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대가리, 내 망치를 받아랏!”

(1)

옛날 북유럽의 그 양아치는 돌대가리였다. 대가리가 돌이었다. 염통도 삼각형 모양의 돌이었다. 돌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방패도 돌로 만든 걸 들고 다녔다.

양아치에게는 제법 빠른 말 한 마리가 있었다. 주신(主神)에게도 아주 빠른 말이 있었다. 둘은 ‘누구 말이 더 빠른가 알아보기 대회’를 열었다. 주신의 말이 더 빨랐다. 이겼다. 게임에 진 양아치는 열 받아 술 처먹고 행패를 부렸다.

양아치의 술주정과 행패가 불쾌했던 여러 신들은 천둥신을 불렀다. “그려? 내가 놈을 아작내주지!” 천둥신은 양아치를 손봐주기로 했다. 천둥신은 평소에도 이런저런 행패를 부리는 놈의 족속을 응징하는 정의의 사도였다.

천둥신의 무기는 망치였다. 천둥신은 하인과 함께 양아치를 만났다. “한판 뜨자” “그려” 양아치가 먼저 뭘 날렸다. 돌, 정확히 말하면 숫돌이었다. 천둥신도 뭘 날렸다. 망치였다. 숫돌과 망치가 허공에서 부딪쳤다. 망치가 숫돌을 부수고, 그대로 계속 날아가 양아치의 돌대가리도 부숴버렸다. 양아치는 유언도 못남기고 쓰러졌다.

(2)

그 당은 돌당이었다. 특히 대장들의 대가리가 돌대가리였다. 하는짓마다 돌아이였다. 심장도 돌이라 사람 마음을 읽을 줄 몰랐다. 사람 마음을 못읽으니 늘 밑지는 장사만 할 뿐이었다.

어느날 주신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꽃을 한반도에 날렸다. 모든 사람들이 환호했다. 돌당을 지지하던 사람 가운데 상당수도 박수쳤다. 이 상황을 눈치보던 돌당의 일부 직원들도, 속내는 모르겠으나, “꽃은 꽃이여, 꽃은 아름다운 것이여” 어쩌구 하면서 슬그머니 동조했다.

“망치보단 덜 아프겄지?”

“통째로.... 이거 내 회심의 슬로건인디 안먹히네.....”

대가리도 돌, 심장도 돌인 대장들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그들의 무기는 오로지 돌덩어리 하나였다. 짱돌을 날리고 날려도 반전은 없었다. 돌대가리들은 술주정을 부리고,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부탁한 사람 아무도 없는데 박수치던 사람 가운데 하나가 나서 한 돌대가리의 아구통을 날렸다. 많은 사람들이 “폭력은 나쁜 것이여....” 하면서 혀를 끌끌 찼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그러게 잘 좀 하지, 맨날 짱돌 들고 쌈박질이나 하려 하니 얻어 터지지....” 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부록)

양아치
흐룽그니르. 거인족 요툰 가운데 한 놈. 돌대가리로 유명. Hrungnir's head, heart and shield were made of stone. 말 굴팍시 소유.

주신
오딘. 북유럽 신화의 대통령 신. 슬레이프니르라는 말 소유.

“이 말 정유라 엄마헌테 팔까 생각중이유.....”

천둥신
토르. Thor=천둥. 무기는 망치. 괴력 자랑. 위대한 무사. 사람들에게는 친절하지만 돌짓 거인족에게는 엄격. 오딘 다음의 중요 신. 오딘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음.

망치
묠니르. (고대 노르드어 : Mjǫlnir). 산을 평지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무기.

다행 중 불행, 불행 중 다행
양아치의 죽은 몸뚱아리가 넘어지면서 천둥신 덮침. 낑낑대고 있는데 젖먹이 아들 마그니가 몸뚱아리 치워버림. 숫돌의 파편 하나가 천둥신의 이마에 박힘.

“아들이 와서 꺼내줄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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