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말복. 날씨 오늘도 무진장 더운 날.

오늘은 말복이다. 여전히 덥다. 더우니까 입맛도 없다. 입맛이 없으니 우울하다. 점심을 거를까 하다 말복 기념으로 보신탕전문 산수정에 갔다. 개 대신 닭을 시켰다. 삼계탕을 보니 박근혜가 생각났다. 미지근한 눈물이 뜨거운 삼계탕 위로 떨어졌다. 슬픔을 참아가며 닭을 뜯었다. 뜯고 먹다보니 입맛이 살아났다. 슬픔과 식욕은 무관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다 먹고나니 더위 우울증이 사라졌다. 심지어 명랑해졌다.

명랑해진 이유가 또 있었다. 닭은 분명 한 마리인데 다리가 여러 개나 달려 있었다. 마음이 넉넉해져 개 시킨 친구들한테 닭다리를 한 개씩 나눠줬다. 친구들은 닭다리 잡고 삐약삐약하며 잘도 먹었다. “무슨 닭이길래 다리가 여러개요?” 궁금하여 산수정 아줌마한테 물어보았다. “중국에서 수입한 기적의 닭”이라고 했다. 아줌마는 “그 닭을 먹으면 우울증이 치료되고 슬픔과 설움이 사라진다”고 했다. 아, 그래서 먹고나니 명랑해졌구나! 하여간 배 터져 죽을 뻔했다.

박근혜에게 다리 여섯 달린 닭을 사식으로 넣어 드려야겠다. 우선 양이 푸짐하니 좋다. 더군다나 우울증, 슬픔, 설움을 한방에 없애주는 기적의 닭이다. 그 얼마나 좋은가. 박근혜를 생각하니 일기장 위로 또다시 미지근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내일 산수정에 또 갈 것이다.

(덧붙임)

다행이다. 오랜시간 박근혜의 건강과 우울증을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기사를 보니 잘 적응하고 계신 모양이다. 원래 더위에 강한 체질이라고 한다. 청와대에서 계실 때도 에어컨은 틀지 않았다고 한다. 특이체질이시다. 다행이다. 일반 재소자들은 한 방에서 여러 명이 함께 지낸다는데, 박근혜는 같은 사이즈의 방을 홀로 독차지하고 있다 한다. 이걸 또 특혜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거노인 아닌가. 독거.... 獨居.... 얼마나 애잔한 말인가. 아참,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건강한 닭의 체온은 40.6~41.7도라고 한다. 며칠전 기온과 비슷하다.

“더위 타지 않는 사람”(왼쪽)과 “그해 겨울 추위를 참아야 했던 사람들”

(부록)

닭의 정체

<산해경>에 나오는 괴상한 닭. a four-headed (or four-eyed) cawing red chicken with six feet and three tails. 우울증에 직방. Eating it cures melancholy. 본질은 물고기. 조어(鯈魚). Shuyu, SHU-FISH 등으로 불림.

오늘의 한자

獨 홀로 독. 홀몸, 홀어미, 외로운 사람. 늙어서 자식, 자손이 없는 사람. [부수]犭(개사슴록변) [난이도]중학용, 읽기 5급II
居 살 거. 차지하다, (~처지에)놓여 있다, (벼슬을)하지 않다, 자리 잡다, 무덤 [부수]尸(주검시엄) [난이도]중학용, 읽기 4급

“너 뭐여?” “닭이여!”

(관련 기사)

박근혜, 폭염에도 옥중 생활 완벽 적응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두 번째 여름을 맞았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졌지만 대체로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MB)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MB는 폭염으로 당뇨가 악화되고 수면무호흡 증세까지 보여 구치소 외부 병원에 입원했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더위를 타지 않았다. 그가 자유한국당의 전신 한나라당 대표를 지낼 당시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전여옥 전 의원의 주장이 그랬다. 전여옥 전 의원은 과거 종편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아 회의할 때 힘들었다”면서 “상황을 모르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청렴하다고 칭찬했지만 사실 그냥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위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을 선풍기와 찬물 샤워로 버텨냈다. 독방 내 화장실에서 세숫대야와 물통에 물을 담아 몸에 끼얹은 뒤 선풍기 바람을 쐬는 식이다. 올해는 구치소로부터 2~3일에 한 번씩 얼음물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 선풍기도 마음껏 켤 수 있게 됐다.

당초 교정당국은 수용실의 선풍기 가동 시간을 제한해왔다. 에너지 낭비와 화재의 위험 때문이다. 특히 새벽 시간대는 전기를 차단한다. 하지만 무더위가 계속되자 밤에도 수용자들이 선풍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풍기에 의지해 독서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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