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의 오리알들 - 자유언론실천재단

중부매일 (2005.03.08.)

낙동강 가운데 섬이 있는데, 거기 천년 묵은 금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울음소리조차 예사롭지 않았다. “개금개금.... 개금개금....”

“금개구리 잡아먹은 새는 봉황이 된다” “금개구리 잡아먹은 뱀은 용이 된다.” 어느날부턴가 섬에 이런 찌라시가 나돌았다. 사실이었다.

섬에서 찌라시의 구독자는 백로와 뱀, 두 마리 뿐이었다. 눈이 뒤집힌 두 놈은 금개구리를 찾아나섰다.

“찜!” 백로가 빨랐다. 백로는 금개구리를 꿀꺽 삼켜버렸다. 그리곤 과연 개구리가 소화도 되기 전 봉황으로 신분상승하여 하늘높이 날아올랐다.

한편 찌라시는 유튜브까지 진출해 관련속보를 계속 내보냈다. 그 바람에 전국의 새들이 팔자 한번 고쳐보자며 섬으로 몰려들었다. 섬이 복잡해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웬만한 새는 자신의 둥지 한 채 만들기도 힘들었다.

무주택 새들은 남의 둥지에 알을 까기 시작했다. 특히 높이 나는 재주가 없는 오리들이 백로나 꿩 등 종이 다른 새들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았다.

“얼러리, 당신 오리놈이랑 붙어 먹은겨?" ”뭔 소리유?“ “봐, 이게 백로알이여? 오리알이지!” “어머머!” 여기저기 가정 파탄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법이다.

오리 외 종이 다른 새들은 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기 시작했다. 돈 써가며 오리알 감별사를 부르는 부부도 있었다.

오리알을 발견한 백로와 꿩 등은 그 오리알들은 어떻게 했을까. 강물을 향해 걷어찼다. ‘낙동강 오리알’이란 말은 이렇게 생겨났다.

찌라시에 따르면 요즘 자한당 의원 가운데 일부가 자신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있단다. 그들은 멍한 표정으로 강변을 어슬렁거리며 이렇게 웅얼거린단다. "난 누구? 여긴 어디?"

"난 누구?”의 ‘나’는 누구인까?

1. 나경원 2. 김세연 3. 박근혜 4. 오리알

“여긴 어디?"의 ‘여기’는 어디인가?

1. 낙동강 2.한강 3.요단강 4.요강

(사진=등네미 블로그)

뱀은 어떻게 됐을까

뱀은 크게 상심하여 강쪽을 향해 내려가다 바위로 굳어버렸는데, 그 형상을 보니 이무기였다.

뱀들은 왜 섬으로 가지 않았나

날개 없고 다리 없으니 못 간거지.

하중도

앞에 소개한 강은 낙동강 중상류에 있는 섬. 하중도(河中島)는 ‘강 한가운데 떠있는 섬’을 뜻하는 보통명사.

반기문 불출마에… 나경원 '낙동강 오리알' 신세?

1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처지가 궁색하게 됐습니다. (중략)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나 의원은 떠올리는 이가 많았습니다. 나 의원은 지난 해 새누리당 탈당과 신당 합류를 고심하다 "반 총장께서 대선 행보를 한다면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반 전 총장의 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한 바 있었습니다.

나 의원은 반 전 총장의 귀국 당일 팬클럽과 함께 반 전 총장의 집 앞에서 그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과 정치행보를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나 의원 새누리당의 유력한 탈당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후략, MBN 2017.02.01)

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