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무드는 수메르의 메신저 신이다. 중요한 신은 아니다. 하지만 그에 관한 일화를 보면 아주 현명하고 지혜롭다.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스무드는 어느날 자신이 모시는 분이 누군가의 태블릿을 훔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모른체 하고 넘어가도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양자간 전쟁이 일어날 게 뻔했다.

이스무드는 결국 도난당한 분을 찾아가 “제가 모시는 분이 태블릿을 훔쳤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노여워하지는 마십시오. 제가 모시는 분이 순간적으로 실수하신 겁니다. 제게 얼마간의 시간을 주시면 태블릿을 되돌려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도둑질을 당한 분은 처음 화가 났으나 참고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스무드는 다시 모시는 분을 찾아 공손한 태도로 이렇게 충언했다. “태블릿을 주인에게 돌려주셔야 합니다. 안그러면 전쟁이 날 것입니다. 저쪽 분도 기다리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가 모시는 분은 처음 “니가 고자질을 한겨?” 화를 냈으나, 곰곰 생각해보니 틀린말이 아니었다.

Akkadian cylinder seal from sometime around 2300 BC or thereabouts depicting the deities Inanna, Utu, Enki, and Isimud, who is characteristically shown with two faces.

태블릿은 제 자리로 돌아갔고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스무드는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쪽도 보고, 저쪽도 보는 얼굴이다. 이쪽저쪽의 입장, 피차의 입장을 두루 헤아려 현명한 판단을 하는 전령이다.

오늘 두 전령이 만났다. 김정은의 전령 김영철과 트럼프의 메신저 폼페이오가 만났다. 두 분은 이스무드의 지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쪽도 보고, 저쪽도 보는 두 얼굴의 사나이들일 것이다. 이스무드 얘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 현재, “만찬회동 종료… 90분간 탐색전”이란 제목만 붙은 속보 아닌 속보만 떠있다.

Inanna – Sumerian Mother Goddess.

(부록)

이스무드
Ismud. Dual-faced messenger god. Isimud appears in the legend of Inanna and Enki, in which he is the one who greets Inanna upon her arrival to the E-Abzu temple in Eridu. He also is the one who informs Enki that the mes have been stolen. In the myth, Isimud also serves as a messenger, telling Inanna to return the mes to Enki or face the consequences. Isimud plays a similar role to Ninshubur, Inanna's sukkal. Isimud also appears in the myth of Enki and Ninhursag, in which he acts as Enki's messenger and emissary. 죄송, 시간관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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