금지가 인권보장의 핵심과제이며 국가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유엔의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특정 종교집단이나 정치집단의 요구에 의해 인권을 짓밟는 제도가 방치되고 정치가 행해지는 사회는 후진사회다.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면 참여정부가 2007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삼고 법무부가 입법예고까지 했지만 일부 종교 세력이 반대하면서 성적지향, 학력, 출신국가 등 7가지 항목을 차별금지 사유에서 뺐다가 결국 폐기했다. 정부와 국회 등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세력에 굴복해 국제사회의 인권존중 요구나 상식에 등을 돌리는 것은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 한다’로 되어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과 관련해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규범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인권과 평등의 시계바늘이 후진 사회에 머물러 있는 한심한 모습이다.

서울시민 인권헌장이나 여러 지역의 인권조례가 지나 수년 동안 잇달아 폐지된 것도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일부 세력의 반대가 그 원인의 하나였다고 거론됐다. 그러나 공직자들이 소신 없이 정략적 이해관계에 휩쓸리거나 거래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반대 의견에 대해 과학적 사실 등을 앞세워 적극 설득하고 관철시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예를 들면 차별금지법 등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이 법안을 철회하거나 심지어 국가인권위법에 명시된 19개 차별금지사유 중 성적지향을 삭제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촛불 혁명으로 들어선 정부의 여성가족부는 2017년 공공 문서에 ‘성 평등’이란 단어를 사용하려다 야당 등의 반대가 자심하자 결국 포기하고 ‘양성평등’으로 기재했다. 서울시교육청도 2018년 3월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해소하겠다며 '교직원 양성평등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실천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2015년 6월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 전시라는 이유로 사실상 지원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 당시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이 ‘앞으로 성소수자 관련 행사지원을 거부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해당 부서에는 성소수자 차별 금지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했지만 그 후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의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참여정부시절 차별금지법이 추진되던 때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에 있었고, 2012년 대선 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했다. 하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차별금지법을 만들지 않겠다고 후퇴한 입장을 보였다. 사회권위원회가 2017년 ‘긴급하게’(urgent)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아직 아무런 조치도 취한 것이 없다. 정치권이 사회적 약자를 법의 보호망에서 벗어나도록 방치하는 것은 결국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동시에 사회적 약자들이 조롱과 폭력의 대상이 되면서 존재 자체를 위협당하는 현실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이는 인권 보호에 바탕을 둔 법치를 외면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성적 소수자에 대해서 언론도 자유롭지 못하고 위축되어 있는 불행한 현실이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특집을 방영하던 EBS <까칠남녀>가 2018년 초 프로그램 자유게시판에 방송을 중단하라는 게시물 수백 건이 게재되는 등 논란이 심해지자 방송 횟수를 줄이는 등 조기 종영의 조치를 취하고 말았다. 당시 제작진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성소수자 4인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최초로 공개한다"며 "출연진 4인방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고백을 통해 시청자들의 오해와 편견을 깨겠다"는 의욕을 보였지만 한국 사회가 여전히 막힌 사회라는 것을 모두에게 확인시킨 꼴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부 당국이 성적 소수자의 존재를 공문서에 반영하는 것조차 거부되고 있고 범사회적 차별법이 여전히 제정되지 않아 LGBTQ가 당하는 고통은 매우 심각하다. 트랜스젠더 여성의 대학 입학과 성전환 수술 현역군인의 강제전역을 둘러싼 논란은 바로 정부의 무책임, 무 소신에 그 뿌리가 있다 하겠다. 정부와 국회 등이 성적 소수자를 혐오하는 세력에 굴복해 국제사회의 인권존중 요구나 상식에 등을 돌리는 것은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네덜란드가 2000년 처음으로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한 데 이어 2018년 1월 현재 유럽과 북남미, 호주 등 26개 국가가 그 뒤를 따랐고 대만, 오스트리아, 코스타리카 등 일부 남미 국가가 유사한 조치를 취했거나 그럴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적 지향성에 대한 지구촌 차원의 개선 작업은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국가가 증가 추세인 것처럼 매우 전향적이다. 그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그 사회적 평가나 정치적 권리 등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 명백하다. 한국 사회도 어떤 선입견이나 정치적 입장 등에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지속적인 과학적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논란이 심할수록 치우치지 않은 지식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체 사회가 민주화 되려면 사회적 소수자, 약자 등의 권익이 사회적 다수인 보통사람 수준으로 맞춰져야 한다. 성적 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주>

1)

Mark R. Joslyn, Donald P. Haider-Markel. Genetic Attributions, Immutability, and Stereotypical Judgments: An Analysis of Homosexuality. Social Science Quarterly, 2016; DOI: 10.1111/ssqu.12263 / University of Kansas. "Public understanding of genetics can reduce stereotypes: Genetic attribution lessened stereotypical judgements of homosexuality, gay marriage." ScienceDaily. ScienceDaily, 7 April 2016.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4/160407083736.htm>.

2)

https://www.americanprogress.org/issues/lgbt/news/2010/06/21/7980/gay-and-transgender-youth-homelessness-by-the-numbers/

3)

https://www.goodtherapy.org/learn-about-therapy/issues/lgbt-issues

4)


http://itspronouncedmetrosexual.com/2013/01/a-comprehensive-list-of-lgbtq-term-definitions// http://sja.sdes.ucf.edu/docs/LGBTQ-Terminology.pdf

5)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answer-sheet/wp/2017/12/06/what-the-latest-research-really-says-about-lgbtq-youth-in-schools/?utm_term=.1f2cb27f18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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