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분은 사모아 섬의 하느님이었다. 하늘의 왕, 신들의 왕이었다. 하늘보다 높은 하늘에 살았다. 그분에게 골치덩어리 자녀가 하나 있었다. 태어나 거인이 된 로시라는 놈이었는데, 그놈이 끊임없이 사고를 쳤다.

이런 식이었다. 애비는 어느날 놈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신들이 잡술 물고기를 잡아 오라”는 심부름이었다. 놈은 애비 말대로 물고기를 잡아오긴 했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놈은 잡아온 미끈덩 물고기들을 신들의 방문 앞에 몰래 널어두었다.

얼마 뒤 여기저기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들이 방문을 나오다 넘어지고 자빠졌다. “어떤 놈이 내 방문 앞에서 미꾸라지 백 마리를 풀어논 겨!” “어으, 낙지 열 마리도 예사롭지 않게 미끈덩거리는구먼!” 쿵쾅쿵쾅!

그분의 사고뭉치 자녀는 종당에 밀수꾼이 됐다. 밀수품은 하늘의 타로였다. 타로를 훔쳐 지상으로 밀반입한 것이다. Losi stole a slip of taro plant and smuggled it back to earth.

(2)

조양호는 하늘의 왕이었다. 하늘을 지배하기 위해 대한허공이라는 항공사를 허당으로 경영했다. 그분은 하나님이었으므로 지상의 직원들을 개돼지 취급했다. 그분에게 삼남매 자녀들이 있었는데 하나같이 사고뭉치에 골치덩어리였다. 그분은, 말로는, 삼남매에게 늘 “겸손하게 살라”고 강조했다. 자녀교육관이 투철한 분이었다.

자녀들은 자라 거인이 됐다. 하늘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키가 컸다. 또한 아빠의 자녀교육은 성공적이었다. 자녀들은 사람들이 사양해도 인심좋게 뭘 자꾸 주려고 했다. 안받겠다는 사람들에게 큰딸은 땅콩을, 작은딸은 음료를 주었다.

아참, 자녀들은 뭘 줄 때마다 하이소프라노 노래도 불러줬다. 엄마 이명희가 음악 조기교육에 힘쓴 덕이었다. 거인자녀들은 거인엄마와 함께 종당에 밀수꾼이 됐다. 밀수품은 개밥계의 지존 ‘개밥천국’ 등이었다.

(부록)

밀수꾼 아들
로시. Losi played a trick on the gods by laying a fish at the door of each of them, causing them to slip and fall.

하늘신 애비
타갈로아. 모든 제신의 대장. 신과 인간의 조상. 땅, 바다, 담수, 나무, 사람을 만듦. 9개의 하늘도 만듦. Tagaloa created nine heavens (lagi tua iva). 인간이 벌레(혹은 구더기)에서 사람으로 발전한 건 이 분이 섬 두 개를 만든 뒤. Tagaloa rolled stones from heaven. One became the island Savai'i and the other stone became the island of Upolu. 전반적으로 훌륭하신 분인디 애새끼 교육에 삑사리 남.

"다 잘만들었는디, 걔는 실패작이여...."

선교사들이.....
한편 19세기 초반 기독교 선교사들이 섬에 와서는 “타갈로아씨가 우리가 모시는 하나님이랑 캐릭터가 비슷허시구먼” 어쩌구하더니 지들 맘대로 양자를 치환시켜버림. The arrival of missionaries and Christianity in Samoa from 1830 saw the Samoan atua gods like Tagaloa, replaced by a Christian deity.

“어머, 이게 밀수품이여?”

타로
하와이 신화에서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Sky Father Wākea)가 주신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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