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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온라인 저널리즘[기고]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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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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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속 ‘신뢰도 떨어지는 뉴스’

유튜브의 뉴스는 제휴심사를 받은 기성언론 중심인 포털과는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 이용자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다 보니 유튜브에서 사실상 언론 활동을 하는 크리에이터나 논객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들 가운데 편향적이거나 일방적인 주장과 음모론을 담은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보수 성향 유튜브 상위 17개 채널의 총구독자는 83만5100명에서 200만1700여명으로 1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신의 한수, 조갑제TV 등의 채널이 수십만 구독자를 확보해 기성 언론 못지 않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실시한 인기영상 분석 결과 신문방송 등 기성언론의 뉴스 콘텐츠가 43건으로 나타났으나 그렇지 않은 콘텐츠가 59건으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인기영상’에 오른 문제적 콘텐츠는 이런 식이다. LA시사논평TV는 “문재인 최악상태 재기불능(?)”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내용의 건강이상설을 다뤘다. ‘신의한수’는 “문재인의 이상한 행동과 건강이상설” 제하의 콘텐츠를 내보냈다. 이 방송에서 출연자는 “인지능력이 없다고 할지 배울 수도 없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긴급속보...트럼프는 경고했고! 문재인을 더 이상 남한의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은 무기징역에 처하여야 마땅하다 충격” “CIA 기밀문서가 문재인을 박살냈다!” 등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콘텐츠가 많았다. 고 노회찬 의원의 타살설 뉴스도 이어졌다. 태평TV는 “노무현 유서와 노회찬 유서의 작성자는 동일인이다” “노회찬 누가 왜 죽였나? 자살 위장 타살의 비밀과 금도굴 범죄” 콘텐츠를 통해 노회찬 의원이 타살이라고 단정했으며 ‘잔치국수 먹방’으로 논란이 된 뉴스타운TV역시 “노회찬 의원 투신 자살...의심되는 타살 의혹?”(뉴스타운TV) 콘텐츠를 통해 타살설을 다뤘다.

일각에서는 이런 콘텐츠를 ‘가짜뉴스’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표현은 ‘언론이 아닌데 언론을 흉내 내 속이는 뉴스’라는 의미로 콘텐츠의 특성 뿐 아니라 매체의 특성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등록된 언론사 가운데서도 허위사실이나 음모론 등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언론이 아니더라도 닷페이스처럼 주요한 의제를 설정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나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명확한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또한 이 기준이라면 ‘가짜뉴스’ 매체가 인터넷언론 등록만 하면 ‘진짜뉴스’가 될 수도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안적인 용어로 정보의 특성에 주목해 허위정보라고 불러야 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유사한 개념으로 정부여당은 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을 쓰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속 콘텐츠는 이 개념으로도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가짜뉴스’사례로 꼽히는 문재인 치매설이나 노회찬 의원 자살설은 설득력이 매우 떨어지는 편향된 주장이자 음모론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의혹제기’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가 허위나 허위조작정보라고 보기는 힘들다. 만일 이를 허위정보로 규정하면 입증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오는 세월호 참사나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도 ‘허위정보’가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왜 특정 세력은 극단적이거나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뉴스를 만들어 내보내는 걸까. 이들이 유튜브에서 주목받게 된 데는 정치적 환경과 관련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국의 보수층 가운데 친박성향의 지지자들은 기성 보수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고, 대안 플랫폼으로서 유튜브가 각광받기 시작했다.“태극기 집회 인원은 축소되고 촛불집회 인원은 부풀려질 겁니다. 우리에겐 신문도 지상파도 종편도 없습니다. 우리가 모두 언론이 되면 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애국 혁명을 일으킵시다!” 2017년 2월 서울시청 앞 박근혜 탄핵반대 집회 중 사회자 발언으로, 이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유튜브 시스템이 이 같은 콘텐츠의 확산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한겨레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시리즈는 유튜브 내에서 만들어진 이들의 콘텐츠가 서로의 콘텐츠를 인용하며 확대재생산하고 있고 유튜브가 이들 콘텐츠 간 ‘가교’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한겨레는 “문제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가짜뉴스의 확산을 돕는다는 점에 있다”며 “‘정규재TV’를 보면 추천 영상으로 ‘신의 한수’를 권하고, ‘태블릿PC 조작설’을 보면 ‘노회찬 타살설’ 동영상을 관련 영상으로 제시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튜브의 맞춤형 알고리즘이 정보편식을 부추긴다는 점을 드러낸다. 유튜브는 개인이 시청한 영상을 바탕으로 유사한 영상을 메인화면과 영상을 시청한 후 뜨는 추천영상에 내세우는 방식의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을 선보이고 있다.

한겨레 2018.9.28.자 '가짜뉴스를 찾아서' 기획시리즈② '유튜브 독버섯, 가짜뉴스 실태' 기사의 자료 사진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제기는 해외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2016년 미국대선 기간 가디언이 유튜브의 자동추천영상을 분석한 결과 643개의 편향 콘텐츠 중 551개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전 엔지니어인 기욤 샤스로(Guillaume Chaslot)는 가디언을 통해 “체류시간에만 집중된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필터버블과 페이크뉴스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유튜브 동영상의 품질과 다양성 개선을 위한 알고리즘 수정방안을 제시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내 ‘온라인 저널리즘’ 문제는 주로 보수극우 성향 정치 콘텐츠에 집중되지만 기성 언론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정작 주목받는 뉴스들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구현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인 경우가 많고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언론사들이 실제 방송이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릴 때보다 유튜브에서 제목을 더 자극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해 언론사 유튜브 뉴스 채널 20개의 조회수 1~10순위 영상을 모은 다음 조회수 상위 30개 영상을 비교해 분석한 결과 성 관련 이슈를 다룬 동영상은 10개, 잔혹·폭력 관련 동영상은 4개로 절반 가량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었다. <이노스텔, 성매매 장소로... "외국인 오면 충격받을 것">(JTBC) <성관계 영상까지 올린 철 없는 커플>(TV조선) 등은 5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했다.

유튜브에서 실제 뉴스보다 더욱 자극적인 제목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조회수 상위 30개 가운데 JTBC의 <얇게 썬 대패삼겹살...알면 못먹는 충격적 비밀>이라는 동영상의 공식 홈페이지상 제목은 <대패삼겹살 왜 얇게 썰었나 했더니...>였다. TV조선의 <키 크게 해준다며 여중생 바지 벗기고…>라는 동영상도 실제 제목은 <성장치료 한다며 여중생 수차례 성추행한 한의사, 징역 1년>이었다. 유튜브에서 주목받기 위해 제목을 바꾸는 ‘최적화’가 선정성 경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유튜브 저널리즘을 위한 노력

유튜브의 극단적·편향적 콘텐츠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규제론도 뜨겁다. 정부는 허위조작정보 규제 논의에 착수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이 구글코리아에 항의방문해 유튜브 영상 삭제를 요구했고, 경찰이 문재인 대통령 치매설 등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 요청했다. 국회에서는 사업자에게 ‘가짜뉴스’ 삭제 의무를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그러나 국내 사업자가 아닌 유튜브를 대상으로 규제 실효성을 확보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허위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는 △허위판단의 시간 의존적인 성격 △진실 표현도 억압할 가능성 △사전검열로 작용할 가능성 △의견과 사실 구분의 모호성 △의도 파악의 어려움 △언론과 비언론 차별 소지 △권력자를 위한 규제로 이용되는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해오고 있다.

다만, 사업자 차원의 ‘책무’를 강화할 필요성은 있다.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튜브 인기영상에는 문제적 콘텐츠가 걸러지지 않는 현실이다. 이와 관련 구글코리아측은 “직접 배열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한 배열”이라는 입장이지만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상위 노출하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

유튜브는 플랫폼 차원에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우선 배열하고, ‘신뢰도 떨어지는 정보’를 장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구글의 ‘더 트러스트 프로젝트’(The Trust Project)를 유튜브에서 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구글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실행 방안의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제공하는 언론사의 뉴스를 알고리즘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항목이 △미션과 윤리강령을 언론사 웹사이트에 올린다 △저널리스트의 이력을 명시한다 △기사 작성에 도움이나 자료를 제공한 인터뷰이, 전문가, 사이트 링크, 원본을 어떻게 이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기사 내용의 명확한 출처를 밝힌다 △직접 찾아가서 취재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등이다.

국내와 미국의 대응 태도가 이중적인 문제도 있다. 2017년 IS 등 테러단체와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 미국 기업 광고영상이 노출된 사실이 알려져 광고주들이 보이콧하자 유튜브는 사과글을 올리고 대책을 발표했다. 직후 혐한 콘텐츠에 한국 기업 광고가 붙었지만 구글코리아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튜브는 지난 7월 ‘가짜뉴스’ 퇴치에 25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검색 결과에 미리 보기와 함께 연관 뉴스 링크를 보여주고 일부 영상에는 브리태니카 사전 등 외부 텍스트를 함께 노출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물론, 한국 이용자들은 누릴 수 없는 서비스다.

한국에 구글코리아가 있지만 유튜브는 독자를 대신해 묻는 기자들과도 제대로 된 소통이 안 된다. 지난해 웹 매거진 아이즈가 유튜버 살해 협박 이슈 관련 구글의 공식 입장을 묻자 “개별 채널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는 않는다”는 답을 받았다. 유튜브는 콘텐츠 문제와 관련한 국내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지난 5일 허위정보 유통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연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2018년 처음으로 구글코리아가 국내 언론을 ‘GNI 유튜브 혁신 펀딩’ 지원사로 선정한 점은 긍정적이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JTBC와 한겨레에 각각 25만 달러 상당(2억8225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뉴스, 시사, 정치에 초점을 맞춘 동영상 프로그램 제작 역량 강화에 지원한다.

언론 역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가 어뷰징으로 황폐화됐던 제2의 포털이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소셜미디어 공간과 더불어 유튜브에서도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원칙을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현재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 신문사의 독자편집위원회는 ‘TV방송’과 ‘종이신문’에 한해 견제받는데 이를 온라인 공간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고 필요하다면 관련 법령개정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유튜브 속 온라인 저널리즘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도 특히 중요하다. 과거 언론 이슈는 족벌언론이나 공영방송, 최근에는 포털 공정성 이슈가 주목 받았으나 이제는 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의 ‘알고리즘’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 JTBC가 사실상 24시간 유투브 모니터링을 통해 팩트체크를 하고, 언론모니터를 주 업무로 하는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이 ‘5·18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고 유튜브, 카카오톡 등을 통해 유포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검증하고 보고서를 낸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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