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혹은 해치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의 상상속 동물이다. 시시비비를 가리고 선악을 판단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해(獬)는 ‘시비를 가리는 동물’ ‘억세게 생긴 개’를 말한다. 또한 태/치(豸)에는 ‘발 달리지 않는 벌레’ ‘웅크려앉아 노려본다’ 등의 뜻이 담겨있다.

한국 해태

선악을 꿰뚫어 보니 재판과 판관의 상징이 됐다. 조선시대 사헌부의 지킴이가 되셨다. 대사헌의 관복 흉배 부분에 모습을 드러내시기도 한다. 왕이나 권력이 양아치짓을 하면 정의의 사도로 나서 박아버렸다. 화재같은 재앙을 물리치기도 한다.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여, 악인은 뿔로 들이 받는다. 냠냠, 아주 악질은 잡아먹기도 한다. 오늘날에도 한국 국회의사당과 대검찰청 앞에 웅크려 앉아 양아치 검사나 국회의원을 노려보고 계시다.

중국 해태

중국 동북부 지역의 울창한 숲 혹은 깊은 산중에 산다. 주변엔 파리 한마리 꾀지 않는다. 신선이 먹는 멀구슬나무 열매만 먹기 때문이다. 인간세상에 몸싸움이건 말싸움이건 생기면 불의한 자를 응징한다. “백수(百獸)가 당해내지 못한다”는 큰형님이시다. 대개 우수마면(牛首馬面)을 하고 있으며, 온몸에 푸른 비늘이 돋아나 있다. 구덕(九德)을 갖추고 계시다.

중국 자금성에 세워져 있는 해태상

삼황오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순은 오제의 마지막 군주다. 중국의 태평시대인 요순시대를 요와 함께 이루었다. 순에게는 고요(臯陶)라는 신하가 있었으며, 고요는 법을 세우고 형벌을 만들었다. 고요에게는 외뿔양이 있었으니 바로 해태(廌)였다. 고요는 선악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해태의 도움을 구했다. 해태는 외뿔로 악을 들이받아 고요의 판단에 도움을 주었다.

일본 해태

에도시대 제작된 동물도감에 “몸이 양과 비슷하고, 네 개의 다리와 한 개의 뿔을 갖고 있다”는 신수가 등장하니 바로 해태다.

해태는 구덕이요, 명박은 구더기라

관이율(寬而栗)=너그러우면서도 만만치 않음
유이립(柔而立)=부드러우면서도 꿋꿋함
원이공(愿而恭)=신중하면서도 공손함
난이경(亂而敬)=백성을 다스리되 공경함(亂=治)
요이의(擾而毅)=온순하면서도 굳셈
직이온(直而溫)=강직하면서도 따뜻함
간이렴(簡而廉)=소탈하고 간략하면서도 지모가 있음
강이새(剛而塞)=강직하면서도 모든 일을 막힘없이 처리함
강이의(彊而義)=강하고 용맹하면서도 의리가 있음

해태는 위의 아홉가지 덕을 갖추고 있으니, 구덕(九德)의 동물이다. 구덕은 지도자의 덕목이다. 하나하나 읽어보니 죄다 ‘우리 이니’의 덕목이다.

“쥐랑 닭이랑 한동안 왔다리갔다리 하더니 요즘은 눈에 안띄네....”

이명박근혜는 한때 지도자였으나 무덕(無德)하여 그 존재가 구더기와 같았다. 구더기는 머리와 발이 분명치 않은 미물이다. 부패가 있는 곳에 그것들이 있다. 한시절 재래식 변소에 살며 똥 싸는 이들을 힘겹게 하였다. 구더기 방제(防除)는 주로 독성 살충제 DDVP(디클로르보스)를 쓴다.

구더기를 일컫는 각지역의 방언이 적지 않다. 강원도를 예로 들면 구덕벌레, 똥벌레라고 했다. 물론 구덕벌레의 구덕은 해태의 구덕과는 전혀 상관없다.

(부록)

해치
<한국문화 상징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해치는 옛날 순우리말. ‘해님이 파견한 벼슬아치’의 줄임말이라고 해석한다.

해태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방울 단 목, 비늘로 덮힌 몸, 겨드랑에 달린 날개 등의 모습을 하고 있음. 영어권 사람들은 해태의 정신세계를 허투루 보고 외관만 보아 대개 외뿔사자(unicorn-lion)로 번역하는 모양인데, 어이구 참, 감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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