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중국군과 인민군이 서울에 들어왔다. 이튿날 서울과 평양에서 24발의 축포가 하늘로 쏘아 올려졌다. 그날 중국 북경의 천안문 광장에서는 밤을 새워 축제가 벌어졌다.

부산 창고에 간판 걸고 조선일보 속간

그런 일이 벌어지기 직전에 피란길에 오른 조선일보 사원 40여명은 부산에 도착해서 한 자리에 모였다.

당시 피란지 부산은 생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여관, 다방, 식당 심지어 다리 밑, 산비탈까지 사람들로 초만원이었다. 조선일보 사람들은 숙소를 찾아 헤맨 끝에 영도다리 부근 부두에 떠있는 빈 배 한 척을 얻을 수 있었다. 이북 흥남에서 피란민을 태우고 부산항에 들어온 배였다. 조선일보 사람들은 여기서 먹고 자면서 신문을 만들었다.
사원들은 우선 대표취체역 전택보의 소유인 부산 남포동 2가 19번지의 창고에 조선일보 간판을 내걸었다. (…) 영도다리 옆에 정박하고 있던 철수선 위에서 잠을 자는 편집기자들과 초량역 근처 자전거 서비스공장에서 잠을 자는 공무사원들은 마침내 1951년 2월 1일자 석간으로 조선일보를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제2차 전시판’이다. 타블로이드판형 2면 짜리였지만 사원들은 벅찬 감격을 느꼈다(<간추린 조선일보 90년사>, 158~159쪽).

2월 1일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은 「중공은 침략자다 / (유엔) 정치위서 44 대 7로 규정 / 남은 문제는 제재뿐」’이다. 1면에는 사설(「죽느냐 사느냐 / 본보 속간에 즈음하여」)이 실렸다.

우리의 수도 서울 방위를 최후까지 외치다가 불가부득한 작전명령이라고 하여 지난 3일 그야말로 하는 수 없이 해골을 깨물고 발을 구면서 피란민의 처절한 아우성 소리에 끼어 묻혀서 한강을 건너지 아니치 못했던 우리가 오늘 한반도의 동남단 부산의 일각에서 바다를 등지고 이 붓을 들게 되니 이제 다시 무엇을 외치랴. 앞이 아득함을 느낀다. 돌아보니 어언 일삭(一朔)에 피란 동포들 중에는 그동안 추위와 굶주림에 소문도 없이 죽은 것이 얼마든지 있었고 또 오늘도 살 길을 못 찾고 거리에 헤매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 (…)
비록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 막대한 원조가 있고 또 전선은 전 세계 자유국가 50여개 국의 이름으로서 결성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유엔과 미국과의 절대한 협조 가운데서 오히려 자신이 싸워야 할 입장을 견고히 하고 내외에 소신을 밝히며 원대한 전도에 대하여 자기 목표를 다시금 뚜렷이 하여야 할 것도 이때일 것이다. (…)
그러나 비록 일부라고 하지만 대구에선 부산으로, 부산에선 또 어디로? 피란에서 피란을 일삼는 전패(戰敗)심리에 들끓는 자가 이 작전기지에 단 몇 사람이라도 있대서야 말이 될 것인가. 과연 죽느냐 사느냐 우리는 죽을 것을 각오할 때 비로소 우리 앞에 숙연할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 사설은 동족상잔의 아수라장에서 이리저리 헤매는 동포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기는커녕 ‘피란에서 피란을 일삼는’ 사람들을 꾸짖고 있다. 조선일보 사원들은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과 다른 민족이라는 뜻인가? 조선일보의 ‘제2차 전시판’은 부산에서 2월 28일까지 발행되었다.

조선일보가 다루지 못한 중대한 사건들

유엔군과 국군이 서울을 수복하자 조선일보는 1951년 4월 21일 본사에서 속간호를 냈다. 이것이 ‘제3차 전시판’이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봄철 대공세에 밀려 다시 ‘서울 철수령’이 내려지자 4월 26일자로 발행을 멈추었다. 세 번째로 피란길에 오른 조선일보 사원들은 당시 수원경찰서장 최정득의 도움으로 경찰서 앞에 있던 경기도립병원 사택에 ‘조선일보사 수원임시발행소’를 차렸다. 그들은 서울을 떠난 지 1주일 만에 타블로이드판 2면짜리 신문을 발행했다. 그것이 ‘제4차 전시판’이었다.

수원 시절의 전시(戰時) 편집반은 라디오 한 대를 주 취재원으로 삼았다. 몇몇 기자가 일선 취재에 나서기는 했으나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근처 시장을 뒤져 헌 라디오 한 대를 구입했다. 이 라디오를 듣고 쓰는 뉴스를 ‘알피통신’이라 불렀다. ‘알피(RP)’는 ‘Radio Press’의 첫 글자였다. (…)
1951년 여름 서울이 수복됨에 따라 조선일보는 파란만장했던 1년여의 피란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 20여명의 사원이 돌아와 마침내 8월 1일자부터 본사 시설로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다 (같은 책, 161~163쪽).

조선일보가 피란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시기에 남한 사회에서는 역사에 크게 기록될 사건들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서 가장 끔찍한 것은 1950년 12월에 시작된 ‘국민방위군 사건’이었다. 12월 21일에 공포된 ‘국민방위군 설치법’에 따라 소집된 50만여 명의 장정들은 살을 에는 듯한 천리 길을 걸어서 남하해야 했다. 홑바지와 저고리 차림이 대부분인 그들은 겨울군복을 지급받지 못해 강추위에 시달리다가 밤에는 가마니 한 장을 두 사람이 덮고 자야 했다. 행군이 강행되면서 얼어서, 굶어서, 병들어서 죽는 이들이 속출했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경상남북도의 교육대에 수용되거나 제주도로 건너갔지만 그러지 못한 이들은 계속 목숨을 잃었다.

이 ‘해골의 행렬을 목격한 야당 의원들에 의해 국회에서 (1951년) 1월 15일 ’제2국민병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다. (…) (진상조사위원 서민호의) 보고에 따르면, 1950년 12월 17일부터 3월 30일까지 105일 동안 연 병력 7천58만2천940명의 유령 병력을 조작해서 모두 23억5천100여만 원의 현금이 부정하게 처리되었다. 또한 방위군사령부에서 제시한 통계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식료품비의 조달 액수와 실제로 집행된 액수의 차이가 무려 20억 원에 달함으로써 결국 3개월 동안 55억 원을 방위군 고위층들이 착복했다. (…) 최종 책임자는 이승만이었으나 이승만에 대한 고발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강준만, <한국현대사산책 -1950년대 편 1권>, 204~207쪽).

1951년 7월 19일 국민방위군 사령관 김윤근을 포함한 5명은 사형을 당했다. 이승만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은 아무런 문책도 당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국민방위군사건은 물론이고 이승만 정권의 사후 처리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사실조차 보도하지 못했다.

1951년 2월 경남 거창군 신원면에서 11사단 9연대 3대대가 민간인 719명을 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피살자들 가운데 14세 이하가 절반인 359명이나 되었고, 나머지도 노인과 부녀자가 대부분이었다. 거창을 포함한 지리산 남부 지역에서 ‘공비 소탕작전’에 나선 9연대 3대대는 빨치산이 산으로 퇴각하자 주민 1천여 명을 신원초등학교로 소집했다.

성인 남자들은 이미 피신을 한 뒤였기 때문에 모인 주민 대부분은 노약자, 부녀자, 어린아이들이었다. (3대대장) 한동석은 지서주임, 사찰계 형사, 신원면장 등으로 하여금 군인, 경찰, 공무원 및 지방유지 가족을 골라내게 한 뒤 남은 사람들을 박산 골짜기로 끌고 가서 기관총으로 집단 학살한 후 휘발유를 뿌려 불태웠다. 시체더미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기도 했다. 2월 10일에서 13일 사이에 저질러진 일이었다. (…)
이 사건은 2월 말경 피란 수도인 부산까지 소문으로 퍼졌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사건 한 달 후인 3월 12일 제11사단 자체가 육군과 국방부에 진상보고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보 고서는 “학살 주민의 대부분이 양민이어서 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이밖에도 부녀 자 강간, 물품 강요, 재산 약탈 등으로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
(…) 5월 9일 부통령 이시영은 이승만의 파탄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의 무능과 자괴감 등을 담은 「국민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에 사의를 표했다(같은 책,  213~217쪽)

국회에서 재석 131명 가운데 115명이 사임에 반대했지만 이시영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뒤늦게 5월 12일자 1면에 「이 부통령 사표 제출」이라는 기사를 3단으로 실었다.

[부산 10일 발 RP 수원통신] 대한민국 국회 78차 본회의는 10일 10시40분 장 부의장 사회로 개최되었는데 이날 부통령은 사표를 제출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에 각 의원들은 이 문제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말이 있어 장 부의장을 비롯하여 여러 의원들이 부통령을 방문하여 부통령 각하를 국회에 모시기로 하였는데 이에 별다른 협의 없이 오전 회의를 마쳤다고 한다.

이 기사에는 이시영이 ‘거창 양민학살 사건’에 대한 이승만 정부의 무분별한 대응에 항의해서 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아무리 라디오를 듣고 썼다 해도 기사 작성의 초보적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1951년 3월 14일 국군과 미군이 시가전을 한 번도 벌이지 않고 서울을 다시 탈환했다. 중국군과 인민군은 이미 서울에서 철수하고 없었다.

(…) 조선일보는 파란만장했던 1년여의 피란 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어느 신문보다도 이른 복귀였다. 20여명의 직원이 돌아와 마침내 8월 1일자부터 본사 시설로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고 심각한 자금난에 다시 봉착하게 됐다. (…)
1952년에 접어들어서도 경영난은 풀리지 않았다. 음력 정월 초하룻날 신문을 제작하는데 그날 취재와 편집에 종사한 사원은 다섯 사람에 불과했다. 당시 조선일보에는 인쇄시설로 윤전기 1대와 평판기 몇 대가 있었을 뿐이고 차량이라고는 지프 1대와 트럭 1대가 전부였다.
심각한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방일영은 1952년 4월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장기영을 영입했다. 금융인으로서 그의 경력과 자질이 자금난에 빠진 조선일보를 부흥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조선일보사의 재산권 변동에 관한 것을 제외하고 방응모가 소유했던 주식의 주권(株權) 행사만을 위임받은 장기영은 1952년 4월 28일자로 제10대 대표취체역 사장에 취임, 조선일보 경영에 나섰다(<간추린 조선일보 90년사>, 161쪽).

조선일보는 1952년 6월 16일자부터 판형을 원래 크기인 배대판(倍大版)으로 확대하고 지면의 다양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장기영이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의 조선일보를 보면 거의 날마다 ‘종합 전황’을 1면에 싣고 국군과 유엔군의 승리를 강조하면서 중국군과 인민군의 비세(非勢)를 강조하는 데 치우쳐 있었다.

이승만의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을 ‘외면’한 조선일보

조선일보 1951년 8월 16일자 1면 머리에는 ‘이 대통령의 8·15 기념사’가 실렸다. 제목은 「대통령 직접선거제와 양원제(兩院制) / 2대 개헌안 요구」였다.

[부산 14일 발 AP 합동]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제3주년을 맞이하는 이승만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의 탄생과 존립은 대부분 미국과 유엔에 의존한다”라고 요지 다음과 같이 기념사를 발표하였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면서 유엔이 공산군 침략자와의 협상에서 정당한 결말을 짓고 모든 자유국가를 위한 집단적 안전보장책이 수립될 것을 희구하여 마지않는다. 우리 민국 정부의 탄생과 존립은 대부분 미국과 유엔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 조용한 아침 우리가 이 자유의 탄생을 기념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가 현재 목표로 하고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은 확고부동한 평화이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합심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희망인 것이다. 우리가 항상 명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공산진영과 민주진영 간에 전개된 거대한 세계적인 쟁투에 휩쓸려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이 양 사상의 공존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 2자 중 하나만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세대가 봉착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대하고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는 합심하여 민주주의를 보호해야 할 것이며 만약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공산주의의 희생물이 될 것이다. 나는 우리 정부의 진실한 기초로서 국민이 각자의 정당한 지위를 보장하기 위하여 헌법의 2개 조항 수정을 국회에 요구하였다. 그 중 하나는 대통령선거를 직접선거제로 할 것이며 또 하나는 국회를 양원제로 할 것인데 이것은 우리 국가를 민주 주의적으로 건전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모든 국민들에게 각자가 선출한 국 회의원으로 하여금 이 2개 수정안을 지지하도록 요구할 것을 바라는 바이다.

이승만은 이 ‘기념사’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강조했지만, 그것은 그가 관철하려는 대통령직선제와 양원제를 위한 수식어에 불과했다. 조선일보가 전재(轉載)한 AP통신 기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승만은 8·15 기념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일반 국민이 정당의 의미를 철저히 알기 전에는 정당제도를 실시하는 것이 이르다고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정당의 제도는 각각 국가의 복리를 위해서 주장하는 정견(政見)으로 되는 것이요 정권을 잡기 위해서 사당(私黨)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기가 와서 전국에 큰 정당을 조직해서 농민과 노동자들을 토대로 삼아 일반 국민이 나라의 복리와 자기들의 공동복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정당(正當)한 정당을 만들 때가 왔다는 것입니다(서중석, <이승만의 정치 이데올로기>, 132쪽).

나라 안팎에 널리 알려져 있었듯이 이승만은 철저한 보수주의자, 반공주의자인 동시에 귀족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농민과 노동자들을 토대로 삼아’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대중을 상대로 한 명백한 기만이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지면에는 그런 지적이나 비판이 전혀 없었다. 당시 이승만은 국회에서 선출된 대통령으로서 임기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나중에 드러난 바이지만 종신 대통령을 원하던 그에게 강력한 여당은 절실한 것이었다. 이승만은 최대의 목적인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위한 작업을 서둘러 정부통령직선제에 양원제를 끼워 넣은 개헌안을 10월 1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뒤 11월 30일 자신이 직접 개헌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그런데 아무리 열악한 제작 여건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조선일보 10월 18일자와 19일자에는 개헌안 국무회의 통과에 대한 기사가 단 한 줄도 없었다. 이승만이 개헌안을 국회에 직접 상정한 11월 30일 이후 며칠 간의 조선일보를 검색해 보아도 역시 관련 기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완전한 외면인지 고의적 누락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직선제 개헌안 부결 보도 누락

이승만 정부는 1951년 11월 30일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헌안 공고기간이 끝난 뒤 1952년 1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한 결과, 재석의원 163명 가운데 찬성 19표, 반대 143표, 기권 1표로 부결되었다.

조선일보 지면에서는 이번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회에서 직선제 개헌안이 부결된 1월 28일자는 물론이고 그 뒤에도 관련 기사가 한 건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1월 29일자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은 「한국문제 정치적 토의 미영불 합의 / 정전(停戰) 성립에 거보(巨步)」였다. 정부 구성을 직선 대통령 중심으로 할 것인이지, 내각책임제로 할 것인지는 국가와 국민의 앞날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한데 조선일보가 ‘불가사의하게도’ 그 기사를 빠뜨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가 직선제 개헌안을 부결시키자 이승만은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국민의 투표로써 소환한다”는 성명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그 성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원외 자유당’은 18개 사회단체들을 규합해 개헌안 부결 반대 민중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민의를 배반한 국회의원들을 소환하라”는 소위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전개했다. 1952년 1월 말부터 부산에는 백골단, 땃벌떼, 민족자결단 등 각종 단체들 명의로 된 “살인국회를 해산하라”는 구호 및 각종 전단이 넘쳐 흐르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국회는 1952년 4월 17일 개헌선을 한 명 초과하는 123명의 연서로 내각책임제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한국현대사산책-1950년대편 1권>, 281~282쪽).

조선일보에는 ‘개헌안 반대 민중대회’뿐 아니라 백골단 등이 벌인 살벌한 협박행위에 관한 기사가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개헌안에 관한 기사를 처음으로 크게 다룬 것은 4월 19일자였다. 1면 머리에 「개헌안 수(遂) 제출 / 통과 여부에 관심 집중」이 바로 그 기사였는데, 내용은 몇 줄밖에 되지 않았다.

내각책임제 개헌안은 마침내 17일 정식으로 국회 의사과에 제출되어 즉일 대통령에게 이 송되었다 한다. 그런데 본 의안의 통과 여부는 전 국민의 관심을 총집중하는 것인 만큼 그 귀결이 극히 주목된다.

조선일보가 피상적으로 보도한 ‘부산정치파동’

대통령 이승만이 국회에 제출한 직선제 개헌안이 압도적 반대로 부결되면서 폭력집단들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데서 시작된 일련의 사태를 ‘부산정치파동’이라고 한다.

이승만은 5월 25일 자정, “경상도와 전라도에 아직 남아 있는 공비들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부산을 포함한 경상남도와 전라북도 일부 지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언론 검열이 실시되는 한편 25일 밤부터 내각책임제 개헌 추진을 주동한 서민호 등 의원들이 체포되었다. 그리고 26일에는 국회에 등원하는 의원 50여명이 탄 버스를 헌병대가 크레인으로 끌고 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들 가운데 12명은 이튿날, “국제공산당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었다. 국회는 5월 28일 비상계엄령을 해제하라는 결의안을, 30일에는 구속된 의원들을 석방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5월 28일(미국시각) 국제연합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는 “헌법과 계엄법을 위배한 계엄령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나 이승만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러자 부통령 김성수는 5월 29일 국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임 이유서’에서 “그(이승만)가 재선되면 장차 국회는 그의 추종자들 일색으로 구성될 것이며, 이후에 그는 3선, 4선을 가능하게 하도록 헌법을 자유자재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임이유서는 계엄하의 검열 때문에 신문에 실리지 못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낭독되었다.

6월 20일 전 부통령 이시영과 김성수, 전 국무총리 장면, 전 내무부장관 조병옥, 독립운동가 김창숙 등 60여명의 재야인사들이 연대 서명을 한 뒤 부산 국제구락부에서 ‘반독재 호헌 구국선언대회’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폭도들이 대회장에 난입함으로써 일부 인사들이 머리를 다치는 등 유혈사태가 벌어져 대회는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 공포분위기 속에서 국무총리 장택상은 정부측 개헌안과 국회측 개헌안을 절충한 이른바 ‘발췌개헌안’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선제와 양원제라는 정부의 개헌안을 뼈대로 삼고 국회가 국무위원 불신임권을 갖는다는 국회의안을 ‘수용’한다는 것이었다.

6월 21일 대통령 직선제와 양원제를 뼈대로 한 개헌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 그러자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던 다수 의원들은 국회 출석을 거부하고 잠적함으로써 개헌안 심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신익희, 조봉암 등 국회의장단은 미국측의 타협책에 동조해 출석을 거부한 의원들에게 출석을 권고하기로 합의했다.

7월 1일 국회의장단이 임시국회를 열려고 했으나 개헌안 의결 정족수인 의원 123명을 채울 수가 없었다. 내무부장관 이범석과 게엄사령관 원용덕은 7월 5일까지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잠적한 의원 전원을 등원시키겠다는 포고문을 3일 발표했다.

먼저 붙잡혀 온 의원들은 임시의사당에 연금된 채 정족수가 찰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당국은 ‘국제공산당’ 혐의로 체포된 의원 10명까지 석방해서 등원시켰다. 7월 4일 국회의원 185명 가운데 166명이 출석해서 정족수가 채워지자 밤 9시 30분경 경찰과 관제 시위대가 의사당을 포위한 가운데 발췌개헌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되었다. 개헌안은 166명 가운데 찬성 163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되었다. 이것으로써 부산정치파동은 막을 내렸다.

장택상이 국무총리로 임명된 1952년 5월 24일 직후부터 실질적으로 시작된 부산정치파동이 7월 4일에 끝날 때까지 조선일보를 보면 그 파동의 실상을 온전히 파악할 수가 없다. 5월 25일 부산을 포함한 경상남도와 전라북도 일부 지역에 선포된 비상계엄의 영향 때문인지, 조선일보는 부산정치파동을 일으킨 당사자인 이승만세력의 동향에 중점을 두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이승만이 경남(부산 포함)과 전북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1952년 5월 25일 이후 조선일보 1면 머리에 가장 많이 오른 부산정치파동 관련 기사 제목들을 보면 그것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 「계엄 선포는 질서 유지책 / 의원 체포는 지하공작 관계 / 이 대통령 성명을 발표」(5월 29일자)
· 「국민은 국회 태도에 염증 / 국회는 그 자격을 거의 상실 / 이 대통령, 국회 해산문제 등 에 언급」(5월 31일자)
· 「순리로 해결 기대 / 국회 해산 결의는 보류 / 이 대통령, 4일 성명 발표」(6월 6일자)
· 「협상 단계는 지났다 / 직선, 양원제 채택만이 해결의 길 / 이 대통령, 국회 출석 요청에 공한」(6월 16일자)
· 「간섭은 혼란을 초래 / 의원 음모사건 근근(近近) 공판에 / 이 대통령, 외국 간섭문제에 언급」(6월 17일자)
· 「국회 해산 전례를 남기고 싶지 않다 / 요량(料量)하여 쟁취하라 / 이 대통령 지방의회 대표에 심경 피력」(6월 26일자)
· ‘부산 6·25 기념식장에서 / 이 대통령 암살 기도 / 다행! 권총 불발로 무사」(6월 27일자)
· 「정부 제출 개헌안 불통과면 / 수일 내에 국회 해산 / 이 대통령, 국회 폐원식 치사에서 언명」(7월 2일자)

조선일보는 위와 같은 기간에 부산정치파동에 관련한 사설을 9건 실었다. 내용을 보면 그 파동이 이승만의 독재를 강화하고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정치적 공작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은 전혀 없다. 사설의 제목들은 다음과 같다.

· 「헌법 수호가 즉 자유」(6월 17일자)
· 「뭉쳐야만 산다」(6월 19일자)
· 「냉정한 태도가 필요 / 폭력 유사 행위는 금물」(6월 22자)
· 「대통령 저격사건의 변보(變報)를 듣고」(6월 27일자)
· 「민주주의 발전은 지력(知力) 향상에서」(6월 30일자)
· 「일부 지의(地議)의 탈선 행동 / 법과 질서 무시는 반민주적」(7월 1일자)
· 「반대와 관용 / 국회 자진 해산안을 보고」(7월 2일자)
· 「법과 질서의 유지 / 민주국민의 유일한 지표」(7월 3일자)
· 「정국 위기 일단락 / 값비싼 경험을 살리자」(7월 7일자)

이승만의 취임식을 극진한 찬사로 축하

1952년 7월 15일 개정 헌법의 후속법인 정부통령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정당들은 8월 5일에 치러질 정부통령 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원외 자유당은 19일 오전 대전시공관에서 임시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후보에 이승만, 부통령후보에 이범석을 지명했다. 이승만은 그 대회가 열리기 전에 전달한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자유당 간부들에게 조용히 부탁하고자 하는 바는 민중이 자발적으로 나를 원하고 원치 않는 것을 표시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오직 내가 받고 아니 받는 것은 자유로 작정할 것이지만 자유당에서 이런 말을 발설하는 것은 내 입장을 더욱 곤란케 하는 것이므로 자유당에서 이런 말을 발설치 말아야 된다는 것을 부탁하여 둔다.”(조선일보 7월 21일자 1면).

야권 대통령후보로는 이시영(82세, 전 부통령, 무소속), 조봉암(53세, 국회부의장, 무소속), 신흥우(67세, 전 주일대사, 무소속)가 출마했다. 8월 5일 치러진 선거 결과는 9일 발표되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승만은 총투표의 74.6%인 703만여표, 부통령에 당선된 함태영은 294만여표(41.3%)를 얻었다. 대통령선거에서 조봉암은 79만여표(11.4%)를 얻어 장차 이승만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보였다.

무명에 가까운 함태영이 부통령이 된 데는 국무총리 장택상과 내무부장관 김태선이 전국의 지방행정 조직과 경찰을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벌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선일보는 8월 11일자 1면 머리에 이승만의 당선소감을 실었다. 「나의 일생은 투쟁의 역사다 / 진리와 대의는 승리」라는 제목은 이승만이 일제강점기 해외에서 벌인 ‘독립청원 동’, 불투명한 사생활과 ‘독립운동 지원금 횡령’ 의혹 등을 익히 아는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미사여구로 보였을 것이다.

이승만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자 광복절인 8월 15일자 조선일보 사설(「해방의 날 독립의 날 / 제2대 대통령 취임을 경하함」)은 그에게 극진한 찬사를 바쳤다.

8월 15일은 국경일이다. 이날은 광복 7주년 기념일이며 대한민국 독립 선포 4주년 기념일이다. 해방의 날, 독립의 날인데다가 금년 이날에는 제2대 대통령 취임식을 거행하는 날이니 세 가지 큰 경사가 겹친 날이다. 40여년 간의 일제의 악정에서 해방됨, 자유민주국가의 일원으로서 세계만방에 자주 독립을 선포함, 우리 국민의 손으로 처음 직선한 제2대 대통령의 취임함, 생각하면 할수록 그 의의가 실로 중차대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해방에서 독립으로 독립에서 약진으로 민주대한의 걸어온 기록을 살핌으로써 보다 높은 단계로 비약 발전하 자는 것이 아닐 것인가? 이 순간에도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전시 하 (…) 수도 서울에서 간소하나마 장엄한 기념식과 취임식을 아울러 거행하는 소이 여기에 있으며 3천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다함께 엄숙한 마음으로 이날을 경축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식 이튿날인 8월 16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민주대한 도표[道標] 소연[昭然] / 국난 타개의 결의 더욱 공고」)는 기사의 형식을 빌린 사설처럼 보인다.

광복절 경축식전과 함께 거행된 제2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전은 전 국민의 환호와 감격 속에 역사적 일선(一線)을 획하였다. 이날 이 대통령은 동 식전에서 헌법에 제정된 그대로 취임에 임한 선서를 행하였는데 이로써 민국은 비약의 신기원을 이룩하였고 (…) 국민도 또한 동 선서의 뜻있는 바를 받들어 일치협력 국난 타개와 조국통일에 대한 결의를 굳게 하고 있다.  8·15에 즈음한 이 대통령 성명에도 있음과 같이 “우리는 장래를 향해서 결심과 담력과 신념으로” 나가야 할 것이며 이리하여 “이런 정신으로 우리의 자유목적을 향해 나갈 적에 우리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일체의 반목을 없애고 건설에 주력하고 밖으로 총력을 기울여 공산침략을 몰아내야 할 굳은 각오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선서는 곧 앞으로의 국민에 대한 도표인 것임을 명기(銘記)함으로써 오늘의 세기적이며 거족적 축전을 더욱 빛내게 할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휴전 결사 반대’와 ‘북진통일론’

직선제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1953년 새해를 맞아 ‘북진통일’이라는 휘호(揮毫)를 썼다.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벌이고 있던 협상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무력으로 북한을 굴복시키고 통일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북진통일론’은 ‘자유진영’이라고 불리던 미국,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소련이 주도하던 ‘사회주의 진영’이 동아시아에서 직접 대결을 피하려고 하던 흐름을 무시한 채 이승만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외치는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8·15 해방 직후부터 남한 단독정부 수립 전까지 김구의 정치노선과 통일론을 적극 지지하던 조선일보는 한국전쟁 기간에 친이승만적 논조를 강화하더니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재선된 뒤에는 노골적으로 그의 북진통일론에 동조했다. 조선일보 1953년 1월 1일자 1면 머리에 실린 사설(「통일재건의 맹서 / 기사년에는 기필(期必) 실현하자」)에 그런 논조가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전시 하 다사다난하였던 임진년은 물러가고 계사 신정이 닥쳐왔다. 이 신정은 전시 하 세 번째 맞이하는 것이다. 일년지계는 재어원단(在於元旦)이라 하였거니 우리는 어떤 설계를 하며 발원(發願)을 하여야 할 것인가? 그렇다. 1도 통일, 2도 통일, 3도 통일이다. 우선 통일 성취를 또다시 발원하자. 발원뿐 아니라 금년에는 기어이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응분의 힘을 바칠 것을 신명(神明)께 맹서하자. 어떠한 곤란이 있든지 통일, 재건을 완수하여야만 이 세대에 생을 누린 우리뿐 아니라 자손만대에 번영을 즐기게 하는 길이 될 지며 우리 국가의 독립을 위하여 희생한 선열뿐만 아니라 멸공전선에 용전분투하다가 고귀한 생명을 바친 국군 및 국련군 장병의 영현(英顯)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 국민은 일선에서나 후방에서나 희망에 벅찬 원단의 햇발을 받으며 다함께 새로운 각오를 할 것을 강조하는 바다. 밖으로 국제정세를 살펴볼 때 자유, 공산 양대 진영의 냉전 의도는 점차로 고조되어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열전인 제3차 대전으로 폭발 확대될지 알 수 없는 현상(現狀)이라 하겠다. (…) 미국에서는 트루만 민주당 정권에 대체하여 1월 20일 아이젠하워 공화당 정부가 집권하게 되었다. 이미 한국 실정을 충분히 관찰한 아이젠하워 씨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한국전쟁에 대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는지는 하회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거니와 우리 전 겨레의 아이젠하워 정부에 대한 기대는 현상을 타개하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현재와 같은 제한작전으로 필요 이상의 인적 희생을 낼 뿐더러 시간을 허비함은 더 인내할 수 없는 막다른 길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제한 작전에서 진격작전으로 전환할 것을 우리 겨레는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설은 가까운 시일 안에 정전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으로 단정했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제한작전을 진격작전으로 바꾸어 ‘멸공’을 완성함으로써 남한이 북한을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북진통일론’을 지지하라고 미국의 새 행정부에 촉구한 것이다.

‘휴전 결사 반대’와 북진통일론이 하늘을 찌를 듯이 기세를 떨치던 시기에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그런 움직임을 절대적으로 지지했다. 관련 사설의 제목들만 보아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 「휴전회담 재개는 무의미」(4월 25일자)
· 「휴전에 선행할 군사행동의 적극화」(5월 19일자)
· 「양보는 결국 굴욕이다」(5월 22일자)
· 「정치회담에 통일 기대는 망상」(5월 31일자)
· 「유한(遺恨) 남겨서는 안 된다 / 백척간두에 선 휴전회담」(6월 6일자)

이승만이 6월 4일 미국 방송 NBC와 기자회견에서 “휴전 강요는 사형선고 / 미국 요청은 수락할 수밖에 없나”라고 말하자 조선일보는 6월 8일자 사설(「당연한 우리의 요구 / 이 대통령의 성명을 보고」)로 화답했다. 조선일보는 7월 27일 정전협정이 조인되기 직전까지 강경 일변도의 사설을 잇달아 올렸다.

· 「전투는 금일의 문제 / 간적(奸)에게 통격(痛擊)을 가하라」(6월 16일자)
· 「철저 분쇄가 선결 / 노정(露呈)된 적의 흉계를 보라」(6월 18일자)
· 「우리 심정은 이렇다 / 적에 틈탈 기회를 주지 말자」(6월 22일자)
· 「무력은 무력으로 / 적의 공세를 완전 분쇄하자」(7월 16일자)
· 「대적(對敵) 적극책을 쓰라」(7월 18일자)
· 「적측의 재침(再侵) 여부를 경계하라」(7월 22일자)
· 「최후의 일격을 가하라」(7월 24일자)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9분 판문점에서 미국 해군 중장 윌리엄 해리슨과 북한 인민군 대장 남일이 정전협정에 서명했다. 그 협정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었다. 대한민국 대표가 정전협정에 참여해서 조인하지 못함으로써 그 이후 오랜 세월 한국은 무수히 열린 정전회담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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