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일의 깊은 숲. 그 숲에 갖혀 사는 산발 노파가 있다. 노파는 사람만 보면 “빗으로 머리좀 빗겨 달라”고 부탁한다. 빗으로 머릿속에 득실거리는 이를 잡아달라는 것이다. 근데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심하게 엉켜있고 더럽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노파의 머리카락은 얼음보다 차갑다. 빗질로 이를 잡아주려 해도 손이 얼어 붙는다.

손 호호 불어가며 이를 잡아주면, 노파는 풀어도 풀어도 끝없이 풀려나오는 네버엔딩 실뭉치를 선물한다. 이걸로 란닝구나 빤쓰도 짜입을 수 있으니 고맙다. 노란 나뭇잎을 주기도 한다. 이 나뭇잎은 나중에 노란 금이 된다. 땡뀨.

하지만 노파를 겪어본 사람들은 “본질이 사악한 존재”라고 입을 모은다. “밤이 되면 ‘이끼처녀들’을 몰고 시골길을 싸돌아 다니며 못된 대장노릇을 한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반면 똥색 나뭇잎이라도 챙긴 자들은 “자비롭다, 불쌍하고 고독한 노파”라고 위증한다.

“갇혀 있응께 많이 고독해유.... (불쌍하게 보여야지)”

(2)

박근혜는 헤어에 집착했다. 숲 바깥 사람들에게 산발머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죽어라 빗질했다. 청와대에서, 삼성동 사저에서 피가 나도록 빗질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중에도 빗질했다. 박근혜는 이라도 잡으려고 그렇게 빗질에 집착했던 것일까.

박근혜의 산발과 겉모습을 빗질과 메이컵으로 꾸미고 바꾼 자들은 노란 나뭇잎을 받았다. 그 나뭇잎은 나중에 똥이 되어 돌아왔다. 그들은 또한 끝없이 풀려나오는 의혹의 실뭉치에 온몸이 감겨 버렸다.

“원장님.... 빗질....”

대한민국, 서울구치소. 사악하고 어리석은 노파 503호. 최순실, 문고리 따위의 인간들을 몰고 다니며 대장노릇 하던 노파가 초지일관 두문불출하고 있다. 1심 선고재판에도 나타나지 않을 모양이다. 하여 많이 궁금하다. 옥중 헤어스타일도 참으로 궁금하다. 보고싶다. 그립다.

(부록)

산발 노파
독일 민담에 등장하는 사악한 할망구. 일명 '키작은 나무들의 할미' = Buschgroßmutter, shrub grandmother. 산발머리에 이가 서말. Her hair is long, as white as snow, but messy and full of lice. 산만큼 늙었으며, 주름 투성이. 특히 상대방을 뚫어져라 째려보는 눈! 레이저빔! 100년마다 한번씩 인간에게 모습을 보여 준다. 도둑질은 이명박보다 하수. 목동의 우유 따위를 훔침. 숲에서 평화롭게 딸기 따는 아이들 공격.

"아싸! 늘품체조! (이때가 좋았는디....)"

이끼 처녀들
Moosfräulein, moss ladies. 그냥 숲속의 정령들이라고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함.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한번 소개해드리겠음.

관리자  freemedia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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